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MZ세대 사이에서 ‘갸차의 왕’으로 군림하던 라부부(Labubu), 이제는 그 인기를 넘보는 또 다른 캐릭터가 등장했다. 바로 ‘크라이 베이비(Crybaby)’라는 인형이다.
팝마트(Pop Mart)의 대표 라인업 중 하나로, 최근 라부부의 뒤를 이을 새로운 대세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라부부의 리셀가는 2억? 전설이된 라부부
라부부는 중국 팝마트에서 판매하는 블라인드 박스 피규어로, 2019년 독점 라이선스를 통해 본격적인 상품화에 돌입했다. 못생겼다는 평도 있지만, 그 어딘가 정이 가는 어글리 큐트(ugly-cute) 콘셉트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갸차’ 방식의 랜덤 박스 구매 방식, 그리고 극히 일부에만 존재하는 시크릿 박스의 등장 확률은 수집 욕구를 더욱 자극했고, 이로 인해 라부부는 컬렉터들 사이에서 ‘희소성의 끝판왕’으로 불리게 됐다.
그 인기는 가격으로도 증명된다. 중국 경매에선 한정판 라부부 대형 피규어가 약 2억 원(124만 2000위안)에 낙찰되기도 했다. 실제로 팝마트는 라부부를 포함한 캐릭터 사업 덕분에 2024년 매출 130억 위안(약 2조 5000억 원), 영업이익 8000억 원을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63조 원에 달하며 주가도 연초 대비 13배가 뛰었다.
크라이베이비, 라부부를 뒤이을 수 있을까?
라부부의 바통을 잇는 존재로 떠오른 건 다름 아닌 '크라이 베이비'라는 캐릭터이다. 귀여운 빵빵한 볼과 커다란 눈망울, 살짝 찡그린 표정이 특징인 이 피규어는 태국 출신 디자이너 몰리(본명 모드 니사 스리컴디)의 작품이다.
‘마음껏 울어도 된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우는 얼굴조차 사랑스럽게 표현한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 팝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이미 품절 대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리셀가는 출시가 대비 2~3배까지 치솟았다. 실제로 크라이 베이비의 매출은 전년 대비 16배 증가했고, 팝마트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왜 이렇게 ‘키링’이 뜨거운가?
라부부와 크라이 베이비처럼 작은 피규어나 키링이 큰 인기를 끄는 데에는 ‘작은 소비로 큰 만족을 얻고 싶다’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뽑기형 피규어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희소성, 위로, 소장 가치를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현대적 취향 소비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갸차 하나에도 마음을 담는 요즘 세대. 라부부의 시대를 지나, 이젠 울보 크라이 베이비가 MZ세대의 ‘공감 캐릭터’로 등극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