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프'의 외계인들의 정체와 충격적인 원래 결말 내용

베일 벗은 나홍진의 '호프', 관객을 압도한 외계 크리처 비하인드 7가지

*스포주의: 영화 '호프'의 주요 설정, 장면, 결말 내용이 그대로 노출됩니다. 영화를 보시고 기사를 읽으시기 바랍니다.

외계인 ‘조르’ (출처:’호프’ 예고편)

'추격자', '황해', '곡성'을 통해 독보적인 미장센과 서스펜스를 선보여 온 나홍진 감독이 10년 만의 신작 '호프'(HOPE)로 돌아왔다. 국내 제작 단일 영화로는 최대 규모인 5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제79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번 작품에서 가장 화제를 모으는 요소는 단연 ‘외계 생명체(크리처)’다.

해당 내용 중 상당수는 실제로 CGV에서 진행된 '이동진의 언택트톡'(제29회) 및 관객과의 대화(GV)에서 나홍진 감독이 직접 밝힌 오피셜 비하인드 스토리에 기반하고 있다. 철저한 팩트와 감독 대담 내용을 바탕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 '호프' 속 외계인의 숨겨진 비하인드 7가지를 짚어본다.

1. 첫 외계인 ‘바미기르’, 이름에 숨겨진 골 때리는 반전

외계인 ‘바미기르’ (출처:’호프’ 예고편)

영화 속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는 외계인의 이름은 ‘바미기르’(Va'migere)다. 긴 머리칼을 늘어뜨린 채 보초를 서는 임무를 맡은 하측민 신분의 외계인이다. 기괴하면서도 묘하게 익숙한 이 이름에는 나홍진 감독 특유의 직관적인 발상이 담겨 있다. 나 감독은 시나리오 구상 당시, 보초병 외계인이 외롭게 밤하늘을 바라보며 속으로 "밤이 길어~"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떠올렸고, 이 문장을 소리 나는 대로 변형해 ‘바미기르’라는 이름을 지었다.

2. ‘몬스터’에서 ‘외계인’으로 유도된 정체

외계인 ‘마베이요’ (출처:’호프’ 예고편)

바미기르의 외형은 관객들이 기존 SF 영화에서 흔히 접해온 전형적인 외계인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진격의 거인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체구에 생각보다 부드러워 보이는 머릿결을 지니고 있다. 이는 의도된 연출이다. 나홍진 감독은 관객들이 초반에 이 괴생명체를 전형적인 ‘외계인’으로 단정 짓기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몬스터(괴물)’에 가깝게 인식하길 바랐다. 초반의 미스터리한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첫인상을 철저히 계산하여 디자인한 결과물이다.

3. 외계인마다 외모가 완전히 달랐던 이유: ‘신분과 개성’

마베이요가 괴수로 변신한 장면 (영화 ‘호프’ 예고편)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한 종족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외모의 통일성이 전혀 없다. 여기에는 그들의 사회적 설정이 반영되어 있다. 인간 세상처럼 외계인들 사이에서도 엄격한 ‘신분제’가 존재한다는 설정이다. 나 감독은 시나리오 집필 단계부터 각각의 외계인에게 서로 다른 성격, 능력, 그리고 고유의 백스토리(과거사)를 부여했다. 이러한 개별적 특성과 신분 차이를 외형으로 묘사하다 보니 각양각색의 비주얼을 지니게 되었다.

4. 1명당 100개의 시안, 완성까지 걸린 집념의 시간

외계인 ‘칼’ (출처:’호프’ 예고편)

나홍진 감독의 철저한 완벽주의는 크리처 제작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외계인 캐릭터들을 최종 완성하기까지 시나리오 작업과 디자인 수정에만 무려 7년 가까운 세월이 소요되었다. 특히 외계인 캐릭터 한 명을 구축할 때마다 만들어진 시안만 10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공을 들였다. 전 세계의 디자이너 수십 명이 개발에 참여하여 마침내 지금의 압도적인 비주얼을 탄생시켰다.

5. 고대 언어를 기반으로 창조된 진짜 ‘외계어’

외계인 ‘아이도보르’ (출처:’호프’ 예고편)

영화 속 외계인들이 짧게 주고받는 언어는 단순히 아무렇게나 내뱉는 괴성이 아니다. 나홍진 감독은 실제 언어학 교수 등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업하여 독창적인 외계 언어를 고안했다. 실제 지구에 존재했던 고대 언어들의 체계를 기반으로 삼았으며, 단순한 단어의 나열을 넘어 고유의 문법 구조와 발음 체계까지 완벽하게 갖춘 ‘살아있는 언어’를 창조해 극의 리얼리티를 높였다.

6. “노잼이라 편집”... 인간과의 대화 장면이 사라진 까닭

‘마베이요’를 연기한 마이클 패스벤더 (영화 ‘호프’ 메이킹)

제작 과정에서는 인간과 외계인이 직접 소통을 시도하는 대화 장면도 몇 차례 촬영 및 테스트되었다. 외계인이 고유의 언어 체계를 가진 만큼 두 존재 간의 교감이나 갈등을 대사로 풀어내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편집 과정에서 나홍진 감독은 이 대화 장면들이 오히려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영화적 재미를 반감시킨다고 판단, 과감하게 편집했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말 대신 처절한 액션과 서스펜스로 충돌을 그려냈다.

7. 끝내 스크린에 담기지 못한 비운의 에필로그 결말

‘조르’를 연기한 알리시안 비칸데 (영화 ‘호프’ 메이킹)

원래 시나리오 상에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되는 결말 이후, 외계인들의 전사(前史)와 비하인드를 풀어주는 별도의 에필로그가 존재했다. 해당 장면은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낯선 행성에 한 우주선이 불시착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우주선 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오는 외계인들 중 앞장선 존재는 새로운 환경에 극심한 두려움과 경계를 표출한다. 하지만 그 뒤를 따르는 남성 외계인은 불안해하면서도 눈빛에 호기심과 강한 책임감을 드러낸다. 영화는 이 낯선 행성을 바라보는 남성 외계인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깊은 여운 속에 끝맺음될 예정이었으나, 최종 완성본에서는 제외되었다.

참고로 극 중 경이로운 비주얼을 자랑하는 외계인들은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등 할리우드 정상급 배우들이 연기했다. 이들의 미세한 감정 변화와 몸짓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스크린에 투영하기 위해 최첨단 모션 캡쳐 및 페이셜 캡쳐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어 크리처의 생동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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