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어게인’ 털어내지 못한 경남 국회의원 9명 [경남 22대 중간평가]

김두천 기자 2026. 6. 1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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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12.3 내란 사태와 이후
계엄 사과·유감 표명 경남 국민의힘 의원 4명
윤석열 옹호·동조, 탄핵 반대 발언 남아 있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2025년 1월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막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터진 12.3내란 사태는 한국 정치사에 중대 변곡점이었다. 서슬퍼런 군사 독재 시절 국민 삶과 자유를 옥죄던 비상계엄 망령이 1987년 민주 헌정체제가 된 이후 40년 만에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이 내란 사태 당시 어떻게 행동했고, 이후 이를 역사적으로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는 대한민국 헌법 질서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가늠하는 척도다.

12.3 불법 비상계엄 해제 참석 3명

2024년 12월 3일 반헌법·불법 비상계엄이 선포된 날 경남 국회의원들 태도는 엇갈렸다. 4일 오전 1시 국회에서 이뤄진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경남 국회의원 16명 중 3명만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김해 갑)·허성무(창원 성산), 국민의힘 신성범(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이다. 국민의힘 김태호(양산 을)·윤영석(양산 갑)·박대출(진주 갑)·윤한홍(창원 마산회원)·정점식(통영고성)·최형두(창원 마산합포)·서일준(거제)·강민국(진주 갑)·김종양(창원 의창)·이종욱(창원 진해)·서천호(사천남해하동)·박상웅(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민주당에서는 김정호(김해 을) 의원이 표결하지 못했다.

최형두 의원은 친척 문상 일정 뒤 3일 오후 9시 넘어 마산발 서울행 KTX를 타고 이동 중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들었다. 이후 4일 0시께 서울역에 도착해 곧장 국회로 향했으나 출입을 봉쇄한 경찰에 막혀 경내로 진입하지 못하다 1시가 조금 못 돼 겨우 담을 넘어 들어갔지만 표결에 참여하지는 못 했다.

김정호 의원은 지역 행사 도중 소식을 듣고 3일 오후 11시쯤 김해에서 출발해 표결이 끝난 4일 오전 2시쯤 국회에 도착했다. 김태호 의원을 비롯한 몇몇 의원은 당사에서 상황을 지켜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7일 윤석열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투표가 불성립되는 상황을 만들어 위헌·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해 군과 정보기관을 움직여 국민에게 총부리를 들이댄 윤 전 대통령이 탄핵을 피하고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참여했던 신성범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2차 탄핵 표결을 앞두고는 대부분 당론 뒤에 숨었다. 다만 김태호 의원만 12일 당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 "이제 맞잡은 대통령 손을 놓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공개적인 의사 표시를 했었다. 14일 2차 탄핵안 표결 결과 재적의원 300명 전원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04명, 반대 85명, 기권 3명, 무효 8명으로 가결됐다.

공개사과·윤석열 절연 국민의힘 의원 2명

현재까지 12.3 내란 사태를 부른 데 공식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을 약속한 도내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신성범(산청·함양·거창·합천)·최형두(창원 마산합포) 의원뿐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3일 초·재선을 주축으로 한 국회의원 25명 대국민 사과문에 이름을 올렸다.

공개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지는 않았지만 당 주류와 결이 다른 목소리로 윤 전 대통령과 단절을 언급한 이들은 더 있다.

김태호(양산 을)·윤한홍(창원 마산회원) 의원이다. 김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에서 "윤석열이 국민의힘을 버렸으니 우리도 윤석열을 버려야 한다"며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또다시 이런 탄핵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에 직면한 것이 정말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3일 대국민 사과문에는 이름 올리지 않았지만 "이미 원내대표 선거 당시 윤석열과 단절하고 내란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마음을 국민께 전했다"고 했었다.

윤 의원은 지난해 12월 5일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회의'에서 여전히 비상계엄을 옹호하며 사과하지 않는 장동혁 당 대표를 면전에서 직격했다.

윤 의원은 이재명 정부 실정에도 당 지지율도 오르지 않는 이유가 계엄 옹호에 있다고 진단하며 "상상할 수 없는 어이없는 계엄을 하고도 잘못했다 인식하지 않는 게 국민 보기에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비판하는 꼴이니 아무리 현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한다. 백약이 무효"라고 성토했다.

윤 의원은 이후 한 라디오 방송에서 "22대 총선 전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정 방향에 노선 변화 필요성을 고언했지만, 돌아 온 건 생애 중 듣도보도 못한 무지막지한 욕설과 고함 뿐이었다"고 회고했었다.

나머지 의원들은 아직 별다른 언급이 없다. 4선 박대출(진주 갑) 의원, 3선 정점식(통영고성) 의원, 재선 서일준(거제)·강민국(진주 을) 의원, 초선 서천호(사천남해하동)·김종양(창원 의창)·이종욱(창원 진해) 의원은 2025년 1월 6일 윤 전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을 막으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서기도 했다.

박대출·정점식·박상웅(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2025년 3월 8일 지귀연 재판부의 '구속 취소'로 출소하는 윤 전 대통령을 현장에서 반겼다. 강민국·김종양·박대출·서일준·서천호·이종욱·정점식 의원은 탄핵 반대 집회에도 나갔다. 윤영석(양산 갑) 의원을 제외하고는 체포 저지, 출소 환영, 탄핵 반대 집회 참석에 두루 이름을 올렸다. 서천호 의원은 그해 3월 1일 광화문 집회에서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를 쳐부수자는 언동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결의문 뒤에 숨어서는 안 돼

현재 민주당을 제외한 도내 국민의힘 의원 13명의 12.3 내란 관련 태도는 △적극적 사과(김태호·신성범·윤한홍·최형두) △소극적 침묵(윤영석) △계엄 동조(박대출·정점식·서일준·강민국·박상웅·서천호·김종양·이종욱)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물론 '계엄 동조' 분류에 대해서는 반론이 될 만한 이벤트도 있었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3월 9일 국민의힘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확히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개인적으로 적극적인 의사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결의문을 앞세워 "사과하지 않았느냐"고 강변할 수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판결로 불법이 확정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사과, 이미 감옥에 갇힌 윤 전 대통령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주장 일체에 반대한다는 입장 정도로는 앞서 동조 행위를 덮기 어렵다.

이른바 '절윤 사과문'이라지만 6.3 지방선거 완패라는 파국을 피하고자 마지못해 선택한 고육지책이자 거짓 사과라는 의심을 피하지는 못했다. 대다수 국민은 여전히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극우 세력과 단호히 단절하고 내란 청산과 훼손된 민주주의를 복원할 입법 활동에 직접적인 행동으로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끝>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