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최고·코스피 급락…중동 전쟁 공포 확산

이미지 기자 2026. 3. 23. 17: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환율·유가·증시…복합 위기 심화
가계 소비 위축·기업 수익성 악화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과 코스피가 표시돼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17.3원, 코스피는 5405.75로 거래를 마감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23일 1517.3원으로 거래를 마쳐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보다 16.7원이나 급등해 고환율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따른 중동 정세 불확실성과 국제 유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가계와 기업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중동 전쟁과 국제 유가 흐름에 밀접하게 연동하고 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구조상 유가 변동은 곧 달러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강경한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고, 이에 이란은 맞대응 태세를 보이며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날 환율 동향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은 강달러 흐름과 역외 거래 영향을 반영해 1500원 부근에서 출발했고, 미국의 이란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국제 유가 역시 재차 뛰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가 상승세가 진정되면 원화 약세 압력이 완화되고, 환율이 1500원을 넘으면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많이 팔 것으로 보여 환율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가계소비는 위축되고, 기업 부담은 커지고 있다. 환율 1400원 대가 지속한 기간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288일로 가장 길었고, 2008년 국제 금융위기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각각 148일과 46일 수준이었다.

최근에는 2024년 말 이후 대내외 위험이 겹치며 고환율 상태가 50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환율 10%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률 변화, 장기 때 악영향이 커진다. /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6일 '환율 변동이 수출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고환율 국면 장기화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를 진단했다.

도원빈 수석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 가격경쟁력 제고와 원화 환산 매출 증가를 유도해 호재로 인식했지만, 최근에는 수출기업이 환율 변동성 확대를 주요 애로사항으로 지목하는 등 업계가 체감하는 영향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한 시장안정 조치를 강화하면서 운전자금, 만기연장, 금리우대 등 무역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환헤지 비용을 넓게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소기업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해 말 환율 상승이 수출기업 이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중소기업은 원자재 수입 부담과 환율 변동성에 동시에 노출되면서 경영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고환율만을 겨냥한 맞춤형 대책 마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환율 상승은 중동 정세와 유가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며 "중소기업은 환변동 보험도 비용 부담 때문에 활용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경제계도 뚜렷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창원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고환율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기업은 많지 않다"며 "중소기업 어려움만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확전 공포 탓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하면서 이날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49% 급락한 5405.75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6.57%), SK하이닉스(-7.35%) 등 반도체가 특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