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발점이라뇨? 선생님 왜 욕하세요”…교사 90% “학생들 문해력 더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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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에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설명하니 저더러 왜 욕하냐고 하더라고요." "체험학습 일정에 '중식'이라고 적힌 것을 보고 4학년 학생이 오늘 자장면 먹느냐고 물었습니다."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로 알고 '고가 다리'는 비싼 다리라고 하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이부자리를 별자리 중 하나로 생각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녹음(綠陰)을 녹음기로 이해하거나, 두발자유화 관련 토론에서 두발이 두 다리인줄 아는 학생처럼 문해력 부족이 심각한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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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를 족발보쌈세트로 알아”
시험문제 자체를 이해 못해
결국 학습능력 저하로 이어져
문해력 붕괴 주요 원인으론
스마트폰·독서부족 등 꼽혀한국교총
청소년 문해력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한글날을 맞아 전국 초·중·고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학생의 문해력 부족으로 당황했거나 난감했던 경험’을 물으니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세로로 서 있는데 왜 ‘가로등’인지 묻거나,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하는 학생도 있었다. 곰탕을 동물 곰을 사용해 만드는 줄 알고 ‘우리나라에 곰이 그렇게 많냐’고 질문하거나, ‘경기력 저하’에서 ‘저하’가 왕세자를 지칭하는 줄 아는 학생도 있었다. 이부자리를 별자리 중 하나로 생각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녹음(綠陰)을 녹음기로 이해하거나, 두발자유화 관련 토론에서 두발이 두 다리인줄 아는 학생처럼 문해력 부족이 심각한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총은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조사’를 발표했다.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어떠하냐’는 물음에 교원 10명 중 9명은 “저하됐다”고 답했다.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은 절반에 가까운 48.2%에 달했다. 도움 없이는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답변도 30.4%나 차지했다.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시험을 치기조차 곤란한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답변도 21.4%나 됐다.
교원들은 학생들의 문해력이 저하된 원인으로 ‘스마트폰, 게임 등 디지털매체 과사용’(36.5%)을 첫 손에 꼽았다. 이어 △독서 부족(29.2%) △어휘력 부족(17.1%) △지식 습득 교육 부족(13.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독서활동 강화’(32.4%)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어휘 교육 강화(22.6%) △디지털매체 활용 습관 개선(20.2%) △비판적 사고 및 표현력 교육 강화(11.4%) 등이 꼽혔다.
이찬규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요즘 학생들은 한자 교육 또는 국어에서 쓰이는 한자어 교육이 부족할 수 있다”며 “디지털 기기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어 깊은 사고나 토론이 이뤄지기 어려운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총은 “문해력 저하는 학습 능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향후 성인이 된 이후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과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국가가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분석을 진행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과사용 문제를 해소하는 법·제도 마련 및 독서, 글쓰기 활동 등을 강화하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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