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에 한동훈의 ‘한’자도 안 나오지 않았냐”···속으로 웃는 친한계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를 두고 여권이 들썩이자 친한동훈(친한)계가 연일 한동훈 대표의 ‘떳떳함’을 강조하고 있다. 명씨와의 관계가 언급되는 여러 인사들과 달리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정치신인이었던 한 대표는 명씨를 알 수 없었다는 점 등을 들어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10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명씨의) 이런 말이 허풍인 것이 분명히 많다고 생각하지만 100% 허풍은 아닐 수도 있다”며 “그런데 당에서 대응하기가 좀 그런 게 지금 이 분이 한 대표하고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대표한테 ‘명태균하고 어떤 관계가 있냐’(고 물어보니) ‘전혀 관계없다’고 하셨다”며 “명태균에 한동훈의 한 자도 안 나오지 않았냐”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어 “대통령실에서 좀 어떤 말을 해줘야 한다”며 “지금 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께서도 다른 말을 하니까 이 상황은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 (한 대표는) 그 부분 당당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친한계 인사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지난 9일 채널A유튜브에서 “저희 당 주요 정치인들이 명씨랑 연루가 안 된 사람이 없을 정도”라며 윤 대통령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 의원,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장관 등을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희 당에 이른바 빅샷이라고 하는 주요 정치인들이 명씨와 많든 적든 관계가 있더라. 유일하게 관계가 없는 사람이 딱 한 사람 있다”며 한 대표를 지칭했다. 한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명씨 논란에 대해 “힘들기보단 재미있다”며 “지켜보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명씨 논란이 커지더라도 한 대표가 잃을 것은 없다는 의견이 많다. 김건희 여사가 명씨를 통해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4·10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한 대표가 김 전 의원을 컷오프했기 때문이다. 명씨와 관계가 있었다고 언급되는 윤 대통령과 오 시장 등 정치권 주요 인사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박상수 대변인은 이날 오후 돌연 “반복되는 부실·꼼수 여론조사, 공정한 선거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논평을 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명씨가 운영하던 미래한국연구소의 비공개 여론조사에 국민의힘 당원 전화번호가 유출됐다고 주장한 내용을 겨냥해 현 지도부의 떳떳함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변인은 “현대사회에서 여론조사의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기관의 등록 요건을 강화하고 불법 조사기관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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