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국민성장펀드 1호 직접투자’ 기업으로 선정되며 정부가 육성하는 ‘K-엔비디아’로 자리매김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 1호’ 선정을 기점으로, 총 6400억원 규모의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 라운드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기업가치는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투자로 리벨리온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본격 공략할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프리IPO 라운드는 정부 주도의 정책자금과 미래에셋그룹이 리드한 민간 자본이 결합한 ‘민관 합동 투자’의 결과다. 정책자금의 경우 국민성장펀드에서 2500억원, 산업은행이 500억원을 각각 투자해 총 3000억원의 재원을 조성했다.
민간 자본도 리벨리온의 가능성에 강한 믿음을 보여줬다. 박현주 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앵커 투자자로 나서며, 빠른 속도로 총 3000억원의 투자를 리드했다. 이러한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기존 투자자들도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며, 총 6400억원 규모로 이번 투자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정부가 대한민국 AI 3대 강국 달성을 목표로 추진 중인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첫 행보다. 정부는 AI 반도체 분야에 필요한 다양한 투자와 지원을 바탕으로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전력·비용 한계를 극복할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5년간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중 15조원을 혁신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방식으로 집행한다. 리벨리온은 첫 사례로 이름을 올리며 국산 NPU 생태계 전반을 견인할 대표주자가 됐다.
리벨리온은 2023년 대비 2025년 매출이 약 10배 성장하는 등 국산 NPU의 상용화 가능성을 실적으로 증명해왔다. 아울러 창업 5년이란 짧은 시간만에 300여 명의 인력 규모를 갖추고, 제품 출시부터 양산까지 빠른 속도로 달성해왔다. 이번 국민성장펀드 1호 선정은 사업화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정부와 시장 모두로부터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자금 조달을 바탕으로 리벨리온은 글로벌 AI 추론 시장 속도전의 승패는 결국 '인재'에 달려있다는 판단 아래 공격적으로 인재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인재를 기반으로 '리벨100(Rebel100™)'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아울러 대한민국 반도체 생태계의 구심점으로서 팹리스·파운드리·메모리 등으로 이어지는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고, AI 시대 대한민국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지난 5년간 국내 반도체 생태계와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리벨리온이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며 “지금보다 2배 이상으로 팀을 키워 한층 더 높은 수준의 인재밀도를 갖추고, 한국 AI 및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직접 증명할 것”이라고 답했다.
신성규 리벨리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투자에서 지난 5년에 걸쳐 시리즈C까지 확보한 누적 투자금 약 6500억원과 맞먹는 규모를 한 번에 조달했다"며 "기존 주주 구성만으로 메가라운드를 결성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리드 투자사 미래에셋벤처투자 김응석 부회장 역시 “미래에셋은 리벨리온의 잠재력을 믿고 시리즈A부터 꾸준히 투자를 이어왔다”며 “리벨리온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저력과 가치를 온전히 증명해낼 수 있도록 전략적 동반자로서 성장의 여정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국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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