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도 퍼진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방안은…대전시의회 정책토론회 개최

30일 대전광역시의회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과 대응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가 열렸다./사진=최화진 기자

지난 8월 '겹지인방'이라는 제2의 N번방으로 논란이 된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과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정책토론회가 30일 대전시의회에서 열렸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딥페이크 기술이 성 착취 허위영상물로 악용되면서 발생하는 사이버 범죄의 심각성과 수사.처벌의 한계, 청소년 확산 우려, 대응방안 등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민아 법률사무소 '이채' 대표변호사는 "SNS 기반 딥페이크 범행 사례를 찾아보면 불법 합성물 제작 채널에 '좋아하는 여자의 사진을 보내 시작해보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허위영상물 제작 버튼이 뜬다"며 "피의자 대부분이 단순 호기심과 재미로 성 착취물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 가장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토론에 참여한 박미랑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도 "가해자들은 '온라인상에서 만연해서 처벌받을 정도로 심각한 범죄인 줄 몰랐다'는 말을 할 만큼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심각성 인지가 부족하다"며 "강력한 수사와 처벌로 범죄의 엄중함을 보여주고, 성교육으로 준법정신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영선 대전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디지털 성범죄가 더욱 고도화된 추적 회피 기술로 진화하고 있어 강력한 처벌 규정을 만들어도 새로운 접속 경로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온라인 수색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리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수사도 수월해 질텐데 온라인 수색 법제화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김미화 대전YWCA성폭력가정폭력상담소장은 "피해자들은 삭제되지 않는 허위영상물과 언론 보도 등 2차 가해를 통해 극심한 고통을 안고 있다"며 "디지털 성범죄의 근원이 되는 온라인 공간에서 만연한 혐오표현을 해결하는 등 젠더 관점으로 대응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경 대전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딥페이크 성범죄의 가장 큰 문제는 불법 합성물이 100% 삭제되지 않아 피해를 입는 피해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다"라며 "피해자의 미성년자 비율이 매우 높고, 딥페이크 기술에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다는 점에서 교육계에서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성 착취물 위험에 놓인 청소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정바름 중도일보 기자는 "대전에서 매년 200건 이상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상담이 이뤄지고 있지만, 대전은 기존 피해자 지원사업 예산도 삭감하는 등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피해 사진.영상물 삭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광역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예산 삭감으로 사라진 '디지털 성범죄 온라인 시민감시단' 사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낙철 대전시 교육정책전략국장은 "딥페이크 성범죄 등 사이버범죄는 처벌의 문제보다 예방적 차원이 중요하다"며 "경찰청, 교육청 등 유관 기관의 협력체계를 통한 유기적 대응과 신속한 피해자 보호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최재모 대전교육청 교육국장은 "학교 내 성희롱, 성폭력,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을 내실화하고 문제 발생 학교에 재발 방지 교육을 강화하겠다"며 "피해 학생 심리적 안정과 치유를 위해 위클래스, 성폭력, 가장폭력상담소와 연계해 맞춤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조원휘 대전시의장은 "내년도 예산에 디지털 성범죄 온라인 시민감시단 사업 예산이 다시 반영돼 진행되도록 시의회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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