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뼈있는 한마디 "용산, 내년 총선은 민심 100%"

한기호 2023. 3. 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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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신임 대표와 카페서 20여분 회동한 安…원론적 협력
"당 화합 중요하다"면서도 "총선 승리"로 화두 옮겨 쓴소리
"당심 100% 지도부, 민심과 동떨어졌을 수도" 거듭 지적
"민심 제대로 용산에 전해달라"고도…특위원장직 제안은 고사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의 카페 하우스(How's)에서 20여분간 회동한 국민의힘 안철수(왼쪽) 의원과 김기현 신임 당대표가 연이어 취재진을 만나 면담 내용 관련 각자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한기호 기자>

당권경쟁 때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내걸었던 김기현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최대 맞수였던 안철수 의원과 3·8 전당대회 닷새 만에 다시 만났으나, 총선 승리에 대한 원론적인 공감대만 이룬 것으로 보인다. 즉각적인 연대협력이나, 대통령실 전대개입 의혹 형사고발 철회 타협에 이르지 못했다.

김기현 당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의 카페 하우스(How's)에서 안철수 의원과 회동을 공식일정으로서 소화했다. 당일 당직인선이 완료된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과 강민국·유상범 수석대변인 등이 배석한 가운데 양측은 20여분간 비공개 대화했다.

김 대표는 먼저 "전국 순회하시는 데 중간에 일부러 와주셔서, (제가) 직접 찾아봬야 하는데 오신다고 하셔서…"라며 "전대를 마치자 마자 (안 의원이) 바로 글을 올리시면서 큰 틀에서 '하나가 돼 내년 총선을 위해서 힘을 합치자'고 말해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안 의원은 이날부터 전국 각지에서 자신을 돕거나 지지한 인사 및 당원들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김 대표와의 회동에 먼저 응했다. 그는 거듭 당선 축하인사와 함께 "지금부턴 당이 화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특히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의논드리는 시간"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이런저런 논란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 한 식구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많은 자산을 가진 안 대표님을 모시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고, 안 의원은 "당내 경선이니까요"라며 그동안 충돌에 개의치 않는다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당대표 경선 기간 안 의원 측은 김 대표에 대한 'KTX 울산역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운영 카카오톡 대화방 내 김기현 지지-안철수 비방 홍보물 유포 논란'으로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등 첨예하게 대립한 바 있다.

비공개 회동 후 김 대표와 안 의원은 공동브리핑 대신 각자 입장을 밝혔다. 먼저 안 의원은 "치열한 경선 과정 후 당선되셨으니 김 대표 체제가 안정화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단 말씀을 드렸다"며 "제대로 된 민심을 용산(대통령실)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를) 당심 100%로 뽑았지만 내년 총선은 민심 100%로 뽑히는 것이고, 특히 수도권 승리가 중요한데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란 인식을 공유했다"며 "이번 전대는 100% 당심으로 하다보니 민심과는 좀 동떨어졌을 가능성이 있지 않나"라고 사실상 쓴소리를 했다.

아울러 "민심을 제대로 반영 못 하는 정부는 항상 실패했다. 그걸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며 "제대로 민심을 파악하고 그걸 제대로 전달하고 거기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들이 나와야 민심에 맞는 정부 운영을 할 수 있고, 당도 여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당에 과학기술 관련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려 한다며 안 의원에게 특위 위원장직을 제안했으나, 안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당분간 숙고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고사했다고 한다.

서울시장·대통령·국회의원·당대표 선거와 인수위원장직 역임으로 안 의원은 "많이 지쳐 있고 힘을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뒤이어 김 대표는 취재진에게 "안 의원이 김기현 대표 체제가 확실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위원장직을 제안했던 특위는 안 의원의 전문성을 살린 과학기술 관련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향후 중도 외연 확장, 수도권에서 승리를 위해 안 의원이 가진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좀 더 정리한 다음에 만나서 구체적으로 논의하자고 이야기가 됐다"며 "안 의원과 총선 압승을 위해 많은 공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안 의원 측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전대개입 관련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건을 취하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취하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날 김 대표와 회동에서도 사안이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다른 옛 경쟁자 중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14일 오찬을 함께하며, 천하람 전 혁신위원과 회동도 추진 중이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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