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세 부과시 추가 비용 추산
전세계 경제를 뒤흔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미국 반도체 장비제조업체에도 연간 10억달러(약 1조4300억원) 이상의 비용 부담을 떠안기는 것으로 추산됐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3대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KLA를 비롯한 업계 경영진은 지난주 미국 정부 당국자들과 관세로 인한 부담 문제를 논의했다.

당시 기업 관계자들은 관세로 인해 대형 업체의 경우 기업당 연간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업계는 온투 이노베이션처럼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업체들도 수천만 달러의 비용 상승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경영자들은 주로 반도체 장비를 중국 등 해외 시장에 판매하지 못해 발생하는 매출 손실과 제조장비 부품의 대체 공급업체를 찾는 데서 비용부담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 복잡한 관세 관련 정책을 준수하기 위해 추가 인력을 채용하는 것도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억제하기 위해 일련의 규제를 해왔기 때문에 업계는 이미 수십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의 추가 비용 추정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실제 부과되면 달라질 수 있다. 제조장비에는 여러 부품이 필요하고 관세율도 얼마가 될지 불분명해 현재 정확한 계산은 어려운 상태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지난 14일 관보에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반도체, 반도체 제조장비, 파생제품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 범위를 반도체 칩에 얽힌 모든 공급망으로 넓히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조사 대상에는 반도체 기판(substrate)과 웨이퍼(bare wafer), 범용(legacy) 반도체, 최첨단(leading-edge) 반도체, 미세전자(microelectronics), 반도체 제조장비 부품 등이 포함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 중인 모든 조사 대상이 품목별 관세 항목인 반도체 관세에 포함될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제조업체 뿐만 아니라 삼성전기·LG이노텍·SK실트론 등도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관세에 대해 계속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속단하긴 이르지만 관세가 실제 부과되면 한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들 뿐만 아니라 결국 미국 기업들도 비용부담이 커져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유발에 일조하게 된다는 우려가 미국 내부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