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10년 공포 신화, 드라마로 제2막 연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 공포 영화 시장의 판도를 바꾼 독보적인 프랜차이즈 ‘컨저링’이 브라운관으로 무대를 옮긴다. 지난 10여 년간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컨저링 유니버스’가 드라마 시리즈 제작을 확정 지으며 새로운 진화의 서막을 알렸다.
'컨저링' HBO 맥스 드라마 제작 확정… 제임스 완 제작 참여
현지 매체 버라이어티를 비롯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스트리밍 플랫폼 HBO 맥스는 최근 ‘컨저링’ TV 시리즈의 본격적인 제작 단계 돌입을 공식화했다. 2023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드라마화 루머가 마침내 구체적인 실체를 드러냈다.

이번 프로젝트의 수장으로는 드라마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마블 제시카 존스’ 등에서 감각적인 연출과 서사를 선보였던 낸시 원이 낙점됐다. 낸시 원은 쇼러너이자 각본가, 총괄 프로듀서로서 시리즈 전반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여기에 원작의 창시자인 제임스 완 감독이 이끄는 아토믹 몬스터(Atomic Monster)와 시리즈의 시작부터 함께해 온 프로듀서 피터 사프란이 총괄 프로듀서로 합류하며 원작의 색채와 정통성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3년 첫선을 보인 ‘컨저링’은 이후 10편에 달하는 후속작과 스핀오프를 양산하며 현대 공포 장르의 가장 강력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애나벨’, ‘더 넌’ 등 매력적인 악령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거대한 세계관은 매 작품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드라마 제작 확정은 프랜차이즈가 흥행하는 영화 시리즈를 넘어 장르 전체를 관통하는 대형 IP(지식재산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아직 구체적인 줄거리는 베일에 싸여 있으나 제작진은 영화에서 구축된 방대한 세계관을 계승하면서도 드라마라는 긴 호흡의 형식을 빌려 더욱 깊이 있고 치밀한 공포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늘날의 거대한 유니버스를 있게 한 시작은 의외로 소박했다. 2013년 개봉한 1편은 1971년 로드아일랜드 해리스빌의 고저택으로 이사 온 페론 가족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19세기 중반의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졌던 장소에서 겪게 되는 기이한 현상들은 ‘실화’라는 설정과 맞물려 관객들에게 전율을 선사했다.
2700억 원의 신화, 공포 영화의 한계를 깨부수다
당시 ‘컨저링’은 자극적인 점프 스케어(갑자기 튀어나와 놀라게 하는 기법)에 의존하기보다 공간이 주는 압박감과 세밀한 심리 묘사로 공포를 극대화했다. 그 결과 IMDb 평점 7.5, 로튼토마토 신선도 86%라는 공포 영화로서는 이례적인 비평적 성공을 거뒀다. 물론 후반부의 과도한 설정이나 애나벨 인형의 비중 문제 등 아쉬운 점도 존재했으나 탄탄한 연출력은 관객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시리즈의 긴 여정을 매듭짓는 최신작 ‘컨저링: 마지막 의식’은 그 흥행의 정점을 찍었다. 1986년 펜실베이니아를 배경으로 워렌 부부의 마지막 기록을 다룬 이 영화는 전 세계 오프닝 스코어 1억 9400만 달러(한화 약 2700억 원)를 기록하며 공포 영화 역사상 최고의 오프닝 성적을 경신했다.

10여 년간 쌓아온 팬덤의 신뢰는 결국 압도적인 흥행 수치로 증명됐다. 초창기의 소박한 유령의 집 이야기에서 시작된 서사는 마지막에 이르러 거대한 스케일의 결말로 귀결되며 시리즈의 무게감을 완성했다.

이제 팬들의 시선은 극장에서 TV 플랫폼으로 향하고 있다. 스크린에서 보여준 강렬한 임팩트가 드라마라는 새로운 그릇에 어떻게 담길지, ‘컨저링’이 열어젖힐 공포의 새로운 지평에 전 세계 장르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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