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A학점이 아니다” 학점 인플레에 로스쿨도 ‘학점 비중 축소’

2023. 6. 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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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학번'이 졸업을 앞두면서 학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입시에 학부 성적을 축소하는 방안을 내놨다.

학점을 중시하는 로스쿨 입시에서도 학점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자체 평가 기준으로 대학교 성적을 매길 경우 지난해 입시에서 실질 반영비율이 42.29%나 됐던 학점은 21.3%로 감소한다는 게 고려대 측 설명이다.

로스쿨의 입시 요강이 변한 원인으로는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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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인정 비율 42.29%→21.3%로
코로나 거치면서 대학 고학점자 늘어나
로스쿨 입시 뿐 아니라 취업에도 영향
대학가 사진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코로나 학번’이 졸업을 앞두면서 학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입시에 학부 성적을 축소하는 방안을 내놨다. 학점을 중시하는 로스쿨 입시에서도 학점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대 이같은 결정은 아직 로스쿨 입시요강을 발표하지 않는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7일 대학가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고려대는 ‘2024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전문석사과정 입시요강’을 발표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대학교 성적 반영이 줄어들고 대신 자기소개서 반영 비율이 늘었다. 입시요강에 따르면 서류평가시 학부 성적은 지난해 200점에서 150점으로 감소했고, 대신 자기소개서가 50점 늘어난 150점이 됐다. 로스쿨 자기소개서는 사회활동과 봉사활동, 대학교 입학 후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등의 내용이 담긴다.

대학교 성적을 산출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고려대는 출신대학에서 낸 성적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닌 평점평균(GPA)을 자체 기준에 따라 평가해 점수를 내기로 결정했다. 평점평균은 대학마다 4.3, 4.5 만점 기준에 맞춰 성적을 100점 만점으로 바꾼 것을 뜻한다. 자체 기준에 따라 점수를 내면 4.5만점에 만점인 백분위 100% 학생과 90% 학생의 점수 차이는 4.6점 차이가 된다. 직전 해에는 10.15점 차이가 났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이렇게 자체 평가 기준으로 대학교 성적을 매길 경우 지난해 입시에서 실질 반영비율이 42.29%나 됐던 학점은 21.3%로 감소한다는 게 고려대 측 설명이다. 통상 로스쿨 입시는 1점 차이로 합격불합격 여부가 갈릴 정도로 치열해 로스쿨 진학을 꿈꾸는 학생은 대학 4년 내내 학점 관리에 신경쓴다.

로스쿨의 입시 요강이 변한 원인으로는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이 꼽힌다. 코로나19 확산기에 대학을 다녔던 코로나 학번은 고학점자가 많다. 절대평가로 이뤄지는 비대면 수업을 2년 이상 받으면서 A학점을 받은 학생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학 정보공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학의 A학점(A-, A+ 포함) 비율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학기 34.6%에서 2021 1학기 48.6%로 늘었다. 구체적으로 A+를 받은 학생은 28.2%를 차지했고, A는 19.3%, A-는 1.5%였다.

서울 주요 대학에서도 A학점 비율이 늘었다. 연세대는 65.3%, 서울대는 64%, 고려대는 59%로 전체 학생 중 절반 이상이 넘는 학생이 A학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로스쿨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학점 비율을 점차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절대평가의 수혜를 입었다느 사실이 알려진만큼 당연히 영향이 있다”며 “번별력이 없는 학점 외에 대학 재학 기간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방식이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변화가 오히려 로스쿨 입시나 취업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도 내놨다. 임 대표는 “학점을 보지 않을 경우 스펙, 예를 들어 출신 대학, 활동 등을 중점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최상위권 대학이 아니더라도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며 학점을 쌓았던 일부 학생들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도 취업난에 따른 전문직 선호 등으로 로스쿨 선호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학원가에 따르면 2024년 로스쿨 입학시험인 LEET(법학적성시험) 지원자는 역대 최대인 1만 736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만4620명보다 2740명 증가한 수치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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