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고성의 SK오션플랜트에서 특별한 순간이 펼쳐졌습니다.
6월 20일, 우리나라 최신예 호위함인 경북함(FFG-829)이 드디어 바다와 만나는 진수식을 가졌습니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14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행사는 단순한 배 하나의 진수가 아닌, 대한민국 해군력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양 총장은 축사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최첨단 전투체계와 정밀한 탐지장비, 강력한 무장을 탑재해 국익과 국민의 생명을 바다에서 지키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것"이라며 경북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구형 함정들을 대신할 차세대 전력의 위용
경북함은 울산급 배치-Ⅲ의 2번함으로, 현재 해군이 운용 중인 구형 호위함(FF)과 초계함(PCC)을 대체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배수량 3600톤급으로 제법 묵직한 체급을 자랑하는데, 이는 기존 함정들보다 훨씬 강력한 전투력을 의미합니다.
1번함인 충남함에 이어 두 번째로 건조된 이 급의 함정이죠.
2021년 12월 SK오션플랜트와 건조계약을 체결한 이후, 2023년 착공식과 2024년 기공식을 거쳐 마침내 진수에 이르렀습니다.
약 4년여의 건조 과정을 거친 셈이죠. 이제 시험평가를 통과하면 2026년 6월 해군에 정식 인도될 예정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경북함'이라는 이름이 우리 해군 역사상 세 번째로 사용되는 함명이라는 사실입니다.
첫 번째는 1967년 미 해군으로부터 인수한 PG-85함이었고, 두 번째는 1986년 취역해 34년간 활약한 후 2019년 퇴역한 FF-956함이었습니다.
압도적인 크기와 첨단 스펙
경북함의 제원을 살펴보면 그 위용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길이 129미터, 폭 14.8미터, 높이 38.9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몸집을 자랑합니다.
축구장 길이가 약 100미터 정도니까, 그보다도 훨씬 긴 거대한 철의 요새가 바다 위에 떠 있는 셈이죠.

특히 주목할 점은 경북함이 기존의 대구급 호위함(FFG-II)과 동일한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적용했다는 것입니다.
추진전동기(전기모터)와 가스터빈 엔진(MT-30)을 결합한 이 시스템은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해 적 잠수함의 탐지를 어렵게 만듭니다.
은밀하게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거죠.
국산 무기체계의 총집합체
경북함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무장체계입니다.
한화디펜스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를 비롯해 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 함대함유도탄, 전술함대지유도탄, 장거리 대잠어뢰, 5인치 함포 등 현대 해전에서 필요한 모든 무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KVLS는 미국의 Mk.41 VLS와 비슷한 크기지만 완전히 우리 기술로 만든 독창적인 시스템입니다.
함정에서 먼 거리에 있는 적 잠수함을 제거하기 위해 홍상어 대잠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적의 대함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해궁 함대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발사대에서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게 엄청난 장점이죠.
여기서 쓰이는 주요 무기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해궁(K-SAAM) 함대공미사일은 LIG넥스원이 개발한 것으로, 미국 RIM-116 RAM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마하 2 이상의 속도로 날아오는 적 대함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놀라운 성능을 자랑합니다.
홍상어 장거리 대잠어뢰는 청상어 어뢰를 내장한 유도 로켓으로, LIG넥스원에서 개발했으며 미국의 RUM-139 VL-ASROC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수직발사형 대잠무기입니다.
이지스급 성능의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
경북함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한화시스템에서 개발한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MFR)입니다.
4면 고정형으로 설계된 이 레이더는 그 유명한 이지스 레이더와 비슷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전방위 대공·대함 표적에 대한 탐지와 추적은 물론, 다수의 대공 표적에 대한 동시 대응까지 가능하죠.

한화시스템은 KF-21 AESA레이다를 비롯해 천궁, L-SAM, KDDX의 MFR 사업을 통해 국내 다기능레이다 분야의 독보적인 우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화시스템의 천궁-II 다기능레이더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 각각 1조2000억원, 1조3000억원 규모로 수출되어 K-방산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존 배치-I(인천급)과 배치-II(대구급) 호위함이 회전형 탐지 레이더와 추적 레이더를 별도로 운용하는 것과 달리, 경북함의 MFR은 하나의 레이더로 모든 기능을 통합해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마치 눈이 네 개 달린 거인처럼 사방을 동시에 감시할 수 있는 거죠.
첨단 기술이 집약된 복합센서마스트
경북함에는 또 다른 첨단 기술인 복합센서마스트(ISM, Integrated Sensor Mast)가 적용되었습니다.
이 마스트에는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와 적외선 탐지추적 장비가 통합되어 있으며, 스텔스형 설계까지 적용되었습니다.

복합센서마스트는 마치 함정의 '제3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레이더로는 탐지하기 어려운 스텔스 표적도 적외선으로 찾아낼 수 있고, 동시에 함정 자체의 레이더 반사 면적을 줄여 적에게 발각되기 어렵게 만들어줍니다.
뛰어난 대잠전 능력의 비밀
경북함은 우수한 대잠전 능력도 자랑합니다.
국내기술로 개발한 선체 고정형 소나(HMS)와 예인형 선배열 소나(TASS)를 운용해 바다 속에 숨어있는 적 잠수함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선체 고정형 소나는 함정 바닥에 설치되어 주변 해역을 상시 감시하고, 예인형 선배열 소나는 긴 케이블로 연결된 수중 청음기를 끌고 다니면서 더 넓은 범위의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시스템이 결합되면 적 잠수함이 아무리 조용히 움직여도 탐지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발휘하죠.
2026년, 대한민국 바다의 새로운 파수꾼
경북함은 앞으로 각종 시험평가를 거쳐 2026년 6월 해군에 정식 인도될 예정입니다.
이후 전력화 과정을 거쳐 실제 작전에 투입되면, 우리 바다를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양용모 총장이 언급한 것처럼, 경북함은 해역함대의 주역으로서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됩니다.
특히 경북함이 보여주는 가장 놀라운 점은 함정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전투체계부터 주요 탐지장비와 무장까지 모든 것이 국산 장비라는 사실입니다.
더 이상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손으로 만든 첨단 호위함이 우리 영해를 든든하게 지켜주게 된 것이죠.
이는 대한민국 방산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국산 기술로 만들어진 이 첨단 호위함이 앞으로 우리 바다를 얼마나 든든하게 지켜줄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