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명예회장 13주기…철강 혁신으로 포스코 역사 쓰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가운데)이 직원들과 함께 포항제철소 일대를 돌아보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의 설립자이자 대한민국 철강 산업의 아버지라 불리는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이 13일 별세 13주년을 맞았다. 그는 한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영자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근본적인 토대를 마련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박 명예회장의 리더십과 업적은 오늘날에도 포스코와 한국 경제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 명예회장은 1968년 박정희 정부의 요청에 따라 포항제철(현 포스코)의 설립을 주도했다. 박 전 대통령을 도와 5·16 군사 쿠데타에 가담했던 군인 출신이지만 기업가의 길을 택한 것이다. 당시 대한민국은 중공업 기반이 전무한 상태였고 철강 산업은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박 명예회장은 자원과 기술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기술을 도입하며 포스코를 세계적인 철강 기업으로 키웠다.

철강 산업을 국가 발전의 필수 조건으로 본 그의 신념은 1973년 포항제철소의 첫 고로 점화로 현실화됐다. 이는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철강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한국 산업화의 출발점이 됐다.  '우향우 정신(실패하면 모두 우향우해 포항 앞바다에 빠져 죽자)'이라는 독특한 리더십 철학은 직원들에게 책임감과 단합을 심어주며 위기 극복의 밑거름이 됐다.

박 명예회장의 비전은 단순히 국내 산업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포스코를 세계 철강 시장의 중심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했다. 그의 리더십 아래 포스코는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혁신을 지속하며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포스코는 2020년대에도 지속 가능한 경영과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 운영에 있어는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했다. 포항제철 설립 후 포스코 명예회장으로 재직할 때까지 그가 지닌 포스코 주식은 단 1주도 없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명예회장은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는 오늘날 포스코의 경영 철학으로도 이어져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과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에 반영되고 있다.

2000년 국무총리직을 끝으로 공직과 기업인으로서의 삶을 마무리한 박 명예회장은 교육 사업에 전념했다. 1986년 설립된 포항공대(현 포스텍)는 그의 교육 철학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이와 함께 1987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을 설립해 이공계 인재 육성에도 기여했다. 또한 포스코장학회와 청암재단을 통해 수많은 학생들에게 학업의 기회를 제공하며 국가교육의 기반을 다졌다.

현재 포스코를 이끄는 장인화 10대 회장은 박 명예회장의 철학을 계승하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장 회장은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 경영을 중심으로 포스코의 미래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철강 산업의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탄소 철강 생산 기술인 '하이렉스(HyREX)'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기술 혁신을 강조했던 박 명예회장의 비전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장 회장은 디지털 혁신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철강 산업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수소 에너지 등 미래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포스코 관계자는 "박 명예회장의 철학과 유산은 단순한 과거의 성공이 아닌 오늘날에도 한국 경제와 산업에 지침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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