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무대에 진짜 코끼리를 올렸네”…‘이 작품’에 사활 건 최고 무용수들
유니버설발레단·국립발레단
같은 이야기 다른 결말로 대진
유니버설, 공연마다 다른 커픔
신예 전민철 전막 도전에 관심
국립발레단, 월드스타로 맞불
박세은·김기민 15년만에 호흡
‘라 바야데르’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라는 뜻으로, 인도의 풍경과 신분 구조가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신분을 초월해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는 비극과 배신, 얽히고설킨 관계, 배신과 용서 등을 다뤘다. 인도 황금제국의 무희 니키야(국립발레단 버전 표기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는 서로 사랑하지만, 왕은 솔로르를 자신의 딸인 공주 감자티와 결혼시킨다. 니키야를 욕망하는 승려 브라민(브라만)과 솔로르도 맞선다.
예를 들어 유니버설발레단의 솔로르-감자티 결혼식 장면은 높이 2m, 무게 200kg에 달하는 거대 코끼리 모형이 무대에 등장한다. 궁중 결혼식의 화려함을 보여주기 위해 무희들의 부채춤, 앵무새춤, 전사들의 북춤, 황금신상 춤 등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국립발레단은 이를 약혼식 장면으로 풀었다. 화려한 볼거리, 극적 요소와 수준 높은 기교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두 버전 모두 3막에선 32명의 무용수가 선사하는 ‘망령들의 군무’를 백미로 꼽는다. 흰색 튀튀와 스카프를 두른 무용수들이 일사불란하게 빚어내는 장면은 서정성을 극대화한다.
반면 이 역할로는 처음 무대에 서는 이유림·전민철 커플에게선 풋풋함을 기대해봄 직하다. 이유림은 헝가리 국립발레단 솔리스트로 7년간 활동하다 지난해 10월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했다. 전민철은 내년 상반기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입단을 앞둔 신예 스타다. 스무 살의 나이에도 완성형 기량으로 발레계의 이목이 쏠려있다. 객원무용수로 첫 전막 발레 무대에 서게 된 그는 앞선 인터뷰에서 “제 나이에 표현할 수 있는 솔로르를 펼쳐 보이겠다”며 “드라마 발레의 요소(감정 연기 등)뿐 아니라 어떤 동작과 라인으로 풀어내야 가장 예쁘게 보일지 많이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서혜원, 체프라소바 등도 이번에 니키야 역할로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다. 차세대 주역들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국립발레단은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에투알 박세은,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기민을 깜짝 캐스팅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발레단에서 최고 기량을 보이는 두 사람의 무대를 국내에서, 그것도 전막 발레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두 사람은 2009년 ‘백조의 호수’ 공연 이후 15년 만에 국립발레단과 협업한다. 국립발레단 측은 “단순한 예술적 협력 그 이상의 의미”라며 “국립발레단 단원과의 네트워킹, 세계 발레단과의 활발한 교류에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립발레단은 니키아 역할에 조연재·안수연, 솔로르 역할에 허서명·하지석도 캐스팅해 다양한 주역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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