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스턴 마틴 라피드를 갖고 왔는데, 일단 12기통이고, 영국 차의 자존심이죠. 귀족 차. 영국 차들 보면 다른 회사로 다 넘어갔거든요. 벤틀리 같은 경우도 벌써 폭스바겐으로 넘어가고, 재규어도 인도로 갔잖아요. 그런데 얘만 영국에 그대로 남아 있고, 영화에도 등장하고, 실제 영화 007에 나오는 차예요.

이 차 가격이 거의 3억입니다. '3억 주고 이 차를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 이런 것도 궁금했거든요. 이 차를 끌고 온 사람 나이가 20살이에요. 너무 익숙한가요? 어떻게 20살이 이 차를 끌고 나올 수 있지? 한번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아까 이 차의 뒷좌석이랑 실내를 보고 깜짝 놀랐거든요. '이 차가 3억이라고?' 이렇게까지 느껴지더라고요. 하지만 이 차의 장단점이 명확하다고 하는데, 장점 중 하나는 한번씩 이 차를 끌고 지인들 만나면 들려줄 수 있는 호랑이 울음소리 같은 압도적인 시동 소리, 그리고 하차할 때도 차량 문이 위로 열려서 보도블록에 걸리지 않아 너무 좋다고 하네요.

제일 궁금했던 게 차주분 직업이었는데, 지금 부동산 쪽 공부하고 있고, 리셀하는 알바 같은 걸로 조금씩 돈을 벌고 있다고 합니다. 부동산 대박이 나셨나...? 이 차를 어떻게 끌게 됐는지 바로 공개하면 재미없으니까 차 구경 좀 하다가 여쭤보도록 할게요.

이게 11년식이에요. 이게 딱 눈만 봐도 알아요. '옛날 느낌은 난다...' 하는데, 디자인 자체는 요즘 차랑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아요. 왜냐하면 이런 전면부 라인이 전체적으로 볼 만하거든요. 그런데 디테일하게 가까이서 보잖아요? '아, 구형이다', '옛날 차다...' 이런 느낌은 조금씩 나네요. 제네시스가 이런 느낌을 비슷하게 따라 한 것이긴 한데, 잘 모르는 분들한테는 이걸 다 또 설명을 해 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게 12기통이거든요. 그래서 이쪽에 열을 빼주지 않으면 차가 폭발해요. 외관 디자인은 요즘 차와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는 않는데, 실내를 보면 좀 깜짝 놀랄 수도 있어요. 이 옆라인에서 보이시죠, V12. 12기통을 저는 진짜 제대로 몰아본 적이 없거든요. 차주분은 운전할 때 진짜 이건 '넘사벽'이라고 말씀하시는데요. 밟아도 밟아도 끝없이 나가고, 배기 사운드만으로도 그냥 이 차를 끌고 다니는 이유가 생긴다고 합니다. 03년생과 12기통 배기 질감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04학번인 제 입장에서는 너무 부러워요.

이 차량, 억지로 뒷문을 좀 껴놓은 느낌이에요. 이 정도면 진짜 벌써 예상이 되는데요, 다락방 들어가는 느낌? 뒷자리는 포기해야 한다고 하네요. 차주 분도 타본 적 있다고 하시는데 우선 허리가 1시간 이내로 작살이 난다고 하네요.

그리고 차체가 진짜 엄청나요.. 그래서 20살이든, 30살이든, 40살이든 똑같이 콧대 세우기에는 정말 최강이겠는데요. 게다가 이 차는 보도블록에 걸리지 않아요. 도어가 대각선 위로 열려요, 이런 식으로. 이렇기 때문에 측면 주차, 어디에 해도 편안한 거죠.

진짜 궁금했던 부분이었는데요. 어떻게 03년생, 20살이 이 차를 몰게 됐는지 들어보니 이 차는 아버지 차량이고, 어쩌다 한번씩 필요할 때마다 일일 보험을 들고 차량을 몰고 다닌다고 하네요. 이거는 진짜 무서운, 어마무시한 차량이라 아주 가끔 이 V 12기통 자연흡기의 맛을 느끼고 싶을 때, 기분이 칙칙하고 우울할 때 월드컵 대교에서 달려주면서 영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차라고 합니다. 남자의 마음을 울리는 차!

기름, 보험료나 품위유지비 같은 건 다 직접 낸다고 하네요. 부모님은 딱 차만 빌려주시고, 용돈도 안 주신다고 합니다. 타고 나서 기름 가득 넣어놓고, 세차까지 해놔야 다음에 부담 없이 차량을 빌릴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이게 테슬라같이 열리네요, 이렇게. 열면 여기 창문이 살짝 내려와요. 그런데 실내에서 갑자기 좀 11년식 차의 티가 나네요. 운전석도 독방이에요. 시야가 너무 좁아요. 이거 운전하기가 쉽지가 않을 것 같은데, 의자를 뒤로 밀잖아요? 그럼 뒷자리에는 아무도 못 탈 것 같아요. 이게 문 여는 버튼이고, 이쪽에 문에 대한 기능은 정말 이런 투박한 버튼들 이런 거밖에 없는데, 또 가죽은 진짜 좋은 거 썼네요.

이 키가 다 크리스탈로 깎아 만들었대요. 뭔가 고급 지포 라이터 같네요. 시동을 걸려면 이 키를 항상 넣었다 뺐다 해야 한다는데 이거 뭐야, 왜 486 컴퓨터가 나오지? 모니터는 터치도 안 되고 후방 카메라만 나온다고 합니다. 휴대폰을 놓고 다니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휴대폰 크기예요, 딱. P, R, N, D 기어가 버튼식으로 돼 있어요. 이거 안 헷갈리나? 정말 아날로그의 느낌이 딱 있네요. 다 이렇게 물리 버튼으로 돼 있어요. 유튜브 보면 다 터치로 돼 있던데 이건 더 구형인가 봐요.

그리고 이쪽 컵홀더에는 어떻게, 요구르트밖에 안 들어갈 것 같아요. 커피 한잔 딱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핸들 있잖아요. 이 핸들이 진짜 좀 테슬라 핸들 닮았어요. 아무런 기능이 없네요. 계기판은 진심으로 달리는 거에만 신경을 썼네, 오로지 이 속도 게이지랑 RPM 게이지가 끝이네요. 연비는 한 3km/L 정도 나온다고 합니다. 진짜 역대급이네요.

뒷좌석 머리 공간은 그래도 겨우 닿지는 않네요. 뒷좌석은 가운데를 완전히 크게 막고 있어서 옆으로 이동도 안 되는 게, 경찰 호송 차량으로 좋겠는데요? 그래도 뒷좌석에는 컵홀더가 2개 들어가 있고, 송풍구가 바람을 직빵으로 쏴주네요. 그래도 이쪽 뒷좌석에는 수납공간이나 이런 게 조금씩은 있고요. 뒤에 공간이 바로 그냥 트렁크예요. SUV들 보면 의자 뒤가 바로 트렁크잖아요. 이런 공간이 좀 있는데, 급브레이크 밟으면 물건 다 쏟아지는 거 아닌가? 아, 가림막이 따로 있다고 하네요.

이 실내 천장 재질이 전부 제가 좋다고 했던 알칸트라로 마감이 돼 있어요. 그래서 옛날 차기는 한데, 이런 실내 재질은 진짜 좋은 것 같아요.

이 엉덩이의 이 라인 있잖아요. F-타입 탈 때 그 라인인데, 이 라인은 진짜 어떻게 단점을 깔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뒷모습으로 오면 구형 느낌이 확 납니다. 앞모습보다 뒷모습에서 더 나는 것 같아요. 트렁크에 조그마한 버튼 하나 있는데, 수동이네요. 그래도 트렁크 공간은 좀 있는 편이네요. 그리고 이게 아까 가림막, 이렇게 하면 물건이 쏟아지지는 않네요. 이 정도면 그냥 웬만한 짐은 다 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닫을 때 다시 발로 차고 이런 건 없을 테고, 손잡이 없고, 그냥 이렇게 맨손으로 올려야 하네요.

한번 나갈 때마다 기름값이 지금 제일 싼 데가 2,000원, 2,050원대로 알고 있는데, 거기서 넣었더니 16만 원이 나왔다고 합니다. 16만 원 넣고 계산을 해 보니까 190km도 못 탔다고 하고요. 그러면 연비가 1~2km 나오겠네요.

핸들이 너무 무겁네요. 스포츠 모드로 넣어 놓고, 배기음 한번 들어보고 싶은데... 오토로 놓고 살짝만 밟아도 후륜이라 막 튀어 나가네요. 와, 이게 바로 호랑이 기운? 대박이다. 12기통이라 배기음이 끝장나네요.

근데 장점들은 배기음도 좋고, 달릴 맛 나고, 그런 게 있는데 단점을 좀 살펴보면 첫 번째로 기름을 너무 많이 먹는 것 같네요. 그리고 오디오가 블루투스 기능이 안 된다고 합니다. CD 아니면 선으로 연결해서 들어야 하는데, 그것도 단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또 차가 너무 큰 거, 좀 길죠. 뒷좌석 장점이 하나 있네요. 뒷좌석이 너무 좁으니까 이 차가 아무리 밟고 흔들고 달려도 되게 안정감이 있네요.

저는 일단 20살 차주분이 애스턴 마틴을 끌고 다닌다는 것도 놀랍기는 했는데, 이 차 자체에 좀 놀랐어요. 정말 비운의 차이이지 않나, 왜 이렇게 많이 안 팔렸는지는 알 것 같기는 하네요. 그런데 달릴 때는 다른 걸 다 잊게 해 주네요. 달릴 때만큼은 애스턴 마틴 본연의 질감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최고네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옵션, 편의 공간 이런 걸 워낙 많이 따지잖아요. 그러니까 이 차 같은 경우는 정말 마니아들이 많이 탈 만한 차, 20살이 아니라 40살이 끌고 가도 어딜 가든 주목받을 차, 제네시스가 아니라 애스턴 마틴입니다.

- 재뻘TV의 이용허락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