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바뀌었다고 교사 버리는 경기교육청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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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이 스스로 만든 정책을 믿고 일해 온 교사들을, 돌연 "위법이었다"며 내치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
이들은 경기도교육청의 정책을 믿고 사서교사로 근무했다.
그러나 교육감이 바뀌자 정책은 폐기됐고, 교육청은 해당 정책이 '위법'이었으며 이들은 '무자격 교사'였다며 경력을 절반만 인정하겠다고 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천막 농성 중인 교사들에게 법원 조정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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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 | 법률사무소 이유 변호사
행정이 스스로 만든 정책을 믿고 일해 온 교사들을, 돌연 “위법이었다”며 내치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
경기도의 많은 학교 도서관은 한때 장서가 뒤섞인 채 사실상 방치돼 있었다. ‘교원+사서 기간제교사’들이 그 문을 열었다. 독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책으로 수업을 했다. 폐쇄 직전이던 도서관이 다시 학생들로 채워졌다.
이들은 경기도교육청의 정책을 믿고 사서교사로 근무했다. 2019년 교육청은 사서교사 자격 완화 정책을 시행하며 경력을 100% 인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교육감이 바뀌자 정책은 폐기됐고, 교육청은 해당 정책이 ‘위법’이었으며 이들은 ‘무자격 교사’였다며 경력을 절반만 인정하겠다고 했다. 교사들은 소송에 나섰다. 돈 때문만이 아니었다. 교사의 자격과 배신당한 상처를 인정받고자 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천막 농성 중인 교사들에게 법원 조정을 약속했다. 그러나 교사들이 천막을 접는 듯하자 교육청은 ‘위법한 조정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의 서면을 법원에 제출했다.
행정법에는 오래된 원칙이 있다. 행정청의 결정을 믿고 삶을 설계한 국민의 신뢰는 보호되어야 한다. 대법원도 이미 부여한 이익을 철회하려면 신뢰를 깨뜨릴 더 중대한 공익이 있어야 한다고 했고(2014두9226),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임용에 하자가 있대도 수년간 근무한 공무원의 신뢰를 뒤늦게 깨뜨릴 수 없다고 했다(2006구합805). 학계는 직업과 생활 기반이 형성된 지위는 ‘존속 보장’ 대상이라고 본다.
설령 위법이었대도, 그 책임은 교육청에 있지 교사들에겐 없다. 서울에선 전 교육감의 특별채용 위법 판결 이후에도 현 교육감이 귀책 없는 교사들의 채용을 취소하진 않았다. 서울의 교사들은 보호됐지만, 경기도의 교사들은 너무 쉽게 버려졌다.
인공지능 시대, 독서교육을 강조하면서 교사들의 삶을 흔드는 것은 모순이다.
교육청을 믿은 교사들을 버리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교육은 무엇보다 사람을 지키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 글쓴이는 ‘교원+사서 기간제교사’들이 경기도(대표자 경기도교육감 임태희)를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소송의 원고 소송대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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