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스크린에서 만나는 드라마' 에디터들이 직접 본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화제작

조회수 2022. 10. 13. 15: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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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정상개최를 선언한 부산국제영화제가 폐막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역시 여러 이슈로 영화제는 뜨거웠는데, 특히 작년부터 시작한 ‘온 스크린’의 관심이 상당했다. OTT 최신작 시리즈를 극장에서 관람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총 9편의 OTT 미공개 기대작이 부산에서 먼저 선을 보였다. 러닝타임 관계로 드라마의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되지는 않지만, 단일 작품처럼 충분히 즐길만한 이야기까지 진행되어 부산에 온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중 이미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글리치]를 제외한 총 6편의 OTT 한국 드라마를 에디터들의 시선으로 정리해본다.

티빙 [몸값] – 드라마까지 확장한 원테이크의 힘

이미지: 티빙

[몸값]은 이충현 감독의 동명 단편 영화를 6부작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로 옮긴 작품이다. 원작 단편에서는 제목에 대한 두 인물의 상반된 계획이(?) 엄청난 반전으로 다가와 놀라움을 건넨다. 드라마는 이 사건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6부작 드라마 역시 단편처럼 원 컨티뉴어스 숏(실제로는 원테이크가 아닌데 그것처럼 보이게 촬영하는 기법)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마치 극중 누군가가 된 듯한 기분을 가지며 서사를 지켜보게 한다. 이 점은 양날의 검으로 다가오는데, 그 만큼 생생한 현장감을 자아내는 동시에, 몇몇 부분에서는 스토리의 리듬을 조금 처지게 한다. 촬영 기법 때문에 극중 무대가 제약받는 듯한 인상도 든다. 다행히 이 같은 약점은 진선규, 전종서의 열연으로 시간이 갈수록 무뎌진다. 단 한 명의 선한 인물도 등장하지 않는 점도 극적 재미를 불러 일으킨다. 원조교제를 하려던 남자, 그 점을 역이용해 함정에 빠뜨리는 여자 등 한 순간이라도 틈이 보이면 바로 상대의 등에 칼을 꽂히려는 분위기 때문에 상당한 긴장감이 계속된다. 영화제에서는 6부작 중 3부까지만 상영되었다. 정말 감질맛나게 끝나기에 나머지 이야기가 상당히 궁금하다. 성공한 단편의 장편 리메이크 이상의 세계관 구성은 물론, 곧 개봉할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어떤 식으로 연결될지 기대된다.

웨이브 [약한영웅 Class 1] – 전교 1등이 싸움도 잘해? 브로맨스 돋보이는 약육강식 학원물

이미지: 웨이브

제목의 중의적인 센스가 돋보이는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은 전교 1등 연시은이 주변의 폭력에 맞서는 여정을 그린다.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학원물이지만, 폭력의 수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주인공 연시은은 예쁘장한 외모와는 달리 남다른 강단력을 갖춘 인물이다. 만만한 첫인상에 그를 무시했던 상대방은 어느새 바닥에 쓰러져 두려움을 학습한다. 연시은이 매회 다른 위기에 처해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이를 기발한 방식으로 돌파해 카타르시스와 안도감을 선사한다. 오로지 성적에만 관심을 쏟고 타인에게 마음을 열지 않던 연시은이 안수호와 오범석을 만나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 역시 이야기에 매력을 더한다. 진짜 강함이 무엇인지 묻는 작품답게 액션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특히 운동선수 출신인 최현욱과 신승호의 시원시원한 움직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끝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잔혹해지는 빌런의 행보는 과연 연시은 일행이 이길 수 있을까 걱정하게 만드는 한편,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팀워크를 기대하게 한다.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최현욱은 Class 1에서 끝나지 않고 Class 2, Class 3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처럼 연시은의 행보가 시즌1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왓챠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 정갈한 음식이 건네는 따스한 위로

이미지: 왓챠

잘 먹고 잘 쉬어야 낫는다. 이 생활의 지혜를 모토로 삼은듯한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매회 특정 음식을 주제로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을 은은하게 우려내는 드라마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스릴감이나 강렬함은 미미하다. 그러나 분명히 이 드라마가 취향인 사람은 있을 것이다. 소위 매운맛 드라마가 아닌 담백한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 말이다. 음식을 정성스레 요리하는 모습은 [심야식당]과 [리틀 포레스트]를 연상시키는데, 또 고3 수험생이 겪는 스트레스와 이혼 위기 부부의 데면데면한 모습은 현실적인 우리네 모습을 나긋이 비춘다. 1회부터 4회까지를 엮은 부국제 상영 버전은 후반부에 이를수록 반복되는 스토리 패턴에 루즈하기도 했으나, 캐릭터 빌드업이 주를 이루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8회가 클라이맥스라는 감독의 말이 있었으니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를 걸어본다.

넷플릭스 [썸바디] – 한 남자와 세 여자의 스릴 넘치는 커넥팅

이미지: 넷플릭스

[썸바디]는 소셜 커넥팅 앱 ‘썸바디’를 통해 일어난 한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여기에 얽힌 남자와 세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서스펜스 스릴러 물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전개와 스토리, 세련된 연출이 인상 깊은 작품이다. 다양한 장소와 소품들을 이용해 펼쳐지는 액션씬도 빼놓을  수 없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 그리고 그 개성을 제 것으로 완벽히 소화해낸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지금까지와는 완전 다른 모습으로 싸늘한 연기를 펼친 ‘윤오’ 역의 배우 김영광부터, 오묘한 분위기를 내뿜는 아스퍼거 증후군 소녀 ‘섬’을 연기한 강해림, 사고로 하반신 마비를 가진 ‘기은’ 역을 리얼하게 표현한 김수연과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위해 실제 무속인을 만나보고 직접 신당에도 가보았다는 ‘목원’ 역의 김용지까지.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한 김영광과 새롭고 재능 있는 신예 배우들의 등장이 반갑다. 3화까지는 도무지 관련이 있을려야 있을 수 없는 네 남녀가 엉켜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냈다. 중간중간 의중을 알 수 없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들이 다소 몰입을 방해하지만, 다음 에피소드의 궁금증은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더욱 커진다.

디즈니+ [커넥트] 기이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배우들의 연기 변신

이미지: 디즈니+

인기 웹툰을 드라마화 한 [커넥트]는 장르영화의 대가인 미아케 타카시 감독과 한국의 배우들이 뭉쳤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작품은 불법 장기밀매업자들에게 한쪽 눈을 빼앗긴 주인공 ‘동수’가 자신의 눈을 이식받은 사람과 연결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주인공 ‘동수’는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신인류로, 자기 눈을 되찾기 위해 눈 이식을 받은 연쇄 살인마 ‘진섭’을 쫓게 된다. ‘동수’역을 맡은 정해인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순수 청년의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 한층 더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진섭’을 연기한 고경표 역시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살벌한 떨림을 전한다. 영화제에서 선공개된 3화까지는 눈을 뺏긴 동수와 연쇄살인마 진섭의 갈등이 막 시작되는 지점에서 끝난다. 여기서 빚어지는 기이한 상상력과 독특한 비주얼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데, 이후 펼쳐질 두 캐릭터의 대결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기대를 걸어본다.

티빙 [욘더] – 사랑했던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메타버스로의 여행

이미지: 티빙

[욘더]는 이준익 감독의 안방 데뷔작이다. ‘굿바이, 욘더’라는 제목의 소설을 원작으로, 이준익 감독은 죽음과 삶에 관한 멜로를 SF적 소재를 통해 전달한다. 시작부터 병색이 완연한 모습의 ‘이후’는 안락사를 선택해 남편인 ‘재현’을 두고 떠난다. 죽은 아내에게서 둘만 알고있을 법한 장면을 담은 메세지가 지속적으로 오자 재현은 그 근원을 찾아 나선다. 작중에서 욘더라는 인터페이스로 진입하는 장면과 투명한 형태의 핸드폰, 컴퓨터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는 미래의 소재에 배우들의 열연이 개연성을 불어넣는다. 특히 세이렌이라는 역할을 맡은 이정은 배우의 모습이 파격적이다. 부국제에서 6부작 중 3화까지 공개한 [욘더]는 욘더를 개발한 회사의 수장인 닥터 케이가 누구인지 찾아가는 여정을 본격적으로 그릴 듯하다. 이미 죽음을 맞은 박사를 AI로 만들어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을 광신도로 변하게 만든 배후가 누구일지도 궁금하다. 무엇보다 아내의 영상을 의심하는 재현 역의 신하균의 연기가 이후에 초대에 응하고 나서는 어떤 전환점을 맞을지 기대된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그린 보광 예은 홍선 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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