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후 탄생한 우리나라 최초의 과자 ‘연양갱’ 꾸준한 사랑의 비결

신연경 2025. 8. 10. 17:5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통음식 묵에서 착안 팥·한천 넣고 반죽
단백질·식이섬유 풍부…레저 간식으로 인기
중년에겐 추억→MZ세대 ‘할매니얼’ 열풍
▲ 해태제과가 제80주년 광복절을 맞아 국가보훈부 서울지방보훈청과 함께 출시한 대한민국 1호 과자 연양갱의 광복절 80주년 에디션. 사진=해태제과

은은한 단맛과 고소한 팥 향,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연양갱(鍊羊羹)은 대한민국 최초의 과자다.

연양갱은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지난해 MZ세대 사이에서는 부드러운 맛과 식감, 건강한 간식으로 통하며 추억의 먹거리나 문화를 즐기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간식 열풍이 일었다.

1945년 해방 직후 탄생한 연양갱은 80주년을 맞이한 광복절과 세월을 함께해왔다. 당시 일본인 공장주가 내버려두고 간 나가오카 제과 남영동 공장을 박병규 해태제과 창업주가 인수해서 연양갱 브랜드를 선보인 것이다.

양갱은 화과자의 일종으로 팥앙금, 설탕, 우무 등을 넣고 반죽해서 바짝 끓인 후에 식게 해서 만드는 과자다.

해태제과는 전통음식 묵에서 착안해 가마솥에 팥앙금과 한천을 넣고 졸이는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었다. 과자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 '굶주린 국민들의 배를 채워주겠다'는 창업주의 신념에서 비롯돼 1945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 7천800억 원, 누적 판매량 35억 개를 넘어섰다.

6·25 전쟁 중에도 피란처인 부산으로 양갱 솥과 보일러를 들고 가서 계속 만들 정도로 지난 80년 동안 생산을 멈춘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시중에서 판매 중인 해태제과의 팥양갱과 땅콩양갱. 신연경기자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팥을 더한 연양갱은 적절한 당도와 부드러운 식감에 자체 수분 함유량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로 물을 마시지 않고 운동 중 간편하게 영양 보충이 가능해 2000년대 들어 등산, 자전거, 마라톤 등 스포츠활동에서 '레저 간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2월 가수 비비가 내놓은 곡 '밤양갱'의 중독성 강한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 가사는 유통업계에서 신드롬을 만들었다. 해태제과는 연양갱을, 계열사인 크라운제과는 밤양갱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실제 네이버 검색어트렌드에 따르면 2024년 2월 당시 밤양갱의 검색량은 1일 100건을 넘었고, 현재까지도 '밤양갱', '양갱'의 검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연양갱의 지속적인 인기에 대해 팥의 영양적인 측면과 효율성, 제품의 경쟁력을 이유로 꼽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장수 상품은 어느 순간 소비자들이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며 "오랜 세월 동안 도태되지 않고 꾸준히 사랑을 받는 것은 고유 식재료인 팥을 기초로 한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영은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팥을 주재료로 한 연양갱은 탄수화물이 많고,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에너지를 필요로 할 때 먹으면 효율적"이라며 "설탕 함유량이 높아 당 조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주의해야 하지만 우리 전통 간식으로 입맛에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신연경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