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덕분입니다”…관광산업 폭발했다는 이 나라, 옆집도 윗집도 갔다는데 [신짜오 베트남]
베트남 현지 언론이 인용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 동안 베트남은 127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하며 작년 한 해 기록한 연간 관광객 수 1260만 명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이 중 관광객 순위 1위를 기록한 게 바로 한국인이었습니다. 9개월간 무려 330만 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베트남을 방문했습니다. 중국에서는 270만 명이 베트남을 향했습니다. 이 두 나라에서 온 관광객이 베트남 전체 관광객의 48%를 차지합니다. 중국은 베트남과 국경을 맞댄 나라이기에 비행기는 물론 육로로도 베트남 땅을 밟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베트남은 4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야만 올 수 있는 나라입니다. 게다가 중국 인구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이 중국을 제치고 베트남 관광객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여행 리스트에 베트남이 상위권에 올라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글로벌 결제업체 비자(VISA)에서 내놓은 통계를 찾아봐도 비슷한 경향이 읽힙니다. 비자는 올 상반기 해외여행을 떠난 한국인들의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를 지난해와 비교 분석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 여행객들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 지출 금액이 큰 5개 지역은 일본, 베트남, 호주, 태국, 괌 순이었습니다.
일본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유가 분명합니다. 엔저 열풍으로 일본 관광 붐이 불면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국내여행을 가듯이 일본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이를 노린 직항 항공편이 가파르게 늘면서 일본을 찾기가 더욱 쉬워졌습니다. 그 결과 아시아 전체 결제 금액 중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9%에서 48%로 더 올라갔습니다.
그렇다면 베트남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 지출 금액 16%로 2위를 차지한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3위와 4위를 차지한 태국과 호주가 지출 금액 6%를 차지한 것을 보면 베트남의 지출액이 새삼 크게 느껴집니다.
한국인이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카드로 긁은 금액은 숙박비였습니다. 올해 상반기 동안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의 숙박비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습니다. 전체 여행 경비의 21%를 차지했습니다. 필수품에 대한 지출은 21%, 식품에 대한 지출은 17%를 차지했습니다.
게다가 베트남의 다낭, 호치민, 하노이는 한국 관광객 지출 목록에서 상위 3개 여행지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인이 냐짱, 달랏, 푸꾸옥에서 쓴 카드 결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90%, 150%, 160% 증가했습니다. 이는 한국인이 베트남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휴가의 상당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경우 시내 요지에 자리 잡은 한인타운을 가면 ‘여기가 한국인지 베트남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미리부터 베트남에 자리 잡은 삼성그룹과 신한은행, 롯데, 효성을 비롯한 기업의 선전 덕분에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거래하며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 벤더사들도 대거 베트남으로 이전했기 때문에 한국인 수요를 노린 한국 음식점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의 저렴한 물가를 즐기면서 한국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언제라도 갈 수 있는 한인식당이 풍부한 선택의 자유를 보장합니다.
베트남 주요 관광도시인 다낭은 ‘경기도 다낭시’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한국인 선호도가 높습니다. 괌이나 하와이 등 해변을 낀 주요 관광지 중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휴가를 보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물론 베트남 저비용항공사까지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비행기를 띄우고 있어 항공요금도 비교적 싼 편입니다. 항공사별로 경쟁이 붙어 항공요금이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이미 코로나 발발 이전 베트남은 한국의 ‘최애 관광지’ 중 하나였습니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베트남을 향하던 한국의 아시아나 항공기가 태평양 한복판에서 한국으로 회항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후 양국 네티즌 사이에 비난전이 펼쳐지며 한때 한국 SNS에서는 “베트남 관광을 가지 말자”는 성토가 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길고 길었던 코로나 암흑기가 끝나고 관광 산업이 폭발적인 회복력을 보이는 시점에 한국 관광객은 여전히 베트남으로 밀려들고 있습니다. 확실히 한국 관광객에게 먹히는 베트남의 매력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쉽게 바뀌지 않을 듯합니다. 주변 가족이나 지인들이 올해 휴가를 어디로 갔는지 지금 떠올려보세요. 그중 상당수가 베트남에 다녀오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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