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오류 생기자 수정않고 통계 조작"…합수본, 중앙선관위 압수수색

김건교 2026. 7. 2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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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사

오입력 수치 다른 투표소에 분산한 의혹…보고·승인 절차 없이 전산 변경
공전자기록위작·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과거 선거와 관리자 인지 여부도 조사

합수본, '투표 통계 조작' 포착해 중앙선관위 압수수색


6·3 지방선거 당일 시간대별 투표율 집계에 오류가 발생하자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정식 수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전산 수치를 임의로 조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수사당국은 관련 자료를 확보해 조정 범위와 조직적인 개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있는 과천 청사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공전자기록위작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시됐습니다.

합수본은 일부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자 수를 잘못 입력한 사실을 발견하고도 상부 보고와 승인 절차 없이 전산상 숫자를 조정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 기간과 본투표 당일 전국 투표소의 투표자 수를 한 시간 단위로 집계해 시간대별 투표율을 발표합니다.

각 투표소의 투표관리관이 투표자 수를 보고하면 읍·면·동 선관위가 누적 인원을 시스템에 입력합니다. 이후 구·시·군과 시도 선관위, 중앙선관위가 단계별로 수치를 확인합니다.

입력 오류가 발견되면 수정 지시를 내리고 재승인을 받은 뒤 수치를 고치는 것이 정해진 절차입니다.

하지만 합수본은 실무자들이 이 절차를 생략한 채 잘못 입력된 투표자 수를 다른 지역 투표소들에 나눠 반영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한 투표소의 투표자 100명을 1천 명으로 잘못 입력했다면, 초과한 900명을 다른 투표소 9곳에 각각 100명씩 옮겨 수치를 맞추는 방식입니다.

이후 실제 투표자가 늘어날 때마다 분산했던 수치를 조정해 전체 오차를 줄인 것으로 합수본은 보고 있습니다.

내부 메신저에서는 오입력 사실을 공식 보고하지 않고 실무자들끼리 수치를 조정하자는 취지의 대화도 오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수사당국은 이 같은 행위가 사실로 확인되면 단순한 입력 실수나 업무상 과실을 넘어 전산 기록을 의도적으로 바꾼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확인된 의혹은 시간대별 투표자 수와 투표율 통계에 관한 것입니다. 실제 투표지나 개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6.3 지방선거 당시, 용지부족 투표 중지에 투표 대기번호표 든 유권자


합수본은 임의 조정된 수치가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발생했는지와 최종 투표자 수 집계에도 영향을 줬는지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시간대별 투표율은 선거 당일 각 정당의 지지층 결집 전략 등에 활용됩니다. 부정확한 통계가 장시간 공개됐다면 선거운동과 유권자의 판단에 간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투표율 통계 오류가 투표용지 수요 판단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수사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다만 투표용지는 선거 전에 준비되는 만큼 당일 시간대별 통계와 용지 부족 사태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합수본은 압수한 전산 기록과 내부 메신저, 업무 보고 자료를 분석해 임의 조정이 실무자 개인의 판단이었는지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살펴볼 계획입니다.

과거 선거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통계가 변경됐는지와 관리자들이 이를 알고도 묵인했는지, 전산 시스템의 접근·승인 권한이 적절하게 관리됐는지도 조사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김건교 취재 기자 | kkkim@tj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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