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계 1위 시추기업 "리스크 상당"…석유공사, 보고서 받고도 '비공개'
정부는 동해 유전 개발 사업을 발표하면서 미국 업체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액트지오에 앞서 세계 1위 석유 시추 기업도 석유공사 의뢰를 받아 분석을 진행했고,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 결론 자체를 비공개 처리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김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정부는 지난 6월 동해 유전 사업을 발표하면서 성공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최남호/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지난 6월 10일) : 20%의 성공률이면 사실은 개별 팩트요인을 봤을 때는 성공률이 높다. 기존에 축적된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충분히 시추할 만한 수준…]
근거는 지난해 말에 완료한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액트지오에 앞서 지난 22년 말에 세계 1위 석유 시추 기업인 슐럼버거가 석유공사의 의뢰를 받아 분석을 실시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우드사이드와 석유공사의 탐사 유망성 관련 자료를 재평가하는 용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석유공사는 슐럼버거의 분석 결과 보고서를 받고도 그동안 비공개했다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이마저도 성공 가능성 수치 등 주요 대목을 삭제하고 냈지만, 부정적인 전망이 눈에 띕니다.
결과 부분에 "가장 긍정적인 지역에도 상당한 리스크가 존재한다"라거나 "해당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미숙하다"는 겁니다.
앞서 16년간 해당 지역을 탐사한 우드사이드도 "사업성이 낮다"며 철수한 바 있습니다.
야당은 정부가 긍정적인 내용만 발표한 게 아니냐며 국정감사에서 따지겠다고 밝혔습니다.
[김교흥/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 부정적인 내용의 보고서가 직전까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무시한 게 아닌가…]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슐럼버거와 액트지오 용역은 목적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입수한 두 용역 계획서에는 분석 지역이 같고 목적도 '탐사 전략 수립'이라는 취지로 적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앞선 해명 외에 덧붙일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영상취재 김진광 영상편집 박수민 영상디자인 허성운 신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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