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다 보이는 해병대 컨테이너의 정체는 뭘까?

이 사진을 보라. 동네마다 하나씩 보이는 수상한 컨테이너. 군사건물인가 싶은 국방색 컬러에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강렬한 문구가 적혀있다. 해병 성채라 불리기도 한다는 이 컨테이너의 정체가 궁금한데, 유튜브 댓글로 “동네마다 보이는 해병대 전우회 컨테이너는 뭐 하는 곳인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 봤다.

지도에 검색해보니 전국각지 어디서나 해병대 전우회 건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 근처에 있는 몇 군데를 찾아가 봤으나 전부 굳게 문이 잠겨 있었다. 설상가상 전화도 받지 않았는데... 그래도 건물 주변이 말끔히 정리되어있는 걸 보면 최근까지도 사람의 손을 탄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돌아갈 순 없어서 주변 주민분에게 전우회 분들을 목격하신 적이 있는지 여쭤봤는데 전우회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OO고시원 사장님(전우회 컨테이너 앞 고시원)
“그거는 내가 잘 알지. 금요일날 친목회 식으로 모임을 해요. 또 구청에 무슨 행사 있다 체육대회 뭐 이런 거 하잖아. 여기서 다 가요...”

해병대 전우회는 동네 축제나 체육대회, 교통정리가 필요할 정도의 대형 행사가 있을 때 주로 모이고, 주 1회 정도는 친목회 개념으로 만난다고 한다. 마침 전우회 컨테이너 앞 식당 사장님이 전우회 분들과 친분이 있으셔서 컨테이너 내부를 들어가봤는데 이렇게 단출하게 꾸며져 있었고 아무래도 다들 본업이 있다 보니 자주 상주해 있을 수는 없다고 한다. 지회마다 케바케인데 교통정리 등을 돕고 소정의 활동비를 지급받는 경우도 있고, 무보수로 본업과 겸해 자원봉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해병대 성북전우회 사무국장
“보수가 없고 다 각자 일을 해야 하니까. 옛날에 해병대라는 출신들이 그냥 그렇게 각자 봉사하는 거에요. 원로회 우리 사비 가지고 그냥 이렇게 (활동)하는 거에요.”

1980년대 초반 해병대 전우회가 창립되고 규모가 점점 커져 전국각지에 243개의 지부가 있고, 미국, 중국, 일본부터 미얀마, 브라질, 남아프리카 등 해외 각국에까지 퍼져있다고 한다.

귀신 잡는 해병 정신으로 똘똘 뭉쳐서 하는 일은 의외로 귀여운 구석이 있는데. 주로 관할지역 환경 미화나 교통정리, 순찰 등 의외로 사소한 지역 방범대 활동과 봉사활동이다.

해병대 전우회 중앙회 관계자
"전국에 17개 시도 연합회가 있고요. 그 산하에 지회 분회가 한 240~50개 같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률적으로 컨테이너 박스를 놓고 하는 건 아니고 사무실 형태로 유지하고 있는 데도 있고 그렇지 않은 데는 컨테이너 같은 걸 놓고서 하는데 거점으로 활용을 하는 거거든요.”

그럼 굳이 왜 컨테이너일까? 보통 컨테이너가 들어서있는 부지는 국가 소유를 해병대 전우회가 임대한 경우가 많다. 이 부지에 정식 건물을 짓기에는 허가 절차도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가설건축물인 컨테이너를 설치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판단한 거다. 드물지만 컨테이너가 아닌 사무실 형태의 전우회도 있다.

정식 허가는 잘 받고 있는 걸까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 관할 구청에 문의해본 결과 방문했던 컨테이너는 모 대학교로부터 부지를 지원받은 것으로 공공 부지는 아니며, 가설건축물 신고를 마쳐 절차상 문제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아무리 애국심과 사명감으로 좋은 일을 한다지만, 해병대 전우회가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도 사실인데, 주변과 이질감이 있는 국방색 컨테이너와 붉은색 간판, 요란하게 랩핑된 차량이 왠지 모를 위화감을 조성하고, 일부 전우회가 허가받지 않은 부지에 컨테이너를 무단으로 설치해 지자체와 갈등을 빚었던 사건이나, 경찰만 사용할 수 있는 청-적 경광등과 사이렌을 차량에 부착해 빈축을 산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역 사회의 일선에서 발 벗고 봉사하기에 지역 주민분도 해병대에 대한 인식이 바뀌셨다고 하는데...

OO고시원 사장님(전우회 컨티이너 앞 고시원)
“개병대 염X할 개병대 막 이랬어. 어머 알고 봤더니 좋은 일 많이해요. 교통 정리하는데 나 반해버린 거 아니야. 대학생 시험보는 날 지하철 입구에 서 있어. 서있다가 위잉 위잉해서 갖다주고 이러더라고. 참 좋은 일 많이 하더라고.”
해병대 전우회 중앙회 관계자
"일부 오해들을 많이 하시죠. 색깔이나 이런 것부터 해서 그런 부분들도 많아서...실질적으로는 저희는 내부적으로 나름대로 사명감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보여지는 게 사실은 그렇게 안 보이지는 부분들도 많이 있어서 저희가 그런 부분들을 개선 시키려고 나름의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