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강세’ 청양의 역설…생활 표심 vs 보수 결집

[충청투데이 권오선 기자] 충남 청양군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군수 선거에 이어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까지 맞물리며 충남 민심의 핵심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보수 우세가 이어졌지만, 군수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연이어 승리했던 만큼 중앙정치 이슈와 지역 밀착 표심이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등에 따르면 청양은 최근 10년 주요 선거에서 보수 우세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선거 종류에 따라 표심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청양은 칠갑산을 중심으로 충남 중앙 내륙권의 대표적 농촌 지역으로, 고령층 비율이 높은 지역 구조를 지니고 있다.
실제 청양군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42%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이 같은 인구 구조는 청양이 이전부터 보수 정당에 유리한 정치 지형을 유지해온 배경으로 분석된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34.6%로 1위를 기록했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0.1%,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5.0%를 득표했다.
당시 보수와 중도 보수 계열 후보 득표율을 합치면 과반을 넘어서며 청양의 보수 지지세를 엿볼 수 있었다.
다만 탄핵 정국 영향 속 민주당 지지세가 일부 확대되면서 변화 조짐도 동시에 나타났다.
그 변화는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폭발적으로 나타났다.
2018년 7회 지방선거 충남지사 선거에서는 양승조 민주당 후보(53.1%)가 이인제 자유한국당 후보(44.0%)를 앞질렀다.
청양군수 선거에서 김돈곤 민주당 후보(44.0%)가 이석화 자유한국당 후보(41.1%)에게 승리하며 대이변을 일으켰다.
민선 지방자치 이후 줄곧 이어졌던 보수 계열 군수 체제가 무너진 선거로 기록됐다.
당시 두 선거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민주당 상승세와 장기 집권 피로감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21대 총선과 20대 대선에서는 다시금 보수 결집 흐름이 강해졌다.
2020년 총선에서는 정진석 미래통합당 후보가 청양에서 51.6%를 얻어 박수현 민주당 후보(44.3%)를 앞섰다.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60.5%를 득표하며 청양에서의 압도적 승리를 기록했다.
특히 두 선거 모두 운곡·청남·대치 등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보수 정당 후보가 두 배 가까운 격차를 벌리는 곳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대선 후 불과 3개월 뒤 치러진 8회 지방선거에서는 광역·기초 단체장 선거 간 엇갈린 표심이 나타났다.
충남지사 선거에서는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가 55.6%를 득표하며 양승조 민주당 후보(44.4%)를 누르고 승리했다.
하지만 군수 선거에서는 현직 김돈곤 민주당 후보가 49.9%를 득표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 청양읍과 정산·남양·화성·비봉 등 대부분 지역에서 김 후보가 우세를 보였다.
이는 청양 유권자들이 중앙정치와 지방행정을 별개로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 무소속으로 선거를 완주했던 신정용 후보(22.4%)와 유흥수 국민의힘 후보(27.7%) 사이에서 보수 표심이 분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청양에서 대통령·국회의원 선거는 이념과 정당 구도가 강력하게 작동하지만, 군수 선거에서는 후보 개인 역량과 지역 밀착성에 따라 표심이 달라지는 구조를 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2024년 22대 총선에서도 이어졌다.
박수현 민주당 후보는 비록 근소하게 패했지만 47.8%를 얻으며 정진석 국민의힘 후보(51.4%)와의 격차를 3.6%p까지 좁혔다.
청양읍에서는 불과 50표 차 초접전이 펼쳐졌고 비봉면에서는 박 후보가 앞서기도 했다.
지난해 21대 대선에서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청양에서 54.1%로 1위를 기록하며 충남 시·군 중 예산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충남지사와 군수 선거뿐 아니라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까지 맞물리면서 단순 정당 대결을 넘어 충남 민심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주목받는다.
여기에 인구 감소 대응과 농업 소득 안정, 의료·생활 SOC 확충 등 지역 소멸 대응 공약과 정책에 따라 표심 향배가 갈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층 비율이 높은 청양에서는 농산물 판로 확대와 공공의료 접근성 등이 일상과 직결되는 만큼 유권자들이 체감 가능한 생활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는 재보궐 선거도 겹치면서 중앙정치 이슈가 다시 강하게 유입됐다"며 "지난 대선에서 보여줬던 보수 결집 흐름이 이어질지 혹은 지방행정 평가 중심의 생활 밀착형 표심이 유지되는지가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권오선 기자 kos@cctoday.co.kr
Copyright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충청권 광역단체장 후보들 등록 완료…본선 레이스 막 올라 - 충청투데이
- 이병도 충남교육감 후보 “계승 위의 변화…아이 한 명 끝까지 책임지겠다” - 충청투데이
- [단독] 대전영화인협회 대표성 논란…시비 투입 꿈씨영화제 신뢰도 도마 - 충청투데이
- 충청권 아파트 입주전망 소폭 반등에도 부진 지속…금리·세금 부담 - 충청투데이
- AI·돌봄·관광 총출동…대전 5개 구청장 선거 공약 전쟁 막 올랐다 - 충청투데이
- "시간아 멈추어라, 오늘은 참 아름답구나" - 충청투데이
- 풍산FNS 제2공장 준공…논산 국방군수산업도시 전략에 힘 실린다 - 충청투데이
- 교육감 선거 단일화 난항…대전 ‘무산’ 충남 ‘가능성 남아’ - 충청투데이
- 세종 테크밸리 근생 확대 검토… 권한·형평성 ‘시끌’ [속보] - 충청투데이
- 예술혼 약해진 단원들… 공연 품질 갉아먹는 매너리즘 -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