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과 가치, 가격의 한계를 넘다
단 한 대뿐인 부가티, 베일에 싸인 거래
‘전설’이 아닌 ‘현실’이 된 하이퍼카

2019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신차로 등극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부가티의 ‘라 부아튀르 누아르(La Voiture Noire)‘가 중고 시장에 등장했다. 당시 1,900만 달러(약 26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가격에 판매되며 큰 화제를 모았던 이 모델은, 단 한 대만 제작된 ‘원 오프(One-Off)’ 모델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 특별하게 평가받는다.
이제 이 희귀한 하이퍼카는 공개 경매가 아닌 비공개 거래(Private sale)를 통해 새로운 주인을 찾는다. SBX Cars와 Broad Arrow Auctions의 협력으로 진행되는 이번 거래는, 기존의 파격적인 가격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록을 세울지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단 하나의 예술 작품, 라 부아튀르 누아르


라 부아튀르 누아르는 부가티 시론의 기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지만, 모든 외장 패널은 기술자들에 의해 오직 수작업으로 제작되어 유려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차량의 전면과 후면에 적용된 독특하면서도 우아한 LED 전조등과 후미등은 그 독보적인 존재감을 더 부각한다.
파워트레인 역시 부가티의 명성에 걸맞다. 시론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8.0L 쿼드 터보 W16 엔진은 최고 출력 1,479마력을 뿜어내며, 정교하게 다듬어진 차체와 함께 극한의 성능을 선사한다. 이처럼 라 부아튀르 누아르는 부가티의 기술력과 디자인 철학을 집대성한, 이른바 ‘움직이는 조각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름의 ‘라 부아튀르 누아르’는 프랑스어로 ‘검은 차’를 뜻한다. 이는 제 2차 세계대전 중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창업주 에토레 부가티의 아들 장 부가티가 소유했던 모델인 전설적인 명차 ‘타입 57 SC 아틀란틱(Type 57 SC Atlantic)’의 불가사의한 역사에서 영감을 받았다. 단 4대만 생산된 타입 57 SC 아틀란틱 중 장 부가티의 것이라고 알려진 모델의 행방은 현재까지도 불명이기 때문에, 해당 차량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차’로 불리며 자동차 역사상으로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라 부아튀르 누아르는 바로 그 전설의 아틀란틱을 현대적으로 부활시킨 오마주 모델로, 이름과 디자인 모두에서 그 전설의 흔적을 담고 있다.
베일에 싸인 소유주와 거래 방식


이 하이퍼카의 첫 소유주에 대해서는 2019년 출시 당시부터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유명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전 폭스바겐 그룹 회장 故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소유주라는 루머가 돌았지만, 실제로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스위스의 한 부부에게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차량을 소유하는 동안 2022년 크로아티아의 ‘슈퍼카 오너스 서클’ 로드 트립에 참가하는 등 대중에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비공개 거래 방식은 판매 가격과 차량 상태 등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을 높인다. 입찰 희망자는 먼저 SBX 측에 등록한 후, 초대를 받아야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이는 최고급 럭셔리 제품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판매자는 최초 판매가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가티의 헤리티지와 미래를 잇는 상징

라 부아튀르 누아르는 부가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중요한 상징이다. 1930년대의 전설적인 타입 57 SC 아틀란틱의 디자인 DNA를 계승하면서도, 현대 기술의 정점에 있는 W16 엔진을 탑재해 부가티만의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단 한 대만 제작되었다는 희소성은 이 차량을 수집가들의 궁극적인 꿈으로 만들었다.
해당 모델의 중고 시장 진출은 하이퍼카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최종 판매가가 얼마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는 앞으로의 하이퍼카 거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자동차와는 달리, 희소성과 역사적 가치를 지닌 하이퍼카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라 부아튀르 누아르 역시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