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출석한 이진숙 “MBC, 민주노총 방송으로 불려···방통위 신뢰 하락, 탄핵 안 당했으면 달랐을 것”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 정지 중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두 달 만에 국회에 출석해 MBC에 대해 “민(주)노총·민주당 브로드캐스팅 코퍼레이션(broadcasting corporation)으로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방통위 신뢰도가 하락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가 탄핵을 당하지 않았다면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위원장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MBC가 편파적인 보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국민이 민노총 브로드캐스팅 코퍼레이션 또는 민주당 브로드캐스팅 코퍼레이션으로 부르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 위원장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의결을 두고 여야 위원 간 공방을 이어갔으나 이 위원장은 오후 3시쯤 국감에 참석했다.
야당 위원들은 이 위원장이 직무정지된 후 보수 성향 유튜브에 출연하거나 본인의 소셜미디어계정(SNS)에 공유한 타인의 게시글 내용을 두고 정치적 중립의무를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 출연해 “민주당과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도 하는 집단”이라고 발언했다. 이 위원장은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말이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방문진 이사선임 집행정지 신청 인용을 한 재판부 판사에 대해 ‘국제인권법학회 출신’ ‘법조계 좌경화 뿌리는 오래되고 깊다’ 등의 글을 SNS에 공유한 것에 대해선 “SNS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것은 아는 후배의 글에 잘 읽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위원이 “방통위의 신뢰도가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급감했다. 방통위를 망가뜨리고 있는 주범으로서 부끄러움 없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전혀 부끄럽지 않다. 만약 제가 탄핵을 당하지 않았다면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헌재 판단이 늦어지는 만큼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될 것이고 그만큼 방통위 기능은 무력화될 것”이라며 “헌재라도 빨리 결정을 해야 하는데, 현재 헌재조차도 지금 마비될 위험에 처해있어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어 “헌재가 성의가 있다면 빨리 결정해주셨으면 어떻겠냐하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여당 위원들은 민주당이 방통위원과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추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위원은 “민주당이 방통위원 추천을 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안 하고 있어 방통위를 일할 수 없는 상태로 방치하고 있다”며 “헌법재판관 3명 추천도 미루고 있다. 결과적으로 탄핵 사태가 지속되도록 해서 방통위를 무력화하려는 거 아니냐”고 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방통위 5인 구조는 민주당이 백날 추천해 봐야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으면 만들어질 수 없다”고 했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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