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한복판에는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골목이 있습니다.
19세기 후반부터 현대까지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대구 근대골목'은 전통 한옥부터 근대 건축물까지 다양한 시대적 층위를 오가며 걸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에요.
오늘은 대구 근대골목 문화체험 명소 BEST 5을 소개합니다.
청라언덕: 대구 근대문화의 출발점
청라언덕은 대구 근대골목 투어의 시작점이자 가곡 <동무생각>의 배경이 된 장소입니다. 푸른 담쟁이 넝쿨로 덮인 언덕 위에는 1900년대 초 미국 선교사들이 거주했던 붉은 벽돌 주택 3채가 자리하고 있어요. 스윗츠 주택(선교박물관), 챔니스 주택(의료박물관), 블레어 주택(교육역사박물관)에서는 당시 선교사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3·1만세운동길 90계단은 1919년 독립운동 당시 학생들이 집결했던 역사의 현장입니다. 계단을 내려가면 계산성당이 보이는데, 영화 <검은사제들>의 촬영지로 유명한 이 성당은 고딕 양식의 첨탑이 인상적이에요.
계산성당: 영남 최초의 서양식 성당
1902년 건립된 계산성당은 대구 경북 지역 최초의 서양식 건축물로 사적 제29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붉은 벽돌과 화강암으로 지어진 외관은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매력을 지녔죠. 성당 내부에는 한국 최초의 가톨릭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빛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신비로움 그 자체입니다.
이곳에서 5분 거리에는 시인 이상화와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서상돈의 고택이 있습니다. 이상화 고택에서는 그의 대표작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집필했던 책상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죠.
약령시 한의약박물관: 400년 전통의 약재 시장
조선 시대 임금에게 진상하던 한약재 시장인 약령시는 지금도 170여 개의 한약방이 모여 있는 대구의 대표 전통 시장이에요. 약령시 한의약박물관에서는 조선 시대 약재 조합법부터 현대 한의학의 발전사까지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주말에는 한방 허브찜질 체험, 투호 놀이 등 전통 문화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인근 골목에서는 대구 명물 '단팥빵'과 '쌍화차'를 맛볼 수 있는 카페들이 줄지어 있어요. 특히 1937년 지어진 정소아과의원 건물은 일제강점기 상류층 주거 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손꼽힙니다.
진골목: 길다(‘질다’)는 이름의 역사적 골목
대구 사투리로 ‘길다’는 뜻의 ‘진골목’은 일제강점기 대구 유지들이 모여 살던 거리입니다. 1930년대 지어진 정소아과의원과 미도다방은 당시 모던 보이·걸 문화를 상징하는 공간이었죠. 미도다방은 40년 이상 운영된 전통 다방으로, 달걀노른자를 넣은 쌍화차가 여전히 단골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요.
골목 입구에는 2023년 개장한 ‘근대골목단팥빵’이 있습니다. 30년 전통의 팥앙금을 그대로 재현한 이 빵집은 현지인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줄 서는 명소로 자리매김했죠.
김광석 다시그리기길: 추억을 노래하는 벽화 거리
대구 근대골목에서 차로 10분 거리에는 가수 김광석을 기리는 벽화 거리가 있습니다. 그의 대표곡 <서른즈음에> 가사가 담긴 벽화와 추억의 LP 레코드 샵, 복고풍 사진관이 조성되어 있어요. 저녁이면 거리의 조명이 어우러지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인근 봉산문화거리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거리 공연’이 열립니다. 젊은 뮤지션들의 공연과 함께 수제 공예품을 구매할 수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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