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파업' 흔든 MZ노조…"명분 없다" 반기에 연대 와해

정연주 기자 2022. 12. 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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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지도부가 지난해 임금 동결했을 때는 파업 운만 띄우고 가만히 있더니, 정권이 바뀌자 임금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파업 얘기부터 하더라. 이번에도 정작 중요한 임금 논의는 뒷전이었다".

지난 1일 하루 만에 파업을 끝낸 서울교통공사 내부에선 노조 파업에 반기를 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노조원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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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MZ노조 "작년 임금동결 땐 가만히 있더니"
공공기관 평가 우려도…'워라밸 중심' 노동관 변화 드러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노조 지도부가 지난해 임금 동결했을 때는 파업 운만 띄우고 가만히 있더니, 정권이 바뀌자 임금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파업 얘기부터 하더라. 이번에도 정작 중요한 임금 논의는 뒷전이었다".

지난 1일 하루 만에 파업을 끝낸 서울교통공사 내부에선 노조 파업에 반기를 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노조원이 적지 않았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3개 노조로 구성됐다. 제1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1만200여명), 2노조는 통합노조(2900여명), 3노조는 올바른노조(1900여명)다.

지난달 30일부터 하루 동안의 파업은 가장 큰 세력인 민주노총 산하 1노조가 주도하고 2노조인 통합노조가 합류한 방식으로 추진됐다.

다만 파업에 합류한 통합노조 등 MZ세대 노조원들 사이에서 '명분 없는 파업'이란 목소리에 힘이 실렸고 파업 연대가 빠르게 무너졌다.

일찌감치 파업에 합류하지 않은 3노조 '올바른노조'는 MZ세대가 모여 지난 2021년 창설한 신생 노조다.

송시영 올바른노조위원장은 2일 뉴스1과 통화에서 "공사 직원 임금이 굉장히 낮다. 임금이 주된 내용이었으면 직원들도 많이 공감하고, 저희도 당연히 참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측의 구조조정안을 파업의 주된 이유로 들었는데 이 역시 정리해고가 아닌 감축 대상자를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이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재정 악화 배경엔 2018년 공사가 기존 협력업체 소속 구내식당 등 종사자 1285명을 공사 소속 일반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 또한 주요 원인이며, 이를 자회사로 분리하겠다는 사측의 기존 구조조정안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MZ세대 노조원 사이에선 공공기관 평가 문제도 거론됐다. 파업을 한 기관의 경우 불리한 평가를 받게 되는데, 낮은 평가를 받게 되면 서울시가 기관에 지급하는 평가급 또한 줄어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몫 또한 적어진다.

노동계 관계자는 "세대 간 노동관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며 "세대교체로 '투쟁'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전체 인원의 약 70%가 5년 내 퇴직을 앞두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민주노총 지도부가 교섭현장에 다녀간 것 자체가 '뉴스'가 된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파업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노사가 이견을 좁혔으나 민주노총 지도부가 교섭현장에 다녀간 후 협상이 결렬됐다며 '기획 파업'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수도권 지하철 일부와 KTX 등 열차를 운영하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도 이날 파업 직전 사측과 극적 합의했다.

코레일 내부에서도 신규 직원들을 중심으로 사업장 이동을 제한한 노조 중심의 근무 여건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과거 직원들의 복리후생보다 정치적인 명분에 집중했던 노조에 대한 괴리감과 불신이 매년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철도 내 각 사업장의 이동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에서 노조 소속 상급자에게 사실상 '기속'되는 구조가 MZ세대 직원들의 불만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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