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표 이탈' 與 단일대오 미세균열…당내서 김여사 리스크 우려(종합)
김여사 사과 요구 계속…친한계 "특단조치 취하란 경고" 주장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안채원 김치연 기자 = 여권 내부에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로 국회로 돌아온 '김여사 특검법'은 일단 재표결에서 부결됐지만, 예상 밖 이탈표가 발생하면서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이 특검법을 재발의하면 여론 동향에 따라 여권의 방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 재표결에서 찬성 194표, 반대 104표, 기권 1표, 무효 1표가 각각 나왔다.
국민의힘 의석수는 108명이고,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반대 표결'을 당론으로 정했기 때문에 이날 반대표는 108표가 나왔어야 하지만, 결과는 반대 104표에 그친 것이다.
이날 본회의에는 22대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했다. 범야권 192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기권·무효표를 포함해 국민의힘에서 최대 4명의 이탈표가 나왔고, 이 중 2명은 찬성표를 던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여당 의원 108명 단일대오에 일단 작은 균열이라도 생긴 셈이다.
앞서 한동훈 대표는 의원총회에 참석해 "지금 민주당의 특검법안은 민주당 마음대로 (특검을) 골라서 민주당 마음대로 전횡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지만, 일부 이탈을 막지 못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부결선 사수'에 의미를 부여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이탈표 발생의 파장을 두고 내심 촉각을 곤두세웠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본회의 표결 후 기자들과 만나 "재의요구 (법안들을) 부결시켰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단일대오가 깨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일대오는 확고히 유지되고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원내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는 이탈표가 좀 많은 것 같다"며 당황하는 기색을 드러냈다.
무기명 표결로 누가 찬성 또는 기권·무효표를 던진 것인지 확인이 어려운 가운데, 친한계에서는 "경고성 이탈이라고 봐야 한다. 특단의 조처를 하라는 주문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다음 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관련 총공세에 나선 뒤 다음 달인 11월에 특검법을 재발의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권에선 검찰이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 데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도 불기소 처분할 경우 여론 악화와 맞물려 특검법을 방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직을 가진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번은 지나가도 다음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라며 "특검법 재발의 이후 여론은 악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가 재발의를 가정한 질문에 "미리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도 이런 복잡한 기류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와 제2부속실 설치 및 특별감찰관 임명 등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여권 내부의 목소리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앞서 김 여사 사과를 공개 촉구했던 김재섭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많은 의원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며 "김 여사 문제는 심각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나경원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김 여사 사과에 관해 "이제 한 번 마무리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상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다"며 "시기나 방식,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명확하게 사과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친한계 일부에선 더 나아가 사법 절차를 거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다면 특검법을 방어할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 친한계 인사는 "진짜 해법은 정당한 사법 절차를 밟는 것이고, 그 출발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검찰이 기소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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