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센트] 등록금 의존도 53%인 국내 대학…'인구 감소'로 직격탄
통계로 말하는 뉴스 < 퍼센트 > 시간입니다. 인구 감소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대학가'는 비상입니다. 폐교 수순을 밟고 있는 지방 대학은 물론이고, 서울 주요 대학까지 휘청거리는 상황이라 사실상 '국내 대학은 무너졌다'는 진단까지 나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대학 위기' 관련해 저희가 주목한 퍼센트는 53.5%입니다.
국내 사립 대학의 지난해 평균 '등록금 의존율'입니다.
서울의 주요 사립대들의 경우, 60%대인 곳도 적지 않았는데요.
그러니깐 대학의 수입 가운데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고 있는 겁니다.
이는 해외와 비교해도 높은 수칩니다.
미국의 주요 사립대의 경우 33.3%, 주립대의 경우 18.9%에 불과했습니다.
문제는 이 등록금을 내는 만 18세 학령인구가 이미 2년 전부터 대학 입학 정원보다도 적어졌고, 2040년엔 현재 정원의 42%가량은 채우지도 못한다는 겁니다.
경기도 안산의 대학교는 '대량 해고'가 진행 중입니다.
학교 측이 운영상 문제를 이유로 개강을 미루고, 6개 학과는 신입생을 더 모집하지 않겠다고 한 겁니다.
[김은혜/재학생 : 갑자기 3월 13일에 개강한다고 통보받았어요. 폐과가 된다고 하니깐 정말 열심히 배워나갔는데 그 노력들이 다 무산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교수들도 올 들어 29명이 명예퇴직시켰고, 남아있는 일부 교수들도 면직 통보를 받고/ 직장을 잃을 위깁니다.
[임광빈/신안산대 기계공학과 교수 : (학교 측이) 명예퇴직을 하지 않으면 폐과 대상 학과는 면직시키겠다고… 28년간 제가 이 학교에서 몸담았는데 하루아침에 면직을 당한다고 하니깐 그동안의 내 젊음, 모든 것이 무너지는 느낌…]
[신안산대 교수 : 저희 아이들도 이제 4명이 있는데 아이들도 전혀 모르는 상황입니다. 준비할 시간이 있었던 게 아니고 며칠 사이에…]
교직원도 절반 이상 실직했고, 남아있는 직원도 넉 달째 급여를 받지 못했습니다.
재정 악화로 위기를 겪는 건 서울의 주요 대학들도 마찬가집니다.
정원은 채웠지만, 주 수입원인 등록금이 15년째 동결돼, 대학들은 '계약직 교수'를 늘리고 있습니다.
특히 정교수로 불리는 전임 교수 중에서도 정년이 보장이 안 되는 이른바 '비정년 트랙' 교수를 늘려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데, 이들 평균 연봉은 3,871만 원이란 통계도 있습니다.
박봉과 불안정한 고용 속에서 교육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윤인진/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 자리가 보장된 것이 아니다 보니깐 더 높은 수준의 교육과 연구를 위한 활동을 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고요.]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대학의 83%가 사립대다 보니 국가의 지원은 턱없이 적은 상황.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원 규모'는 OECD 평균의 64% 수준에 그칩니다.
특히 서울의 주요 사립대들의 정원은 2만 명 안팎인데 해외 주요 명문대에 비하면 많게는 3배 넘는 수칩니다.
[임희성/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 정원 규모는 우리나라 주요 사립대학들보다 1만명에서 1만5천명으로 적은데 재정으로 보면 하버드대 같은 경우에 우리나라 서울대 예산의 9배… 결국 양질의 교육을 시킬 수 없는 지금의 결과는 굉장히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죠.]
때문에 대학의 자구적인 노력에 더해 국가의 재정 지원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작가 : 최지혜 / 영상디자인 : 이정회·최수진·조영익 / 인턴기자 : 백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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