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스템바이오텍이 36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초과청약으로 마무리했다. 대표이사와 임원을 비롯한 경영진이 전원 참여하며 '책임경영' 신호를 보낸 결과다. 시장에서는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이번 자금조달로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속도를 높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동시에 반복된 증자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향후 성과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원 전원 참여 유증, 청약률 103.95%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스템바이오텍은 6월10일 366억원 규모의 유증을 결정한 뒤 8월12일 최종발행가액을 보통주 964원으로 확정했다. 같은 달 14일과 18일에 진행된 구주주 대상 청약에서 초과청약분을 포함해 103.95%의 청악률을 기록하며 일반공모 절차 없이 자금조달을 마무리했다. 초과청약 주식 수를 제외하고 신주인수권증서를 받은 구주주의 청약 주식 수는 3381만3404주로 총 청약주식 3800만주의 88.9%에 해당한다. 여기에 초과청약분 568만8248주가 더해져 최종 청약주식 수는 3950만1652주가 됐다.
시장에서는 강스템바이오텍의 책임경영 의지에 주목하고 있다. 모든 임원이 이번 유증에 참여했다는 점에서다.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비롯한 등기·비등기임원 전원이 청약한 사실이 공시에서 확인됐다. 대부분의 임원이 배정 물량 100%를 소화하며 내부신뢰를 드러냈고, 창업주인 강경선 기술고문은 보유해온 주식이 많아 약 30%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인 세종 또한 유증에 100% 청약했을 뿐 아니라 46억원의 신주인수권을 장내에서 매수했다. 이는 주주 요청과 내부 논의가 맞물린 결과라는 점에서 주주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임원의 유증 참여는 자율선택이 아니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유증 결정을 공시한 다음 날인 6월11일 개인투자자, 기관투자가,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이날 유증의 배경, 목적, 자금사용 계획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이 '경영진도 유증에 참여하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의견을 수렴한 후 내부회의를 거쳐 임원들도 청약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강스템바이오텍의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최대주주가 유증에 적극 참여한 데다 통상적인 경우와 달리 지분율을 끌어올리기까지 했다는 점에서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애널리스트는 "최대주주 세종은 유증 100% 참여뿐 아니라 46억원에 달하는 신주인수권 장내매수도 공시했다"며 "유증 완료 이후 최대주주 지분율은 18~19%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통상 유증 시 최대주주 지분율이 하락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단기유동성 확보+중장기 성장동력 마련

이 같은 자금조달은 단기유동성 확보와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을 동시에 노린 조치로 풀이된다. 확보된 자금은 △운영자금 322억원 △시설투자 30억원 △채무상환 6억원 △발행비용 8억원 등에 쓰인다. 운영자금은 △무릎골관절염 치료제 '오스카'의 국내외 임상 비용 확보를 통한 해외 기술이전(LO) 목표 달성 △재생의료 사업 비용 확보에 따른 국내 임상연구 진행 △일본 재생의료 공급망 구축 및 지식재산권(IP) 생산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생산시설 확장 등에 2028년까지 집행될 예정이다.
실제로 그동안 강스템바이오텍은 지속적인 재무 부담을 겪어왔다. 올 상반기 매출은 19억8000만원 수준으로 35억6000만원이었던 전년동기 대비 44.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3억3000만원에서 91억8000만원으로 확대됐고, 당기순이익은 4억7000만원에서 1년 만에 -97억2000만원으로 적자전환되며 적자 기조를 굳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반기 연구개발(R&D)비는 5년간 60억~70억원대를 유지해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는 양상을 띤다. 지난해 상반기에 R&D로 지출한 62억4000만원은 매출 대비 175.4%였지만, 올 상반기의 67억7000만원은 340.9%에 달했다.
재무지표도 함께 약화됐다. 올 상반기 기준 자본총계는 334억6000만원으로 전년동기의 525억6000만원에서 36.3% 줄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7억5000만원에서 3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유동자산은 398억원에서 174억원으로 56.2% 축소됐다. 유동부채는 128억9000만원에서 63억8000만원으로 50.5% 줄었으나 유동비율은 308.7%에서 273.4%로 11.4% 하락했다. 결손금도 1년 새 1560억원에서 1766억원으로 확대되며 누적 적자 규모가 더욱 커졌다. 다만 부채총계가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다. 부채총계는 상반기 기준 2021년 363억9000만원에서 올해 111억1000만원까지 69.5% 감소했다.
이번 유증은 구조조정과 함께 재무적 압박을 완화하고 핵심 파이프라인의 상업화를 이어가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회사는 재무상태가 악화되자 자회사 매각 등으로 재무개선을 모색해왔다. 상반기 중에는 HLB에 자회사인 크로엔(현 HLB바이오코드) 지분을 넘기며 연결에서 제외했고, 구조조정으로 비용절감 효과도 노렸다. 크로엔은 강스템바이오텍에서 비임상시험사업부 역할을 맡아왔다. 같은 시기에 일반의약품(OTC) 부문을 전담하던 바이오파마 사업을 종료하기도 했다.
신뢰 제고 효과, 관건은 파이프라인 성과

이번 유증은 단순한 자금 확충을 넘어 성과 입증으로 상장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강스템바이오텍은 2015년 12월 기술성장기업 특례상장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계속사업손실에 대한 관리종목 지정유예' 기간과 '매출액 미달에 대한 관리종목 지정유예' 기간은 각각 2018년과 2020년에 종료됐다. 현재는 일반상장사와 동일하게 관리종목 요건이 적용돼 매출과 손익 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면 곧바로 지정 위험에 노출된다. 다만 최근 3년간은 관리종목 지정요건인 '연 매출액 30억원 미만'과 '자기자본 50% 이상의 최근 3년간 법차손 2회 이상'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반복된 유증으로 시장의 불신을 키운 만큼 이번 조달이 '시간 벌기'로 끝난다면 주가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경영진 참여'라는 메시지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신뢰 제고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강스템바이오텍은 2016년부터 공모, 제3자 배정 유증, 전환사채(CB) 등을 동원해 총 1753억원을 조달했다.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한 사례도 있다. 유증 발표 직후 주가는 적게는 15% 내외, 많게는 30% 가까이 급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주가는 유증 발표 당일인 6월10일 1783원에서 다음 날에는 1444원으로 19% 하락했다.
이제 시장은 강스템바이오텍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제시할 수 있을지에 주목한다.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누적 결손금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술료가 유입되지 않는다면 현금흐름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는 오스카와 오가노이드라는 양대 축의 성과가 향후 투자자 신뢰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이번 유증을 계기로 오스카 임상2a상과 오가노이드 사업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는 올 하반기까지 오스카의 임상 약물 투여를 완료한 뒤 내년 중 해외 LO를 목표로 할 방침이다. 오가노이드 분야 역시 내년 중 글로벌 제약사 대상의 LO를 이뤄낸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유증 결정 이후 기업설명회에서 주주들이 임원들도 유증에 참여하라고 요구했다"며 "내부회의를 거친 후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임원들의 유증 참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원 전원이 유증에 참여한 가운데 대부분 100%를 청약했다"며 "창업주인 강 기술고문은 보유 주식이 많아 30% 정도만 참여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어 "초과청약된 부분은 내부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 매출 기반은 화장품, 샴푸, 위탁개발생산(CDMO) 등"이라고 밝혔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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