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 "협업툴에서 AI 에이전트로 진화"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 /사진=이동현 기자

"저희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업으로 재창업한다는 기조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는 19일 서울 영등포 마드라스체크 본사에서 <블로터>와 인터뷰를 통해 플로우의 현재를 이렇게 표현했다. 2015년 출범한 마드라스체크는 협업툴 '플로우'를 앞세워 국내 B2B 협업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최근에는 단순 메신저형 협업 소프트웨어를 넘어 기업 내부의 업무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일을 제안하는 AI 협업 에이전트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워크플로우에 주목하다

마드라스체크가 운영하는 플로우는 △프로젝트 협업 △업무관리 △메신저 △전자결재 등을 담은 올인원형 협업 서비스다. 현재 중소기업·스타트업·대기업·공공기관 등 5000여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클라우드에 접속해 일할 수 있는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툴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기존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대체할 수 있는 업무용 툴을 만들겠다는 것이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플로우의 출발점은 거창한 기술 담론이 아닌 현실적인 문제의식이었다. 이 대표는 과거 사내 그룹웨어 개편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시절, 직원들이 그룹웨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메신저를 사용해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 내에선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것을 전문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툴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고 했다.

초기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미국 세일즈포스의 협업툴 '슬랙' 등 기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자리 잡은 상황에서 기업용 협업툴에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이어졌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의 발발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바뀌었다. 기업들이 업무 진행 현황과 마감 일정, 인수인계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도구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플로우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워크플로우가 있었다. 이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회사가 크게 성장했다"며 "기업들이 체계적으로 기록을 남기고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워크플로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그 때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메신저의 역할을 넘어 체계적인 업무 관리까지 가능하게 한 것이 플로우가 내세워온 차별점이다.

사업 구조도 플로우의 강점으로 꼽힌다. 마드라스체크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와 함께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구축형 서비스를 병행하며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해 왔다. 이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SaaS를 기반으로 시작해 별도의 내부 망이 필요한 대기업·금융기관 등에 적합한 구축형 서비스까지 확장했다"며 "현재는 SaaS와 구축형의 매출 비율이 거의 동일하다"고 말했다.

업무 맥락 읽는 AI로

최근 마드라스체크가 전면에 내세우는 키워드는 AI다. 회사는 내부 서버에 쌓인 업무 보고서, 대화, 자료들의 흐름을 분석하고 다음에 해야 할 일을 제시하는 플로우 AI를 내세웠다. 이 대표는 "플로우는 프로젝트를 요약·정리하고 해야 할 업무와 다음 프로젝트의 계획을 도와주는 AI 에이전트로 차별화하고 있다"며 "과거처럼 서류를 하나하나 찾아가며 보고서를 정리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고 언급했다.

회사가 지난달 선보인 '프로젝트 설계 AI 에이전트'는 회사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기존 협업툴의 AI가 회의록 요약이나 문서 정리에 그친 반면, 플로우는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부터 업무 구조를 자동으로 설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방식은 프로젝트 초기 계획과 설계에 들던 시간을 평균 80% 이상 단축해 사람 중심 설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누락과 해석 차이를 구조적으로 줄인다.

플로우의 AI 에이전트를 시연하고 있는 이 대표. /사진 제공=마드라스체크

기술 전략에서도 회사의 방향은 분명하다. 마드라스체크는 독자 AI 모델 개발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검증된 외부 생성형 AI 모델을 플로우에 접목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재 플로우는 9개의 대형 언어 모델과 20개의 챗봇을 기반으로 멀티 모델 환경을 지향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기업별 업무 흐름에 최적화된 AI 협업 기능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실적도 회사의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마드라스체크는 지난해 연간 계약 수주 매출 210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수익성 개선에는 AI 중심 제품 전략과 SaaS·프라이빗 클라우드·내부망 구축형을 아우르는 매출 구조가 있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흑자전환은 구조적 성장의 출발점"이라며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외형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동시에 이루기 어려운 환경에서 플로우는 하이브리드 매출 구조를 통해 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흐름을 발판 삼아 마드라스체크는 기업공개(IPO)와 해외 시장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수주·계약 매출 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와 내년 실적이 계속 우상향하고 AI 관련 매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에는 제조, K-팝, K-드라마는 있지만 K-소프트웨어라고 할 만한 수출 사례가 많지 않다"며 "플로우를 글로벌 소프트웨어 브랜드로 키움과 동시에 AI 시대에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워크플로우 툴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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