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커피 소비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어디일까요? 커피의 고장으로 불리는 ‘교토’예요. 일본 전국의 커피 소비량은 하루 평균 3.3잔인데 교토의 경우 4.9잔을 웃돌아요. 평균 대비 50% 가까이 높은 셈이에요. 일본의 47개 도도부현 중 1위죠.
그렇다면 교토의 커피 씬을 조금 더 들여다 볼까요? 그 중심엔 '오가와 커피'가 있어요. 경쟁이 치열한 교토에서도 '장인 커피'로 명성이 자자한 카페예요. 동시에 미래 지향적이기도 하죠. 70년 노하우를 살려 도쿄에 체험형 빈즈 살롱인 오가와 랩을 오픈하고, 여태껏 본 적 없는 신개념의 메뉴를 선보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오가와를 진짜 자랑스럽게 만드는 건 따로 있어요. Drip of Hope. 커피 한 잔에 떨어뜨리는 희망이에요. 커피에 희망이라니,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요?
오가와 커피 미리보기
• #1. 갈고닦은 전통 핸드드립에, 신선함 한 방울을
• #2. 아낌없이 드리는 혁신의 장, 오가와 랩
• #3.백조의 발처럼, 에시컬(Ethical)을 향한 끝없는 열정
• 한 잔의 커피로 희망의 몸집을 불리는 카페


차테이 하토우의 커피를 마시는 순간, 밍크 코트의 사치스러움을 입으로 즐기는 느낌이었다.
블루보틀 창업자 제임스 프리먼이 도쿄의 커피숍 차테이 하토우를 경험한 뒤 남긴 말이에요. 단지 말로만 차테이 하토우 커피를 비롯해 일본의 커피 문화인 킷사텐 문화를 극찬한 게 아니에요. 2007년부터 일본 커피 기구와 추출 기법을 도입하고 해외 첫 직영 매장도 일본에서 열었죠.
이처럼 블루보틀의 정체성에 영감을 준 나라. 비싼 스페셜티 커피의 시장 규모조차 성숙한 곳. 커피숍들이 서로의 로스터리 머신과 비법을 공유하고 매년 커피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 바로 일본이에요. 일본이 커피로 유명하다는 사실, 음식과 커피가 어우러진 동네 다방 같은 킷사텐 문화가 정착한 곳이라는 것까진 아는 분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아는 경우는 드물죠.
킷사텐의 등장은 1888년이었어요. 런던과 파리에서 시절을 보낸 어느 외교관이 도쿄에 커피와 담배, 술, 빵과 버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커피하우스, 가히차칸을 열면서부터예요. 그리고 1910년경 브라질 커피 생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커피 가격이 폭락하는데요. 이즈음 일본은 브라질 정부와 지금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한 가지 딜을 하게 돼요. 브라질산 커피 원두를 무료로 수출해주면, 일본인을 브라질로 이주시키기로 한 거예요.

이 거래가 성사돼 3년간 500톤의 원두가 일본으로 들어왔어요. 공짜로 커피 원두를 얻으니 가격은 저렴할 수밖에 없었고, 이내 긴자 거리에 유명한 커피숍들이 생겼죠. 세계 최초의 프랜차이즈 커피숍이자 존 레논과 오노 요코가 사랑한 카페 ‘파울리스타’예요.
카페가 속속 들어섰지만, 장인의 나라답게 일본 사람들은 손수 로스팅을 하고 커피를 내리는 핸드드립 추출법을 고수했어요. 그 결과 일본에서 커피는 간편화된 미국식이 아니라 원두에 대한 까다로움과 로스터리의 개성을 간직한 유럽식 문화를 따라 발전하게 돼요. 여기에 특유의 장인정신까지 녹여내자 그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커피 산업을 꽃피웠죠. 칼리타, 고노, 하리오 같은 국제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핸드드립 브랜드도 일본에서 탄생할 수 있었고요.

커피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유독 커피의 도시로 불리는 곳이 교토예요. 일본 전국의 커피 소비량은 하루 평균 3.3잔인데 교토의 경우 4.9잔을 웃돌아요. 일본 내 도도부현 중 1위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요. 이러한 교토의 커피 씬에서도 유독 '장인 커피'로 정평이 난 커피숍이 있어요. 1952년 문을 연 오가와 커피(이하 오가와)예요.
#1. 갈고닦은 전통 핸드드립에, 신선함 한 방울을
모든 직원은 커피 장인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