[생활속 과학이야기] '신생대 제4기 퇴적층' 과거와 미래를 잇는 다리

신생대 제4기(Quaternary)는 지질시대의 다양한 시대명 중에서 특이한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 지질시대가 정립된 것은 18세기로, 그 당시에는 제1기에서 제4기까지로 지구의 역사를 구분하였다. 이후 지속적인 화석 발굴과 다양한 연구 성과를 통하여 제1기 이전의 시기가 확인되고 더욱 다양한 시대 구분이 가능해졌다. 이에 앞선 시기들은 선캄브리아시대, 고생대, 중생대 등의 이름으로 바뀌었고, 신생대를 구분하는 제3기와 제4기의 두 시기 중 제3기라는 명칭도 고진기와 신진기로 변경되었다. 현재는 앞선 제1~3기라는 명칭이 없어지고 네 번째라는 의미를 가진 제4기라는 명칭만이 남아있는 것이다.
제4기라는 명칭도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바뀌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아직 남아있는 이유는 아주 특징적인 시기이기 때문이다. 제4기는 시간적으로 약 258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 해당하며, 기후 및 환경적으로는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되는 시기이다. 무엇보다 제4기가 가장 특징적인 점은 바로 인류가 지구에 나타나서 그 삶의 흔적들을 남겨놓은 시기라는 점이다.
인류가 출현하는 시점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확정되지 않았고 지속적인 발굴과 연구가 수행되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제4기 동안 인류가 번성하여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아직 단단하게 암석화 되지 않은 제4기 퇴적층은 인류에게 다양한 자원을 제공해주며 현재까지 함께해왔다. 과거의 인간은 수렵과 채집을 통해 식량을 얻었기 때문에 물고기를 사냥할 수 있는 바닷가 및 나무가 자라고 식수를 구할 수 있는 하천 주변 퇴적층 위에서 주요 생활을 영위해 왔다. 그리고 신석기 시대 이후로 농경이 시작되며, 더더욱 하천 주변에서 농사를 짓고 퇴적층을 활용하며 생활하게 되었다. 학술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흔히 세계 4대 문명이라 불리는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황하 문명은 모두 하천과 주변 퇴적층에 의해 발달할 수 있었다. 우리가 잘 아는 세계적인 대도시들, 예를 들어 뉴욕, 런던, 도쿄는 물론, 우리나라 서울까지 수백 년에서 수천 년 동안 인간의 삶이 쌓여온 퇴적층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같이 인류 문명의 발달과 제4기 퇴적층은 실과 바늘과 같이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이러한 점에서 제4기 퇴적층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한 테마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딛고 있는 퇴적층에는 과거 수백만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인류의 역사가 채워져 있으며, 퇴적층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과거 인류의 삶을 짚어볼 수 있다. 당시 인류가 어떠한 기후와 환경에서 살고 있었는지, 하천과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 논이나 밭으로 쓰이지는 않았는지를 밝힐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제4기라는 지질시대는 앞으로도 계속 쓰일 것이며, 제4기 퇴적층 연구를 통하여 인간과 자연과의 상호작용을 밝히는 많은 지혜들을 우리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글을 마무리하며 우리 개개인의 삶도 결국 켜켜이 쌓여서 이루어진 퇴적층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감상이 든다. 독자들의 삶의 단면을 마치 퇴적층처럼 잘라볼 수 있다면 다양한 입자와 색이 어우러진 형태이길 바란다. 그리고 삶의 퇴적층 위에 나무가 자라고 꽃도 피는 토양이길 바란다. 한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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