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투데이 이정근기자] 자율주행시대는 느린듯 빠르게 우리의 삶 속으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 도로에서 볼 수 있는 자율주행은 전 세계적으로도 레벨 3 수준이 최고다. 하지만 진정한 자율주행이라 할 수 있는 레벨 4 수준의 차량이 도로를 달릴 수 있어야 진정한 자율주행 시대가 왔다고 느낄 수 있다.
현재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량인 한국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이하 에이투지)에서 출시한 '로이(ROii)'와 레벨 4 수준을 목표로 하는 일본 토요타가 출시한 'e-팔레트'는 각각의 목표를 향해 진화를 거듭해 나가고 있다.

에이투지는 2018년 현대차 자율주행 엔지니어 4명이 설립한 국내 대표 자율주행기업이다. 62대의 최대 규모 자율주행차 운행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누적 74만km의 주행 데이터를 확보해 자율주행 수준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에이투지는 국내 유일 풀스택 자율주행기업이며 유일하게 자체 생산하는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운전자의 개입이 없이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가진 로이(ROii)는 운전석과 스티어링 휠, 페달이 없는 완전한 무인구조가 특징이다.
카메라, 센서, 라이다 등을 활용해 도심 주행시 40~60km/h의 속도로 자율 주행이 가능하며, 특히 유턴, 차선 변경, 꼬리물기 방지 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갑작스런 고장이 발생할 경우에도 스스로 판단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통합비상조치(MRM)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로이는 최대 11명이 탑승할 수 있고, 현재 도심에서는 40km/h의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1회 충전 시 예상 주행가능거리는 최대 240km로 도심 구간에서의 운행은 충분히 가능하다.
현재 에이투지는 2026년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로이의 정부 인증을 확보하고 양산 돌입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제조사와 같은 생산 설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에이투지는 위탁 생산을 통해 양산이 가능한데, 대당 6~7억 원에 달하는 비용과 합리적인 가격 형성을 위한 보조금의 부족은 상용화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에이투지는 로이의 양산과는 별개로 기아 PBV 라인업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차량의 개선과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 9월 최대 17인이 탑승할 수 있는 레벨 4 수준을 목표로 하는 자율주행차 'e-팔레트'를 공개가 아닌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토요타 e-팔레트는 '토요타 우븐 시티', '토요타 아레나 도쿄' 등에서 짧은 구간에서 운송을 시작할 예정이며, 일본 내 일부 지역에서는 토요타 전시장, 지자체, 자율주행 업체 등과 협업해 자율주행 관련 실증도 진행 할 예정이며 2027년 본격적인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토요타 e-팔레트는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을 목표로 한다.

토요타 e-팔레트는 최대 80km/h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으며,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일본 WLTC 기준으로 250km다.
현재 토요타는 e-팔레트의 판매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일반 모델과 달리 토요타 본사에서만 계약을 받고 판매를 진행하고 있으며, 가격은 2,900만엔(약 2억 7천만 원)이지만 일본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약 1,600만엔(약 1억 5천만 원) 받을 수 있어 실제 구매 가격은 1억 원 대로 저렴해진다.
다만, 아직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이고 2027년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될 경우 일부 장비 변경과함께 가격에도 변동이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에이투지 로이와 토요타 e-팔레트 모두 휠박스 디자인으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구조의 디자인으로 외형상으로 매우 유사하다.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 로이는 전장 4,900mm, 전폭 2,090mm, 전고 2,675mm, 휠베이스 3,300mm이며 총 중량은 3,490kg이다.

현재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차 e-팔레트는 전장 4,950mm, 전폭 2,080mm, 전고2,650mm, 총 중량은 2,950kg이다.


그리고 로이는 자율주행을 통한 도심 셔틀의 기능을 위한 실증 데이터 수집은 물론 무빙 오피스, 카페, 팝업스토어, 의료 서비스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e-팔레트도 셔틀, 팝업, 푸드트럭, 이벤트, 공연장, 가족 모임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토요타는 밝히고 있다. 그리고 두 차량 모두 낮은 지상고와 여유로운 공간을 활용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이동수단으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가능하다.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제도적 문제점은?
자율주행과 관련된 법안은 지난 2017년 UN1958 협정에 따라 세계적으로 시작되었고, 2022년 6월 5년간의 논의 끝에 겨우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관련 법규 제정이 확정됐다.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관련 법규는 또 다시 10년의 논의를 거쳐 2027년 초 제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율주행 선진국인 독일과 일본의 경우 이미 법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독일의 경우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은 기본적으로 허용했으며, 운전자가 없어도 운행이 가능하고 공공도로에서 정식 주행이 가능하다. 인증 대상은 자율주행 시스템 단독 인증 및 가능 시나리오 기반 인증이 가능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법적 기반은 마련되어 있다.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본과 동일한 조건에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인증대상이 완성차 기준으로만 되어 있어 스타트업이 진입이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었다.
에이투지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세계 3번째로 자율주행차 B2B 거래법을 제정하는데 기여했고, 2025년부터 성능 인증을 받을 경우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 판매를 가능하게 했다. 이 경우에도 독일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대중교통과 물류에 한해 허용된다.

먼저 자율주행차 생산과 관련된 부분이다. 현재 법규상으로는 완성차 기준으로 인증이 가능해 스타트업에서 자율주행차량을 자체생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에이투지의 경우도 외부 위탁 생산하지만 완성차와 같은 대량 생산은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자율주행차량의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와 협업을 통한 생산라인 구축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대량 생산이 시작되면 현재 소량 생산 대비 판매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에이투지와 같은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 업체들은 완성차 업체의 버스, PBV 차량 등과 협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에이투지는 서울시 특례를 통해 청계천 일대를 순환하는 노선버스로 로이를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청계천 일대를 40분 가량 순환하는 로이는 일반 도로를 주행하는 시내버스와 같은 조건으로 노선 내의 정류장에 정차하며 운행을 하고 있다.

또, 에이투지는 10월 말 진행된 APAC 2025 기간 중 경주 시내에서도 자율주행차 로이를 투입했다. 9월 10일 운행을 시작해 10월 26일까지 누적 880여명이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을 경험했으며, 많은 방문객과 외국인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에이투지 자율주행차 로이는 올해 말까지 경주 보문관광단지 일대에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다만, 자율주행차도 자동차인 만큼 언제나 사고의 위협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차대차 사고는 물론 인명 사고도 발생할 가능성은 0%가 아니다. 자동차는 무조건 책임보험은 물론 종합보험에 가입해야 하지만 에이투지의 로이는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에이투지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도 자동차이고 일반 도로를 주행하기 때문에 당연히 보험 가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법적인 문제도 있고, 보험사에서도 아직은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준이 없어 보험 가입을 꺼려하고 있다. 이 문제도 지속적으로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자율주행은 하루가 다르게 주행 데이터를 업그레이드하고 자체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며 발전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웨이모, 포니.ai 등과 경쟁하고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압도적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K-자율주행'을 선도해 나가기 위한 법적, 제도적 정비와 함께 완성차 업체와의 보다 활발한 협업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