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회장 아들 쿠팡”…아디다스코리아 사장의 통역은 왜?
오늘(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 관련기관 국정감사가 열렸습니다.
오후부터는 진행된 증인 신문에서 대부분 질의는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에 집중됐습니다.
배달의민족이 중개수수료율을 과도하게 올리며 입점업체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것이 질의 요지입니다.
그런데 함 부사장 신문에 배달의민족만큼 자주 등장한 회사는 쿠팡과 쿠팡이츠였는데, 왜 그런 걸까요?
■ "쿠팡이 육성회장 아들이면 배민은 흙수저 아들"?
함 부사장은 증인석에서 '경쟁사'를 자주 언급했습니다.
배달의민족 측이 제출한 상생 방안이 부족하다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의 질의에도 "(경쟁사의)무료배달이 시작되면서 저희가 그 부분을 부득이 따라가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쿠팡이츠가 9.8%의 높은 수수료율과 '최저 가격'을 요구하는 '최혜대우 요구'를 먼저 시작해, 배달의민족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입니다.
타사 핑계 대며 '남탓' 하느냐는 질타가 쏟아질 수 있는 상황. 예상과 달리, 일부 의원은 함 부사장이 하고싶은 말을 대신 해주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남근 의원은 "쿠팡이 지금 최혜대우 요구들을 하면서 배달의민족과 똑같은 가격을 책정하도록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쿠팡의 최혜대우에 대해서 먼저 공정위가 제재해 줘야 한다, 시장구조를 올바르게 잡아줘야 한다 이런 얘기죠?"라고 함 부사장의 답변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쿠팡과 배달의민족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부잣집 육성회장 아들(쿠팡)하고 그냥 흙수저 아들(배민)하고의 싸움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배민' 증인 앞에서 '쿠팡' 질타한 이유?
의원들이 함 부사장의 '쿠팡' 언급을 사실상 동조한 건, 실제로 입점업체 부담을 완화하는 데 쿠팡의 역할이 더 중요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8월, 입점업체를 상대로 최혜대우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쿠팡이츠 외에 다른 배달앱과 더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인데요.
가령, 입점업체가 음식 가격을 배달의민족에는 1만 7,000원으로 책정하고 쿠팡이츠에 1만 9,000원에 정한다면, 거래조건이 배달의민족에 더 유리하니 쿠팡의 최혜 대우 요구를 어긴 셈이 됩니다.
배달의민족이 입점업체에 낮은 수수료율을 제공하더라도, 입점업체는 배민에 유리하게 음식 가격을 조정할 수 없습니다. 좋은 수수료율을 제공하는 배달앱이 매출을 더 많이 올리는 '선순환'이 막히게 되는 겁니다.
'배달앱 상생'의 키를 쿠팡이 쥐고 있다는 말이 그래서 나옵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입점업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운영하는 배달앱 상생협의체에서 쿠팡은 '배민이 하면 우리도 하겠다'는 소극적인 입장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정작 쿠팡은 왜 증인 채택되지 않았나?
정작 국회는 쿠팡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가려져 있지만, 여당 측 반대가 컸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네이버 측 증인을 부르지 않으면 쿠팡 측 증인도 채택할 수 없다고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앞으로는 입점업체의 부담을 걱정하면서 뒤로는 여든 야든 정치적인 계산을 포기하지 못한 겁니다.
■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의 통역은 왜?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질타한 증인도 있습니다.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의 답변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것이었는데요.
피터 곽 대표는 아디다스코리아의 가맹사업법과 대리점법 위반 의혹과 관련한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 출석 당시엔 모든 답변을 한국어로 했는데 올해는 통역사와 함께 증인석에 올라 '국정감사를 무력화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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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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