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집 안 팔리는 데"… 광주 '역대급' 입주 폭탄 이중고
매매 급감 속 새아파트 잔금 '발등의 불'
분양가 껑충·이자 부담가중 등 이중고
이사 포기…대출 버티거나 전월세 전환

올해 광주지역에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가운데, 새 아파트로 이사를 앞둔 입주 예정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기나긴 부동산 침체로 기존 아파트 거래가 뚝 끊긴 데다, 치솟은 새 아파트 분양가와 무거운 대출 이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잔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최근 KB부동산에 따르면 2026년 광주광역시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 1597세대로, 전년 대비 약 2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인접한 장성군 첨단3지구 물량(3365세대)까지 포함하면 총 17개 단지, 1만 4962세대로 급증한다. 이는 최근 10년 내 최대 규모이자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전국적으로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입주 물량은 20만 5054가구로, 2023년(35만 9362가구) 대비 약 43%나 감소하며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광주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통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올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나홀로 입주 집중기를 맞았다. 자치구별로는 북구가 7062세대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고, 서구 1924세대, 동구 1269세대, 광산구 993세대, 남구 349세대 순이다.
얼어붙은 매매 시장… "기존 집 안 팔려 이사 못 가요"
문제는 기존 주택의 거래 부진이다. 쏟아지는 입주 물량과 달리 매수 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부동산 플랫폼 사랑방 분석 결과, 지난 2월 광주 아파트 매매 실거래량은 624건으로 1월(1498건) 대비 58.3% 급감했다. 전년도 거래량(1360건)과 비교해도 54.1% 줄어든 수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광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약보합 또는 하락 흐름을 보이며 매수세가 크게 위축됐다.
입주를 앞둔 시민 A씨는 "입주는 확정됐지만 기존 집을 내놨는데도 매매 문의조차 없어 이사를 못 오고 있다"며 "기존 아파트를 팔아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막막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치솟은 분양가·고금리 대출 장벽 '첩첩산중'
기존 아파트가 제때 팔리지 않으면 입주 예정자들은 잔금 마련을 위해 추가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새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가격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6·27, 9·7 대출 규제 강화와 고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자금 조달의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 기준)는 연 4.23%로 전월 대비 상승했다. 금융위원회 동향에서도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속적인 감소세(△2.0조원 → △1.0조원)를 보이고 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매매 감소의 주된 원인은 금리 부담과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자금을 빌리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민 A씨는 "기존 아파트 가격은 하락하는데 치솟은 분양가 탓에 새 아파트 입주를 위한 대출도 벅차다"며 "금리마저 높아 기존 주택 담보대출과 신규 잔금대출을 떠안는 '이중대출'을 하느니, 차라리 입주를 포기하고 전세나 월세로 돌려야 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거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광주지역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공급 증가와 수요 위축이 맞물려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이며, 특히 공급이 집중된 대단지 주변으로는 가격 조정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 다만, 향후 금리 인하 여부와 지역 경기 흐름에 따라 하반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편, 올해 광주 입주 아파트 단지는 △1월 서구 위파크 마륵공원(917세대) △4월 북구 운암자이포레나퍼스티체(3214세대) △5월 동구 교대역모아엘가그랑데(815세대), 서구 상무 양우내안애 퍼스트힐(312세대) △7월 광산구 선운2지구예다음(554세대) △8월 서구 위파크더센트럴(695세대) △9월 북구 연제첨단광신프로그레스(380세대), 운암산공원진아리채그랑뷰(414세대) △10월 북구 위파크일곡공원(1004세대), 첨단제일풍경채(584세대) △12월 남구 두산위브트레지움월산(320세대), 북구 힐스테이트중외공원(1466세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