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생산 30개월만에 최대↓…고금리·고물가에 회복세 약화(종합2보)
기사내용 요약
통계청 '2022년 10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전산업생산 29개월 만에 4개월 연속 감소
광공업생산 3.5%↓…서비스생산도 내림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4개월 연속 내리막
"소비 중심으로 내수 회복 흐름 지속 관건"
기재부 "화물연대 집단 파업 부담 작용"
[세종=뉴시스] 박영주 이승재 기자 = 지난달 국내 생산이 30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하는 등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소비는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투자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고금리·고물가라는 암초가 산업 동력 전반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경기 회복세를 더욱 약화시켰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2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5% 감소했다. 감소 폭은 2020년 4월(-1.8%)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전산업 생산이 4개월 연속 감소한 건 2020년 1~5월(5개월 연속) 이후 29개월 만이다.
전산업 생산은 올해 1월(-0.3%), 2월(-0.3%)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다 3월(1.6%) 석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바 있다. 이어 4월(-0.9%)에는 한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가 5월(0.7%), 6월(0.8%) 재차 반등한 이후 7월(-0.2%), 8월(-0.1%), 9월(-0.4%)에 이어 지난달까지 고꾸라졌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5% 감소하며 4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2020년 5월(-7.3%)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은 셈이다.
기타 운송장비(5.5%)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자동차(-7.3%), 기계장비(-7.9%) 등에서 부진했다. 경승용차, 대형버스 등 완성차와 반도체 조립 장비, 웨이퍼 가동 장비, 금형 등에서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다.
제조업 생산도 전월보다 3.6% 감소했다. 생산능력 대비 실적을 뜻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4%로 전월보다 2.7%포인트(p) 빠졌다. 제조업 출하는 기타운송장비(8.8%), 영상·음향기기(47.8%), 1차 금속(2.5%) 등에서 증가했지만, 기계장비(-6.4%), 자동차(-6.7%), 식료품(-3.3%) 등은 약세를 보였다.
제조업 재고는 통신·방송 장비(37.1%), 전자부품(8.1%), 비금속광물(8.2%) 등은 늘고 반도체(-5.4%), 1차 금속(-4.8%), 화학제품(-3.3%) 등은 줄면서 전월보다 1.4% 감소했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22.1%로 전월보다 0.7%p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0.8% 줄며 2개월째 부진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 역시 2020년 12월(-1.0%)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보건·사회복지 등에서 0.3% 늘었으나 금융·보험(-1.4%), 정보통신(-2.2%), 운수·창고(-1.5%), 부동산(-3.8%), 숙박·음식점(-1.4%) 등 많은 업종에서 뒷걸음질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2% 줄었다. 소매판매는 지난 3월(-0.7%)부터 4월(-0.3%), 5월(-0.1%), 6월(-1.0%), 7월(-0.4%)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다가 지난 8월(4.4%) 깜짝 반등했지만, 9월(-1.9%)부터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1%) 판매는 늘었지만, 전월 국산차와 수입차 판매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로 승용차 등 내구재(-4.3%) 판매가 감소했다. 평년과 달리 따듯한 날씨와 추운 날씨가 반복돼 간절기 의류 판매가 감소하면서 준내구재(-2.5%) 판매도 부진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에 이태원 참사 영향이 있었는지에 대해 "당연히 있기는 하겠지만, 크기와 정도의 문제"라며 "(이태원 참사가) 소비 지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보합(0.0%)을 나타냈다. 선박 등 운송장비(-5.0%)에서 줄었으나 영상, 음향 및 통신기기 등 기계류(1.9%) 투자가 늘어나면서다.
어 심의관은 "국내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 투자 재원 조달 비용까지 상승하면서 투자가 둔화했지만, 지난달 지표는 크게 나쁜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3.9%)과 토목(3.3%) 공사실적이 모두 늘어 전월보다 3.8% 증가했다. 반면 건설 수주는 주택 등 건축(-47.8%) 및 철도·궤도 등 토목(-11.3%)에서 모두 줄면서 1년 전보다 40.5%나 내려앉았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같은 자리(보합·0.0%)에 머물렀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1p 하락하며 4개월 연속 주춤했다.
어 심의관은 선행지수 하락세에 대해 "글로벌 긴축 전환에 따라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 영향"이라며 "12월 미국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조금 나아지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경기에 대해서는 "광공업 생산의 경우 화물연대 총파업, 수출 둔화 등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서비스업 생산이나 소매판매는 개선 흐름이 완전히 꺾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파업, 수출 둔화 등 악재들과 함께 높은 물가, 금리 상승 흐름 유지 등 상황 속에서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 흐름을 지속할 수 있는지, 수출과 제조업은 중국 경기 성장이 얼마나 빨리 안정을 찾는지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불확실성이 크고 상황은 좋지 않다"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경기 둔화, 반도체·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수출과 투자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강도가 제약되면서 향후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생산 측면에서는 국제 유가 하락, 공급망 차질 완화 등 긍정적인 요인도 있으나 수출 감소세 지속,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영향 등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소비·투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 월드컵 특수 등 긍정적 요인도 존재하지만 이태원 사고 영향, 반도체와 부동산 경기 하강, 높은 물가와 금리 상승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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