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치료의 딜레마, 뇌질환 치료했는데 암 발생

문세영 기자 2024. 10. 1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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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이 있는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의 진단 및 치료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한 희귀 뇌질환은 치료 시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시아 E. 던바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원 연구팀은 희귀 뇌질환인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서 암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9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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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보건원
부신백질이영양증 유전자 치료 전략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BlackJack3D/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희귀질환이 있는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의 진단 및 치료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치료 방법을 찾았다 해도 심각한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우려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한 희귀 뇌질환은 치료 시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시아 E. 던바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원 연구팀은 희귀 뇌질환인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서 암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9일 발표했다.  

부신백질이영양증은 X염색체에 있는 유전자인 ‘ABCD1’에 돌연변이가 생기는 뇌질환이다. 긴사슬 지방산이 뇌에 들어가 신경세포를 파괴해 발작, 실명, 조기사망 등을 일으킨다. 이 질환에는 유망한 치료법이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 해당 치료법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점이 확인됐다. 

지난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국 블루버드 바이오사의 부신백질이영양증 치료제인 ‘스카이소나’ 사용을 승인했다. 연구팀은 이 치료제를 적용한 두 임상시험에 참여한 남아 중 10%가 혈액암에 걸렸다는 점을 확인했다. 부신백질이영양증은 X염색체의 열성으로 생기는 만큼 X염색체가 2개인 여아보다 1개인 남아에게 많이 발생한다. 

유전자 치료제인 스카이소나는 돌연변이를 교정한 ABCD1 유전자를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교정한 유전자의 운반체 역할은 '바이러스 벡터'가 한다. 교정한 ABCD1 유전자의 높은 발현을 유도하기 위해 바이러스 벡터에는 강력한 ‘촉진 강하제’가 추가되는데 연구팀은 이 촉진 강하제의 DNA 서열이 암 발생 원인일 것으로 지목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부신백질이영양증이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엄청난 고민거리를 안겼다. 이 질환은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진행을 멈추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지만 해당 치료법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또 다른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신백질이영양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혈액 줄기세포 이식을 통해 뇌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의 20%만이 이식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혈액 줄기세포 기증자를 만날 수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치료 시 ABCD1이 보다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는 전략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56/NEJMe2409399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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