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땅에서 피어난 기적,
밀양 용두산 생태공원
2025년 가을, 여행자들의 지도에 새롭게 찍힌 점 하나. 바로 **경남 밀양의 ‘용두산 생태공원’**입니다.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곳은 단순한 뷰 맛집이 아니라, 도시 재생과 생태 복원의 상징이자 밀양의 새로운 심장으로 떠오른 공간이에요.
용의 머리처럼 휘도는 강,
치유의 숲으로 돌아오다
밀양강이 굽이쳐 흐르는 용두산 자락. 이곳은 한때 수달과 원앙, 큰고니와 수리부엉이가 서식하던 생명의 보고였습니다. 그러나 수십 년간 불법 경작과 묘지로 훼손되며 잊혀갔지요.
2020년, 밀양시는 이 땅에 **‘생태 서식지 복원’**이라는 희망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단순히 공원을 조성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터전을 만들겠다는 약속이었죠. 그리고 지금, 그 결실이 ‘용두산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펼쳐졌습니다.
수변 산책로,
절벽 위의 평화로운 잔도길
생태통로에서 왼편으로 향하면 만나는 길은 총 330m의 수변 데크길입니다. 본래 잔도란 절벽에 매단 길을 의미하지만, 이곳의 잔도길은 공포 대신 평온을 전해줍니다.
무엇보다 특별한 점은 무장애 설계라는 것. 휠체어나 유모차도 불편 없이 강변 절벽의 절경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연은 평등하게 열려야 한다는 가치를 담은 길이지요.
강물 위로 반짝이는 윤슬, 벼랑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밀양강 풍경이 함께하는 산책은 그 자체로 치유의 순간입니다.
숲 속을 오르는 달팽이 산책로와 전망대
오른편 숲길로 향하면 야자 매트가 깔린 **지그재그 공중 데크길, ‘달팽이 산책로’**가 기다립니다. 가파른 산길을 완만하게 이어주는 이 길의 끝에는 나선형 구조의 달팽이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어요.
세 바퀴 정도 빙글빙글 돌며 올라가면, 어느새 정상. 전망대 꼭대기에 서면 눈앞에 360도 파노라마가 펼쳐집니다.
서쪽으로는 아찔하게 걸려 있는 잔도길,
동쪽으로는 8 자 모양의 밀양강 물줄기,
멀리 영남루와 용평교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밀양의 어제와 오늘이 겹쳐 보이는 이 장면은, 그 자체로 감동적인 풍경이에요.
계절의 빛깔을 더하는 풍경
여름에는 밤나무 숲과 새집들이 반겨주고, 가을이 되면 곳곳에 붉게 피어난 배롱나무꽃이 길을 수놓습니다. 특히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밀양강과 어우러진 꽃길은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더욱 머물게 합니다.
기본 정보
위치: 경남 밀양시 가곡동 691-6 (용궁사 인근)
주차: 용궁사, 용두산 산림욕장 입구 주차장 (무료)
입장료: 무료
이용 팁
생태통로 기준 왼쪽은 잔도길, 오른쪽은 달팽이 산책로·전망대 코스
운동화만 있으면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음
여름철엔 모자와 물, 가을철엔 카메라 필수!
여행 팁
가족 여행: 아이들과 함께 걷기 좋은 완만한 코스라 가족 나들이에 제격입니다.
인생샷 포인트: 달팽이전망대 꼭대기와 잔도길 중간 구간.
연계 여행지: 공원만 보고 가면 아쉬우니, 인근 위양지나 영남루까지 코스로 묶어보세요.
용두산 생태공원은 단순한 신상 여행지가 아니라, 훼손된 자연이 되살아난 기적의 현장입니다. 걷다 보면 과거의 상처 위로 새 생명이 자라는 풍경을 직접 체감할 수 있어요.
밀양이 오랜 시간 품고 다듬은 이 소중한 숲길에서, 자연과 도시가 화해하는 순간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