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심판이 없는 스포츠입니다. 플레이어 스스로가 규칙을 준수하고 정직하게 스코어를 관리해야 하죠. 하지만 필드의 긴장감 속에서 의도치 않게 규칙을 위반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오구(誤球), 오소(誤所) 플레이란 표현의 변화
많은 골퍼들이 2022년 윤이나 선수의 '오구 플레이'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자신의 것이 아닌 골프볼을 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단순히 타인의 볼을 쳤기 때문이 아니라, 그 실수를 인지하고도 적절한 정정 절차 없이 다음 홀로 진행했기 때문에 문제가 커진 것이고, 이는 '실격'에 해당하는 페널티를 받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다음 홀 티샷 전에 이 사실을 밝혔다면 2 벌타의 페널티로 마무리될 수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많은 비난을 받아야 했던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진 사건입니다.
사실 '오구 플레이'는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표현입니다. 2019년 R&A와 USGA의 골프 규칙 전면 개정을 계기로, 대한골프협회(KGA) 역시 번역 기준을 변경하면서 과거 '오구(誤球)'와 '오소(誤所) 플레이'라 불렀던 용어가 현재는 '잘못된 볼(Wrong Ball)'과 '잘못된 장소(Wrong Place)'라는 표현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볼 그리고 잘못된 장소의 의미
이 두 가지 규칙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골퍼가 자신의 볼이 아닌 골프볼을 치거나 자신의 볼이 놓여야 할 곳에서 치지 않는 상황을 말합니다.
잘못된 볼(Wrong Ball)이란 자신의 인플레이 볼이나 프로비저널 볼을 제외한 모든 볼을 말합니다. 동반자의 볼이나 타인이 잃어버린 볼을 발견해 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잘못된 장소(Wrong Place)는 자신의 볼을 치긴 했지만, 규칙에 따라 플레이해야 할 지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스트로크를 하는 경우입니다. 드롭 구역을 벗어나거나, 그린 위 마크 복원 실수 등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이 규칙 위반에 따른 페널티는 꽤 무거운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일반 페널티인 2 벌타가 부과됩니다. 하지만 다음 홀 티샷 전까지 '잘못된 볼' 위반을 바로잡지 않거나, 잘못된 장소에서의 플레이로 인해 골퍼가 '상당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는 실격이라는 중한 페널티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골프 규칙과 에티켓이라는 측면에서 두 경우 모두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잘못된 볼과 잘못된 장소 위반을 하지 않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
골프 규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아마추어 골퍼가 그렇게까지 규칙을 따져야 하느냐"는 의견입니다.
물론 일리 있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함께 라운드 하는 동반자가 규칙과 에티켓을 중시하는 골퍼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규칙에 지나치게 관대한 모습이 오히려 동반자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큼 '잘못된 볼'이나 '잘못된 장소'와 관련된 실수를 처음부터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자신의 볼에 마킹을 해두는 것입니다. 깊은 러프나 풀숲에서는 비슷한 위치에 있는 타인의 볼을 내 것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샷을 하기 전 반드시 자신의 볼인지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본인이 어떤 볼을 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골퍼도 적지 않은 만큼, 플레이를 하기 전에 자신의 볼이 어떤 브랜드의 어떤 모델인지 확인해 두고, 마킹을 해두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두 번째는 "확인 좀 할게요"와 같은 선언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입니다. 내 볼인지 확실하지 않을 때는 동반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볼을 식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때 사전에 '선언'을 하고 확인하는 것과, 아무 말 없이 볼을 집어 올렸다가 내려놓는 행동은 에티켓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드롭 위치를 정할 때 티(Tee)를 활용하는 습관입니다. 드롭 구역의 기준점이 되는 원래의 볼 위치나 가장 가까운 구제 지점에 티를 꽂아 표시하는 것입니다. 잘못된 장소에서 드롭하거나 드롭 위치를 벗어난 볼을 치는 실수를 막을 수 있는 실용적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그린 위에서 볼 마커로 볼의 위치를 표시하듯, 드롭할 때에는 티를 활용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잘못된 볼'과 '잘못된 장소'는 의외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실수일 수 있는데요. 비록 선수는 아니지만, 두 상황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고, 규칙에 맞게 플레이하는 것이 더 '골퍼다운' 모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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