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금 최대 20억"...그래도 있으나 마나 한 은행 내부고발 왜?

은행권의 내부통제 방안 중 핵심으로 꼽히는 '내부고발'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은행권이 최대 포상금을 높였지만 내부고발자라는 낙인을 찍는 내부 분위기에 실제 고발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내부고발자 제도인 '신한지킴이'의 최대 포상금을 기존 5억원에서 20억원으로 인상했다. 신한지킴이는 임직원이 고발한 내용이 은행의 손실피해를 줄이고 사고예방에 기여했다고 인정하는 경우 사고 규모 등을 감안해 포상금을 지급한다.
다른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 농협)도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부고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하나·우리은행이 최대 10억, 농협은행이 최대 3억원을 포상금 상한선으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실제 내부고발자가 신고를 한 사례가 극히 드물고 포상금을 지급한 경우는 더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5대 은행에서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이뤄진 내부고발 건수는 19건에 그친다. 포상금 지급까지 이어진 경우는 1건도 없다.
대규모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2023년 이후에도 크게 상황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 중 한 은행에서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내부고발이 한 차례에 그쳤다.
최근 벌어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과 친인척이 관련된 부당대출 과정에서도 '내부고발제도'는 활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대출을 실행한 지점 직원들은 부당대출에 관해 상급자에게 반발해 본점 대출 담당 직원에게 연락한 바 있으나 결국 대출은 실행됐다.
성수용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내부고발은 본점 대출 심사 부서에다가 하는 게 아니며 그런 통제 방식은 가능하지도 않다"라며 "내부고발과 내부통제에 관한 명확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벌어진 사고"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내부고발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는 제도적 보완과 내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내부고발자를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 찍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내부고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뜻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낙인이 찍히면 은행 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가 어렵다"라며 "포상금을 지급받을지 여부도 알 수 없는데 그것만을 믿고 내부고발을 진행할 은행원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부고발제도가 활발히 운영되는 미국 등 선진 금융시장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벌금과 과징금이 100만 달러(약 13억1천만 원)를 넘는 사건의 경우 내부고발자에게 10~30%를 포상금으로 지급한다. 지난해에는 내부고발자에게 사상 최대규모인 2억7900만 달러(한화 약 4000억원)의 포상금이 지급했다.
성 교수는 "미국 SEC처럼 포상금을 대폭 키우는 것도 내부고발 유인을 키우는 방법이 될 수 있다"라며 "동시에 무엇보다 최고경영자(CEO)가 '나도 고발해달라'고 선언하면서 내부고발자 제도를 활성화하는 교육과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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