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흡기 때문에 월급 300에 포르쉐 911 타는 20대

이번에 모신 차주님은 금천에 사는 27살이신데요. 차를 보니까 997 버전이에요. 이왕 카푸어를 할 거면 최신형 카푸어를 해야 하는데, 어쩌다가 구형 카푸어가 됐는지 궁금해요. 차주님 말로는 997이 지금 중고차 시세가 좀 낮게 형성이 되어 있는데, 이 차의 장점으로 이제 더 이상 지금 가격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큰 장점이 있어서 구매하게 됐다고 해요. 지금 가격이 거의 마지노선이라고 하네요.

차주님은 이 차를 3,000만 원 주고 샀다고 하는데요. 당연히 풀 대출 받아서 샀다고 하네요. 신용 대출로 최대 금액 대출을 받아서 바로 입금했다고 하는데요. 월 정비비, 월 납입료 합치면 140만 원 나간다고 해요. 좀 구형이긴 해도 911은 보험료가 27세 기준으로 280만 원 정도 나간다고 해요. 그래도 생각보다 막 세게 나가지는 않네요.

그럼 월 140정도 나가고... 지금 차주님은 3D CG 크리에이터로 일하고 있다고 해요. 월 140만 원씩 지출한다고 하니까 일단은 수익이 굉장히 궁금하긴 한데... 이따가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은 이 차가 좀 굉장히 신기하긴 하네요. 주위 사람들이 보면 이거 신형인 줄 알 것 같아요. 전면부만 보면 다 신형인 줄 알 것 같은데... 과연 15년 된 차라는 걸 모르실까? 전면 모습만 봐서는 이게 전혀 구형인지 모르겠어요. 근데 15년 된 차라고 해요. 그럼 이게 2007년식이겠네요. 근데 역시 포르쉐는 장점이 앞모습 보면 다 비슷해 보여요. 솔직히 여성분들은 더 구형인지 모르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 911이랑 전혀 다를 바가 없어요.

근데 헤드램프에 너무 전구 하나만 달랑 달려있어요. 요즘에는 막 눈빛 4개 달리고... 신형 차들은 난리 나잖아요. 근데 이 차는 아주 현대적이네요. 진짜 헤드램프에 전구 하나 빡... 에디슨이야, 뭐야? 차주님은 복고적인 맛이 있는 거라고 생각하신다네요.

원래 차 후면부에 카레라 S라는 로고가 붙어 있거든요. 근데 이게 떨어져서 아레라 S로 바뀌었어요. 차주님이 이걸 고치려고 문의해 보니까 플라스틱 쪼가리 하나에 정품은 15만 원이나 한다고 했다더라고요. 정말 비싸네요. 테일라이트를 보면 요즘에 얇고 길게 나오는 신차들 추세에 거슬러서 뭉뚝한 디자인을 하나 빡 박아버렸네요.

패들시프트가 버튼으로 돼 있어요. 997 MK1이 제일 욕 많이 먹는 것 중 하나인데, 이게 버튼을 딸깍딸깍 눌러야 변속이 됩니다. 이것도 적응을 좀 해야 해요. 그래서 이걸 패들시프트로 바꾸는 튜닝도 있는데, 차주님은 최대한 순정상태를 유지하고 싶어서 그렇게 하진 않았다고 합니다.

시동을 거니까 전쟁터에서나 들릴 법한 우렁찬 엔진음이 들리는데요. 이게 바로 자연흡기 마지막 엔진이라고 합니다. 차량 운행할 때 진짜 엔진의 느낌이 엉덩이에서 전달이 되네요. 이 차의 떨림이... 정통 자연흡기를 장착했기 때문에 소리부터가 달라요. 뭔가 배기음 느낌이라기보다는 이 엔진음은 차와 함께 숨쉬는 느낌이네요.

차주님 나이가 27살에 그래픽 관련된 일을 하시는데, 한 달에 세금 떼고 한 300만 원 정도 번다고 합니다. 300만 원 정도면 이 차에 140만 원이 나가니까 160만 원이 남네요. 그러면 여유가 있는데... 집은 월세로 살고 계신다고 해요. 월세는 가스비라든지, 공과금 다 포함해서 60만 원 정도 나간다고 해요. 그럼 차와 월세로만 200만 원을 날리는 거네요.

차주님이 저축을 하긴 하는데, 그것도 결국 차를 위한 저축이라고 하십니다. 997 MK1이 두 가지 이유로 엔진이 블로우 나는 현상이 있다고 하는데요. 설계상 결함 때문에 엔진이 망가지는 경우가 생긴다고 해요. 지금 이 차도 언제 망가질지 모르는 상태고, 당장 망가질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그러면 그거 수리비가 1,200만 원 정도 나온다고 해요. 그거는 망가질 거 각오하고 타는 거라 그걸 위해 저축 중이라고 하시네요...

차주님이 이전에 스팅어 신형을 타다가 갑자기 오래된 연식의 이 포르쉐를 타게 된 이유가 궁금한데요. 차주님이 20대였던 어느 추석에 그 스팅어들 몰고 가족 모임에 나갔는데, 차주님 매형과 삼촌이 지금 스팅어를 탈 게 아니라 포르쉐를 타야 한다고 부추겼다고 해요.

어떻게 조카한테 카푸어를 부추길 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 되는데, 차주님 말로는 그 두분이 완전 올드카 매니아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에 감가를 먹고 있던 스팅어를 안타까워 하시면서 감가가 안되는 포르쉐를 사라고 지령을 내리셨고, 차주님도 거기에 감복해서 차를 구매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근데 지금 차량 납입금이랑 월세만 200만 원이 나가잖아요. 저축도 지금 차 수리비 대비용으로 저축하시고... 차주님의 자산 상태가 궁금한데, 지금 현금성 자산은 한 300만 원 정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곧 20대 후반인데,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돈 좀 모아야 하지 않을까요?

근데 차주님은 괜찮다고 하시는데, 왜냐하면 이 차를 되게 일찍부터 소유하면서 차라는 게 굉장히 젊은 날의 추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요즘에 알게 됐다고 해요.

아직은 젊으니까 차에도 이렇게 돈을 쏟고, 월세 살면서 또 지출이 있는데... 지금 이런 게 다 소모성 비용들이잖아요. 저는 사실 요즘 청년분들한테 미래 준비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혹시 차주님이 결혼하셨는지 궁금했는데, 여자친구가 있었던 역사가 없다고 하시네요. 그건 다행인 부분이긴 하네요... 부모님의 도움도 전혀 없다고 하시는데, 수저라도 살짝 있는 줄 알았더니 그것도 없네요.

일단 저축은 미래를 위한 게 아니고, 이 차를 위해 저축하고 있고 차주님이 곧 30대잖아요. 전세라든지, 월세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저축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미래의 가치를 위해서 뭐든 아껴서라도 저축해야 하는 게 맞죠. 지금 버는 300만 원으로는 여자친구 생겨도 데이트도 못 하겠어요.

근데 차주님은 지금도 사실상 친구들이랑 놀러다닐 때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해요. 매일 현미밥에 닭가슴살 먹고 저녁에 운동하면서 하루에 5,000원 안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한번 놀러갈 때나 한 3~4만 원 써주는 식으로 맞추고 있다고 해요. 커피도 이제 다 인스턴트 커피로 해결하고요. 그래도 친구들 만날 때는 돈을 제대로 내려고 한다고 해요. 그걸 위해서 혼자서는 아끼며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집에서도 돈을 아끼려고 단가가 센 햇반 대신 밥을 지어 먹는다고 하네요.

차주님은 그렇게 해서라도 포르쉐를 끌고 싶은 마음이 강하대요. 이 포르쉐가 사람을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다고 합니다. 엑셀을 계속 밟고 있다 보면 마치 엑셀이 차주님 발을 잡고 안아주는 그런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서... 이제 운전자가 앞으로 가는 게 아니라 도로가 운전자를 빨아들이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을 정도라네요. 차 사랑이 이정도면 는 조언이 불가능하겠네요...

차주님 친구들도 물론 다들 그냥 차주님은 카푸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긴 하는데, 다들 차에 관심이 없어서 그냥 '차 샀네?' 하는 정도의 반응이라고 합니다.차주님은 지금 통장이 텅텅 비어 있어도 포르쉐 산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차피 지금 이 차를 판다고 해도 샀던 가격은 돌려받지 못하는 이유 때문도 있다고 하네요. 대신 혹시라도 사고라도 나면 그때는 진짜 타격이 오겠어요. 돈 먹는 재산이 바로 차니까... 그런 상황이 오면 차주님은 쿠팡 라이더를 해서라도 돈을 더 벌겠다고 합니다.

차주님이 차 때문에 매달 50만 원 이상씩 저축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 돈을 모으다가 마음이 변하면 아마 E92 M3라는 차량으로 바꿀 생각도 있다고 하네요. 이제 V8 내연기관은 이제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을 텐데, 마지막으로 V8 정도는 한번 타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하시는 걸 보니 진짜 차에 미쳐 계신 것 같아요. 또는 모은 돈으로 지금의 차를 소장할 수 있게끔 연명하는 데에 성공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이상 재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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