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심부터 '와르르'⋯무너지는 지역 상권

전북 올해 2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 19.1%코로나 때보다 높아⋯문 닫는 자영업자 속출신·구도심 침체, 이중 구도심 받는 타격 더 커전주 웨딩의거리 대표적, 돌파구 모색 시급
전주 웨딩의거리/사진=전북일보 DB(2019년)

코로나19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지역 상권이 고금리·고물가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뷰어에 공시된 올해 2분기 전북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9.1%로 코로나19 때보다 높다.

반면 소규모 상가는 면적이 작고 임대료가 저렴해 공실률이 9.0%에 그쳤지만 10곳 중 1곳은 공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실률이 높다는 것은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많다는 의미다.

휴업과 폐업이 잇따르면서 전북 주요 상권에는 빈 상가가 속출했다. 신·구도심 예외 없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비교적 유동 인구가 적은 구도심이 받는 타격이 더 크다.

한때 전주 대표 상권으로 불리던 웨딩의거리가 대표적인 예다.

전주시 중앙동 웨딩의거리는 전주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과거 중앙동에 도청·시청을 비롯해 기관·은행 등이 밀집돼 있어 전북 정치·경제 중심 1번가로 불렸다. 상권이 형성됐지만 시청 이전·팔달로 인근 금융기관 건립 등에 이어 도청까지 이전하면서 크게 쇠락했다.

현재 웨딩의거리 일부 구간만 둘러 봐도 10여 곳에 임대 딱지가 붙어 있을 정도다. 고금리·고물가로 소비가 줄어든 데다 주차 공간 부족·신도심 쏠림 현상 등으로 침체된 것이다.

최용완 전주웨딩거리상인회장은 "예전에는 웨딩의거리가 전주에서 최고로 상권이 좋았다. 신시가지·에코시티·혁신도시가 생기면서 신도심으로 손님이 분산됐다. 코로나19 전만 해도 괜찮았는데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침체됐다가 그 뒤로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웨딩의거리에 문화·예술인과 청년 상인 등이 자리 잡으면서 '웨리단길'이라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쇠락한 구도심을 살리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상인·방문객은 웨딩의거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족한 주차장을 꼽았다. 인근(중앙동 주변)에 전주시가 운영 중인 공영 주차장 7곳이 있지만 해당 주차장에서 웨딩의거리까지 걸어서 6분에서 20분 정도 소요된다. 문제는 일부 주차장을 제외하고 주차 면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손님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게 상인회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심지어 웨딩의거리 안 사거리마다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가 있어 주차가 불가한 상황이다. 주차장 확보도 안 된 상황에서 단속까지 하니까 손님이 오질 않는다"면서 "손해지만 가게 앞 주차로 인해 과태료 부과 시 손님 대신 내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북소상공인광역지원센터(전북경제통상진흥원)가 한국지역경제진흥원을 통해 수행한 전북특별자치도 원도심(구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 보고서에서도 이러한 지적이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웨딩의거리 방문객은 주차장이 협소하고 원도심의 상징성 부재와 쇼핑 시설의 다양성이 부족해 방문 후 불편을 유발한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분석 결과 교통 혼잡·주차 시설 부족 등이 개선이 시급한 문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웨딩의거리 활성화를 위해 약점보다 강점을 살린 방안을 제시했다.

해당 보고서는 "전주 한옥마을과의 근접성을 활용한 전주 관광 활성화 방안의 모색이 요구된다. 웨딩의거리 매력 포인트와 함께 독창적인 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웨딩의거리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상권을 개선하는 것 이상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외부인의 유입을 통해 소비를 촉진시킬 필요가 있으며 궁극적으로 웨딩의거리로 이어지는 소비 흐름을 창출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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