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차전지 소재 기업 대주전자재료의 기업 가치가 치솟으면서 과거 수백억원 규모로 발행했던 메자닌(CB·EB)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투자자는 수백억원대 차익을 실현했고, 회사는 증권사와 '수익 공유형 콜옵션'을 통해 차익 대부분을 자금으로 확보했다. 지분 희석은 최소화하고 투자 재원은 확보하는 재무 전략을 구사했다.
메리츠증권에 '콜옵션' 부여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주전자재료는 최근 7회차·8회차 전환사채(CB) 매도청구권(콜옵션) 행사자를 메리츠증권으로 지정했다. 7회차 151억원(발행금액의 35%), 8회차 56억원(31.1%) 등 207억원 규모다.
해당 거래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통상적인 지분 확보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콜옵션 행사 후 주식 전환·시장 매각을 통해 얻은 실현이익에서 세금·거래비용 등을 제외한 순이익의 80%를 대주전자재료에 지정 대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전일 종가 기준 대주전자재료 주가는 14만6700원 수준이다. 7·8회차 CB 전환가액은 각각 10만9824원, 11만345원이다. 현 주가 기준으로 전환 후 매각 시 37% 이상의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주전자재료는 최대주주 일가가 직접 콜옵션을 행사하는 대신 증권사를 통해 차익을 실현하고 그 수익 상당 부분을 회사로 회수하는 구조를 택했다. 확보된 현금은 이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 공장 증설에 활용될 전망이다.
주가 상승의 과실은 기존 투자자에도 돌아갔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크레딧솔루션(ICS)이 설립한 넥스트1호유한회사는 보유 중이던 6회차 교환사채(EB) 200억원어치를 전량 교환 청구 후 장내 매도했다.
해당 EB의 교환가액은 8만3153원이었다. 넥스트1호는 주가 급등 구간마다 분할 매도에 나섰고, 처분 단가는 12만6000원에서 최고 16만5260원 수준에 형성됐다. 결과적으로 투자 원금 대비 상당한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6회차 EB는 신주를 발행하는 CB와 달리 대주전자재료가 보유한 자사주를 교부하는 구조였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이 적은 거래로 평가된다.
음극재 공장증설에 671억 투자

대주전자재료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910억원,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 93% 증가한 수치다. 실리콘 음극재 적용 차종 확대와 태양전지 전극재료 수요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동시에 당기순손실 35억원이 발생했다. 이는 회계상 평가손실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CB 전환권 등 내재파생상품은 공정가치로 평가해 부채로 인식한다. 주가가 오르면 전환권 가치가 상승하고 그만큼 부채가 증가해 회계상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대주전자재료는 올 1분기에 금융비용으로 285억원을 반영했다.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CB 관련 누적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174억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회사 측은 "주가 상승에 따라 회계적으로 반영된 손실일 뿐 실제 현금 유출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주전자재료는 최근 수년간 실리콘 음극재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자금 조달을 이어왔다. 초기 증설 과정에서 차입금과 CB 발행 확대로 2024년 부채비율이 한때 200%를 넘기도 했다. 이후 시흥·군산 공장 부지 자산재평가로 502억원 규모 자본을 확충했고, EB 발행으로 지분 희석과 이자 부담을 줄였다.
최근에는 주가 상승을 활용해 FI들의 전환·교환을 유도하며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하고, 콜옵션 차익 일부까지 회사 현금으로 흡수하게 됐다. 회사는 현재 671억원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주전자재료는 실리콘 음극재라는 성장 스토리를 기반으로 자산재평가, EB, 수익 공유형 콜옵션 등 수단을 활용해온 사례"라며 "회계상 파생상품 손실 부담은 존재하지만, 본업 성장과 재무 전략이 맞물리며 엑시트와 밸류업이 맞물린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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