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People] 한화 이글스 김서현

어른이 된 꿈돌이

어른이 됐다는 깨달음은 학창 시절보다 자유로워졌음을 느낄 때보다, 세금을 내거나 중요한 계약서를 읽을 때처럼 누군가에게 미룰 수 없는 책임이 생기는 순간 크게 다가온다. 취업을 준비할 때는 이상적인 꿈에만 젖어 있다가도, 막상 일하다 보면 현실에 치여 그저 무사히 하루를 마친 것만으로 안도할 때도 마찬가지. 그렇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어린 시절을 지나 모든 것이 어려워지는 시기가 오면, 비로소 어른의 자격인 ‘홀로서기’가 시작된다. 그러나 어른이라 해서 모두 외로워지거나 꿈을 잃는 건 아니다. 이제껏 경험한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혼자의 시간을 즐기게 된다. 그렇게 홀로 서서 꿈을 점차 현실로 만들어 가는 김서현은 자기도 모르는 새 조금씩 어른이 되고 있었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Seohyeon Kim Location Daejeon Hanwha Life Ballpark

이글스파크를 떠나 새 둥지에서 오랜만에 만나게 됐네요. 볼파크는 무엇이 다른가요? (6월 5일 인터뷰)
볼파크로 이사 오니 우선 출퇴근길이 달라졌고요. 제가 주로 시간을 보내는 불펜도 꽤 바뀌었죠. 또 야구장의 크기나 규모도 훨씬 커져서 이글스파크에 있을 때보다 팬분들이 훨씬 더 많이 들어오세요. 관객 수가 다르다는 게 경기하는 선수로서도 잘 느껴질 정도로요. 아무래도 새로운 곳에 오니까 느낌이 좋네요.

작년보다 더 체구가 커진 느낌이에요. 그땐 한 번에 햄버거를 서너 개씩 먹는다고 했잖아요.
그런가요? 지난번에 화보 촬영했을 때보다는 살이 빠졌단 소릴 더 듣긴 해요. 시즌 초에 몸살에 심하게 걸렸는데, 그때 이후로 먹는 양이 제법 줄었고요. (그래서 요즘은 ‘햄최몇’?) 에이, 그래도 햄버거는 그때랑 비슷하게 먹어요.

#정상을 향해 나는 독수리

한화의 기세가 정말 대단합니다. 뚫릴 생각이 없는 방패 군단인데, 본인의 기여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100점 만점에 0.2 정도밖에 안 되죠. 우선 타자 선배님들이 점수를 내니까 이길 수 있는 거고요. 또 우리 팀이 선발 투수 8연승을 기록하기도 했잖아요. 저보다는 선발 투수 선배님들이 힘내서 긴 이닝을 던져 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길게 던지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고, 점수를 안 내준 것도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서 가능하다고 보거든요. 선발 투수 형들에게 8~90점을 주고 싶어요.

그런 최강 투수진의 마지막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고 있죠. 우리 투수진에게 캐릭터를 붙여 보자면요?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다요? (한참 고민) 사실 캐릭터만 따져 보면 제가 가장 강한 것 같아요. (어떤 캐릭터인데요?) 긴장되는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재미를 느끼려 하고요. 제가 이번 시즌에 팬분들의 관심을 특히 받았던 부분이 투구폼이 계속 바뀐다는 거였는데, 그래서인지 ‘알 수 없는 캐릭터’로 제 이미지가 굳혀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팬들의 관심처럼, 시즌이 시작할 때와 비교해서 지금 투구폼이 달라진 것처럼 보여요.
4월 중순쯤 지금의 자세로 바꿨어요. 밸런스가 안 잡힐 때면 빠지는 공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던질 때 감이 별로라고 느끼거나, 어떤 식으로 바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양상문 코치님께 여쭤봐요. 코치님이 안 바꾸는 게 낫다고 하시면 그대로 가고요. 바꿔 봐도 되겠다 싶을 땐 저한테 생각한 대로 시도해 보라고 제안도 해 주시고요.

12연승 시기에는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분위기였겠어요. 그 기간에 개인적으로 징크스가 생기기도 했어요?
아이 패치는 작년부터 계속했던 거고요. 이걸 붙이면서부터 저도, 팀도 성적이 좋아지다 보니 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연승 기간에는 매일 편의점에서 껌을 사 왔습니다. 사실 그렇게 오랫동안 연승할 줄은 몰랐는데, 12연승까지 이어지니까 돈을 꽤 썼죠. 팀이 자꾸 이기니까 저도 출근길 루틴을 바꾸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연승이 끊긴 후에도 어떻게든 다시 이기게끔 계속 같은 걸 사서 씹었고요. 마운드에서 껌을 씹는 모습이 보기 별로일 수도 있지만, 이 루틴을 이어가면 팀이 다시 연승할 수 있겠다는 느낌에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껌이에요?) 와우 블랙레몬맛이요. 이제는 낱개로 안 사고, 갑으로 사 둬서 로커에 세 통이 있어요. 원래 네 통을 샀는데, 벌써 한 통을 다 먹었죠.

마무리 투수 특성상 해가 떠 있을 때 등판할 일은 거의 없을 텐데, 아이 패치를 붙이는 루틴은 특이하네요.
사실 고등학생 때도 했던 거지만, 프로에 데뷔하던 해에는 그런 루틴이나 징크스가 없었어요. 근데 안 그리다 보니까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볼에 뭔가 얹힌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없으면 허전하고 빈 기분이에요. 안경을 안 쓴 느낌이랑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패치를 붙일 때도 있고, 직접 그리고 나오는 날도 있더라고요.
작년에 아이 블랙을 그리고 나갔던 잠실 두산전에서 세 타자 연속으로 볼넷을 주고 내려온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 뒤로 잠실에 가면 꼭 붙이는 패치를 씁니다. 잠실 외에 다른 구장에서는 대부분 붙이는 것보다 그렸을 때 성적이 괜찮아서 아직은 아이 블랙을 쓰고 있어요.

그런 징크스를 타지 않는다고 했지만, 실점한 날 입었던 농군 바지를 찢어 버리겠다고 말해서 웃음을 줬죠. 징크스는 이겨 내야겠다기보단 피하자는 마음인가요?
혼자 징크스를 이겨 보겠다고 나쁜 기운을 이어가다가 오히려 팀에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까요. 야구는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단체 운동이잖아요. 개인적인 욕심을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쓸데없는 행동은 빨리 바꿔서 팀에 보탬이 되자는 마음이에요. 최대한 긍정적인 기운만 가져가야죠.

#그에게 칭찬을

5월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김도영을 상대로 161km/h의 강속구를 던졌는데, 그게 또 안타로 이어졌어요. 그때 기분이 어땠나요?
사실 그 공이 161km/h나 나왔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고요. 그리고 도영이 형이 초구부터 칠 거라는 생각도 안 했어요. 공 한 개 정도는 보지 않으려나 싶었는데 초구부터 맞으니까 그제야 직구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왔다는 게 느껴졌죠. 사실 던지고 바로 구속을 확인하진 않았어요. 다음 타자가 누군지 확인하려고 전광판을 보는 순간 구속이 떠 있어서 알게 됐거든요. 마운드에서 한 3초 동안은 ‘와… 이걸 쳤다고?’ 싶었죠. 그래서 그 경기가 끝나고 도영이 형한테 연락을 했죠.

둘이 나눴던 대화 내용이 궁금한데요?
원래 도영이 형한테 자주 연락하는 편은 아닌데, 그날은 너무 궁금해서 제가 먼저 메시지를 보냈어요. ‘그 공을 도대체 어떻게 친 거냐, 형은 진짜 말도 안 된다’라고요. 근데 도영이 형도 정말 겸손하게, 그냥 눈 감고 휘두른 건데 배트에 맞았다고 얘기해 주더라고요. 그래서 역시 될 사람은 된다고 했죠. 사실 빠른 공도 빠른 공이지만, 코스가 한 가운데였거든요. 구속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공의 커맨드도 중요하단 걸 깊이 느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도영이 형하고 더 자주 상대하면 재밌겠다 싶었고요.

그럼, 김도영이 복귀하고 재대결할 때 어떻게 맞설 거예요?
그래도 초구는 다시 빠른 공을 던지려고요. 한번 제 공을 쳐 냈던 사람에게 다시 같은 공을 던져서 대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거든요. 그렇지만, 제 욕심 때문에 팀에 피해가 가면 안 되니까 최대한 이런 마음을 티 내지 않으려고 하죠. 이런 승부욕 때문에 상대에게 쉽게 볼넷을 내줄 수도 있어서요.

기억에 남는 승부 뒤에는 상대 타자들에게 먼저 연락하기도 해요?
친한 사람들한테는 몇 번 했어요.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선배님이나, 제가 아예 모르는 선수면 그렇게 못 하죠. 지난 영상을 돌려보면서 혼자만 생각하고, 제 실투였다고 반성하는 정도예요.

에피소드를 하나만 풀어 준다면요?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 형이 시범 경기에서 동점 홈런을 쳤거든요. (3월 13일 사직 롯데전) 그때도 경기가 끝나고 제가 연락했는데, 동희 형이 메시지를 안 봐 줬어요. 그래서 부산에 원정 경기하러 갔을 때 만나서 얘기했더니 도영이 형이랑 똑같이 말하더라고요. 눈 감고 돌렸는데 잘 맞은 거라고요. 그래서 ‘내 공은 눈 감으면 다 치는구나…’ 싶었죠. (씁쓸) 다들 눈 감고 친다고 하니까요! 장난이고요. 아무튼 다시 동희 형을 만났을 때는 주자가 있는 상황이어서 슬라이더로 승부했고, 그땐 병살타로 끝났어요. (4월 23일 사직 롯데전)

#꿈돌이와 꿈

등번호를 친형인 김지현 불펜 포수가 선수 시절 쓰던 44번으로 바꾸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어요?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할 때부터 번호를 바꾼 건데, 엄마한테만 미리 말했고 형은 아예 몰랐어요. 그래서 나중에 알게 됐는데, 대표팀에 있느라 떨어져 있는 기간에 44번이 잘 어울린다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려 주더라고요. 애틋한 사이까지는 아니지만, 형은 힘든 게 있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고 야구 얘기도 자주 할 수 있는 존재예요. (아까 우연히 마주쳤는데, 인사도 안 해서 놀랐어요.) 형제끼리는 인사가 뭔지 몰라요.

대표팀 소집 당시 LG 트윈스 임찬규가 ‘길들지 않은 수컷’으로 칭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해요?
제가 처음 본 사람에게는 어색해서 말을 잘 못 걸거든요. 사실 찬규 선배가 늦게 합류하신 편인데도 저를 그렇게 보셨다면 그때까지도 정말 혼자서만 지냈나 봐요. (혼자 있는 게 편해요?) 남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게 힘든 것도 있고요. 혼자 다니는 게 익숙해지긴 했어요.

쉴 때도 혼자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성격이에요?
갓 스무 살이 됐을 때만 해도 친구들이랑 놀면서 컨디션을 회복하는 편이었는데, 사실 그때는 사회를 잘 모르니까 어떤 게 중요한지도 모르고 그냥 놀잖아요. 근데 1년이 지나 보니 돈을 막 쓰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고, 인생의 우선순위가 정리되더라고요. 밖에서 시간을 허비하면 안 되겠다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요즘은 주로 혼자 집에서 쉬고 있어요.

이글스TV에서 배경 화면을 보여 줬는데, 돈을 아껴야 한다는 문구였잖아요. 여전한가요?
지금도 허튼 데에는 소비하지 않으려고 하죠. 요즘은 쿠팡에 돈을 많이 써요. 먹을 것을 주문한다거나, 치약처럼 집에 필요한 생필품도 좀 사고요.

리그에 어리고 강한 마무리들이 늘어났는데, 대표팀에서 만난 게 큰 도움이 됐을 듯해요.
그렇긴 한데, 사실 대표팀에 있을 때는 제 보직이 마무리 투수가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뭔가를 배워야겠다기보다는 다른 팀 투수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했어요. KT 위즈 (박)영현이 형은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아는 사이였고, 두산 베어스 (김)택연이랑은 금방 가까워졌고요. 그 자리에서 친해진 건 SSG 랜더스 (조)병현이 형이랑 KIA (곽)도규, (정)해영이 형이요. 요즘 상대 팀으로 만나면 대화를 길게 하진 못해도 인사는 하는 정도입니다.

프리미어12는 결과는 아쉽더라도 김서현의 국제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죠. 어떤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도영이 형의 만루홈런으로 이겼던 쿠바전이랑, (박)성한이 형이 3루타를 쳐서 역전했던 도미니카와의 경기가 재밌었어요. 저는 그 대회에서 딱 한 이닝만 잘 막으면 끝이었으니까, 제 활약은 크지 않았어요. 팀이 이긴 게 기뻤죠.

사실 그 대표팀은 2026 WBC와 2028 LA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꾸려진 신세대 팀이었잖아요. 그때까지 목표가 있다거나, 대결해 보고 싶은 선수가 생겼을까요?
우선 일본이랑 대만을 다시 상대해 보고 싶고요. 그때까지는 몸을 더 잘 만들어서 지금보다 훨씬 안정적인 마무리 투수로 성장하고 싶어요. 대한민국의 마무리가 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일단 팀에서 더 괜찮은 마무리가 된 후에 대표팀에서 저를 필요로 하는 자리에 가면 되지 않을까요?

마무리 투수를 맡는 게 꿈이었다고 오랫동안 얘기했는데, 올해 그 꿈을 이루게 됐어요.
사실 코치님께 제가 마무리로 가게 됐단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완전한 내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을 계속 갖고 있어요. 저는 아직 한 팀의 마무리를 맡기엔 아주 부족하다고 느끼고요. 솔직히 작년에 잠깐 잘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제구가 확실했던 것도 아니었고요. 속된 말로 긁히는 날이라고 하잖아요. 운이 좋아서 긁히는 날이 몇 번 있던 것 같아요. 지금 세이브를 열 몇 차례 올린 것도 야수 도움이 가장 컸다고 봐요. 긁히는 날이 더 자주 오면 좋겠지만, 그건 제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정말 어쩌다 한번 오는 날이라서요.

본인이 활약한 영상을 자주 보기로 유명하잖아요. 지금까지 가장 많이 본 영상이 있다면 뭐예요?
4월 13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K 잡았던 날의 영상을 좀 자주 봤어요. 올해 들어서 세 타자 삼진 잡은 것도 이날이 처음이었고, 초반 페이스가 괜찮았거든요. 그리고 5월 4일에 광주 KIA전에서 도영이 형한테 안타 맞은 161km/h가 나온 날도 여러 번 돌려 봤어요.

#우주가 와요?

지난 인터뷰할 때 2025 KBO리그 신인드래프트가 진행 중이었는데, 끝나고 ‘(정)우주가 와요?’라고 물어봤던 거 기억하려나요. 후배는 어떻게 챙기고 있어요?
아! 기억나죠. 우주는 그냥 저랑 동갑이라고 보시면 돼요. 2006년생이 아닌 것 같거든요. 완전 친구처럼 지내고 있고요. 서로 장난도 잘 치는 사이입니다. 사실 원래 룸메이트가 아니었는데, 이제는 원정 경기에서 함께 방을 쓰거든요. 일정이 끝나고 방에 돌아오면 항상 아이스크림을 시켜 먹어요. 구슬 아이스크림이나 배스킨라빈스 같은 거요. 장난스러운 루틴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먹은 다음 날엔 항상 잘 던지다 보니까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마침, 작년에는 밥 잘 사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잖아요.
아이스크림 잘 사주는 형으로 정리하시죠. (소비를 줄여야 한다면서요. 괜찮아요?) 후배에게 쓰는 돈은 가능합니다.

코디 폰세와 와이언 라이스, 류현진과 문동주까지 리그 최강의 투수들에게 배우는 점도 많겠는데요. 얻은 조언 중에 마음에 남은 게 있다면요?
뭘 하든 늘 자신을 갖고 던지라는 얘기를 자주 들어요. 특히 현진 선배님이 그런 조언을 해 주셨고요. 폰세는 제가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는 날에 찾아와서 직구도 156km/h, 158km/h가 나오는데 빠른 공만 던지지, 왜 자꾸 변화구를 던지냐면서 겁쟁이냐고 놀려요. 제 등장곡이 X의 ‘Wild Thing’이잖아요. 그 노래가 처음 나온 영화 ‘메이저 리그’의 등장인물도 구속이 빠른 선수거든요. 폰세가 그걸 알고 있어서 그런지 장난식으로 자주 얘기하더라고요. 그렇게 폰세랑 와이스와는 가벼운 분위기로 대화하면서, 최근에는 폰세에게 체인지업을 조금씩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동주 형이랑은 오히려 진지한 얘기를 나누고요.

올스타전 베스트12 투표가 시작됐는데, 인터뷰일 기준으로 드림팀과 나눔팀을 모두 합쳐서 득표수 1위예요.
올스타전에 나가면 제가 뭐라도 할 느낌이라서 퍼포먼스를 기대하시는 거 아닐까요? 아직 뭘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몇 분이 추천해 주시는 아이디어를 들어 보면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거더라고요. 이 정도면 국적이 바뀐 거 아닌가요? 저는 한국인인데. (웃음) 뭔가 재밌는 걸 추천해 주시면 올스타전 때 할 용의는 있습니다. 양 팀을 합쳐서 득표수 1위가 된다면 도전해 볼게요. 많이 투표해 주세요!

지난 인터뷰에서 카카오톡 프로필 노래가 중식이의 ‘나는 반딧불’이라고 했잖아요. 그 노래가 이후에 크게 유명해졌어요.
제가 말한 후에 역주행한 건 아니고 아마 조금씩 뜨고 있던 시기였을 거예요. 유명해질 노래를 골라내는 안목이 있다기보다 우연이 겹쳤던 거죠. 요즘은 켄드릭 라마, 시저의 ‘Luther’라는 노래를 출근할 때 특히 자주 들어요. 프로필 음악은 안 바꾼 지 꽤 됐는데, 아마 여전히 ‘나는 반딧불’일 거예요.

모자챙 안쪽에 뭐가 많이 보이는데, 어떤 문구예요?
‘불광불급(不狂不及)’이요. 미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다는 뜻인데, 정상까지 가자는 마음으로 썼어요. 그리고 그 정상에 있는 건 무조건 팀의 우승이고요. ‘간절하게’, ‘자신감’도 쓰여 있고요. (자신만 있으면 아무도 못 치는 공을 가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죠.) 그래도 지금은 어느 정도 직구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열띤 응원을 보내는 팬들에게 인사하면서 인터뷰 마칠게요!
이번 시즌부터 홈구장도 바뀌고 유니폼도 바뀌었지만, 팬분들의 사랑만은 변하지 않았다는 걸 크게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항상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 주셔서 감사해요. 지금 저희가 최다 경기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는데요, 이런 기록은 모두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항상 이 자리에서 팬분들의 응원에 보답해 드릴 수 있게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매일 안정적인 모습만 보여 드릴게요. 변함없이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71호 (7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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