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로 출력한 집 직접 가봤습니다

이 영상을 보라. 시멘트와 모래를 섞은 반죽이 마치 치약처럼 쭉쭉 나오면서 가지런하게 층층이 쌓이는데 보름 뒤 갑자기 이런 2층짜리 단독 주택이 완성됐다. 알고 보니 이건 3D프린터로 만든 집이라고 한다. 이 집을 짓는 데 들어간 돈은 7천만원. 유튜브 댓글로 “3D프린터로 만든 집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지 궁금하다”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한 3D업체 공장에 가봤는데 영상에 나오는 건 3D프린터로 출력한 8평짜리 견본용 집이다. 의외로 깔끔한 인테리어에 오븐이나 싱크대도 있고 말끔한 변기까지 갖춰놨다.

공장에 들어갈 때 건축물 밑바닥을 쌓고 있던 3D프린터가 한 바퀴 돌고 오니까 이만큼 쌓아져 있었다.

3D프린팅은 3차원 공간 안에 실제 사물을 레이어를 쌓아 인쇄하는 기술을 말하는데, 3D로 자전거나, 심지어 스테이크 고기도 프린팅이 가능하고 이젠 집까지 3D 프린팅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거다.

3D하우스 건설의 가장 큰 특징은 치약처럼 층층이 쌓아 올린다는 점. 문과 창문 자리 등을 제외한, 벽이나 기둥은 한 번에 출력하고, 지붕을 올리는 거나 마감 작업은 기존의 공법을 사용한다.

겉은 멀쩡해보여도 내부도 집 구실을 할 수 있을지 솔직히 의심이 됐는데 기계가 만든 3D 하우스에서 사람이 정말 살 수도 있을지 물어보니 기술적으론 문제가 없다고 했다. 특히 곡선형 디자인을 채택해도 3D세계에선 둘다 쉽고 빠르게 건축 가능하다는 게 장점.

3D프린터 기술업체 담당자
"곡선이든 비용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아요. 건축비가 3배에서 10배까지 증가하는데 비용 절감은 기존 대비 50%도 안 되는 비용으로도 충분히 시공이 가능하다는 것..."

난방이나 전기 설치는 어떨까?

3D프린터 기술업체 담당자
"요즘에는 벽체와 실제 외벽하고 내단열 그사이에 전기를 많이 빼요. 시공을 해놓고 단열재 넣고 보드하고 이제 페인트 바르는 그사이 공간에다가 전기 배선을 하면 되니까."

그 외에 수도를 쓰거나 요리하는 것도 물어봤는데 처음부터 수도 파이프나 환풍장치에 쓸 공간만 빼고 출력해놓으면 문제가 없다는 게 업체 설명.

그런데 기술적으로는 엄청 혁신적인 걸로 보이는 이 집은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현행법상으로 인허가가 어렵다. 왜 그런걸까?

3D프린터 기술업체 담당자
"(건축)규제가 우리가 좀 강한 편이에요. 미국이나 이런 데보다도 더 강해요. 안전사고에 대해서 좀 더 많은 구체적인 사례나 이런 게 더 필요하다. 국가에서 신기술이 나온다고 해서 바로 적용되지 못하고 이제 좀 한참 걸리는 거 그렇잖아요. 정부 기관에도 전문가가 사실은 없고...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는 거다. 이런 첨단 기술들은 조금 시간이 걸려요."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건축물을 한번에 출력할 수 있는 3D프린터기를 미국에 수출할 정도로 기술발전이 이뤄졌지만 해외 사례처럼 3D하우스의 상용화는 이루지 못했다. 결국 3D하우스도 제도가 기술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

건축물로 공식 인정받기 위해서는 아직 준비할 게 많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
"이게 기존의 건축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건축물 사용 승인 허가라고 하는 거를 받아야 된단 말이에요. 3D프린터로 지은 집이 안전한지 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는 국내에는 없고 그 기준 자체가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아요. 이 주택의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안전 성능 지침이 좀 나와야 된다는 거죠."

3D프린터는 그냥 치약처럼 겹겹이 짜고 끝이던데...별도의 공법 없이도 내구성에 문제가 없을까? 검증을 위해 콘크리트 조각을 확인했는데 겉은 겹겹이 되어 있지만 속은 ‘한 덩어리’더라. 놀랍게도 압축강도는 오히려 일반 건축보다 3D하우스가 더 강하다.

3D프린터 기술업체 담당자
"예를 들어서 압축 강도 같은 경우에는 기존 일반 건축 아파트 같은 거 지을 때 20~27메가파스칼이 보통 일반적인 기준이에요. 그런데 저희 재료로 했을 때는 이제 한 40메가파스칼 이상 나와요 그러니까 2배 이상 압축 강도가 나와서 충분히 탄탄하고."

2020년 7월 3D프린터를 교구로 사용했던 교사가 육종암으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3D하우스에서도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거 아닌지 물어봤더니 그건 ‘플라스틱’이고 이건 ‘시멘트’라 괜찮다고 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
“플라스틱 계열을 태우는 거기 때문에 안 좋은 한 요소들이 나올 수 있어요. 건축용 프린터는 이제 시멘트 계열 재료잖아요. 인체적인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거나 이런 것들은 상대적으로 적고요. 그게 만약 문제 된다고 그러면 일반적으로 건설하는 모든 집들도 문제가 될 수 있겠죠."

중학교 때 작은 피카츄를 3D프린팅해본 적은 있는데 이젠 집도 출력한다니. 나라에서 실험도 많이 하고, 전문가가 나타나 인정해 준다면 언젠가 3D하우스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
"보통 조그만 하게 만들어서 철근을 받아서 저희가 이제 검지체를 만들어서 테스트를 하는데...조그만 걸 만들어서 앉아서 판단을 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건축물 지을 때는 훨씬 규모가 커지잖아요. (이런)연구를 해서 결과를 갖고 그걸 가지고 만약에 검토하는 기술자나 이런 분들이 인정해 준다고 하면 가능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