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유·사산 휴가 5일→10일, 배우자도 신설…난임 지원 강화"

한정수 기자 2024. 10. 2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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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상보)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실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유·사산 여성의 건강 회복과 난임가정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일·가정 양립 우수 기업에 대한 지원도 늘리고 인식 개선을 위해 임신 및 육아 관련 용어 변경을 추진한다.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비서관은 27일 오후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정책 과제들을 설명했다. 유 수석은 이날 정부에서 준비 중인 저출생 보완 대책과 인구전략기획부 설립 추진 현황, 최근 출산율 개선의 이유 등을 상세히 밝혔다.

대통령실은 먼저 청년들의 사회 진출과 결혼, 출산이 계속 늦어져 유·사산과 난임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여성 건강 회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실제 유·사산율은 2018년 23.2%에서 지난해 25.5%로 높아졌다.

구체적으로 유 수석은 "임신 초기(11주 이내) 유·사산 휴가 기간은 현재 5일로 신체적, 정신적 회복을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이에 10일로 휴가 기간 확대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자가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회복을 도울 수 있도록 배우자 유·사산 휴가 제도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유·사산 휴가 확대와 관련한 내용은 오는 30일 인구비상대책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라며 "이 같은 내용은 입법이 필요한 사항으로 새 법안을 제출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제도가 중소기업 등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중소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난임 가정에 대한 의료비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받아 난임 시술을 받다가 난자가 없는 빈 난포인 공난포가 나올 경우 지원금 지급이 중단되고 그간 받은 지원금을 반납해야 하는 현재의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유 수석은 "난임 부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본인이 원하지 않게 시술이 중단되는 경우에도 지자체가 의료비를 지원하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로 시술이 중단되는 경우 경기도를 제외하면 대체로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고 반환해야 한다"며 "이런 부분이 다른 지자체에도 확대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저출생 대응 및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또 저출생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우수 중소기업, 일·가정 양립 우수 중소기업, 가족친화 인증 기업에 해당하는 중소기업 등이 국세청 정기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될 경우 내년 1월부터 조사 유예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육아와 관련한 용어 변경도 추진한다. 유 수석은 "저출생 대응에는 결혼, 임신, 출산, 양육과 관련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며 "'육아휴직' 대신 '육아몰입기간' 등으로 용어를 변경하자는 의견이 있다. 우리 사회가 임신, 출산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구전략기획부 설립에 대해서는 "추진단을 발족시켜 준비 중이다. 인구 비전과 중장기 인구 전략을 위해 국책연구기관과 정부가 합동으로 인구전략 로드맵을 작업해 인구부 출범과 함께 발표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인구부 신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정기 국회내 관련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유 수석은 최근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늘고 있는 것을 거론하며 "이번 정부 들어 일·가정 양립 지원 확대 등 청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적극 시행된 정책들이 강화된 영향이 있다"며 "본격적이고 구조적인 반등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지금의 긍정적 모멘텀을 장기적 출산율 상승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정책적 결론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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