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잃은 헤즈볼라, 반격 수위는? 지상전 땐 가자 보다 피해 커

김희정 기자 2024. 9. 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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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동안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얼굴이자 두뇌였던 남자.

신화 같은 존재로 불려온 그룹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64)가 사망하자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어느 선까지 반격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 1992년 헤즈볼라 수장이 된 나스랄라는 장남을 이스라엘과의 총격에서 잃고 자식은 물론 자신의 전 생애를 헤즈볼라에 바친 입지전적 인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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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서 이란 인들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 군의 공습으로 사망에 분노해 구호를 외치며 반 이스라엘 시위를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32년 동안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얼굴이자 두뇌였던 남자. 신화 같은 존재로 불려온 그룹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64)가 사망하자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어느 선까지 반격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헤즈볼라 지도부 상당수가 사망한 데다 보안 인프라도 여의찮아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무기고를 목표로 지상전을 감행할 경우 가자지구에서보다 민간인 피해가 클 수 있다고 경고한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를 향해 수백 개 로켓을 동시 발사할 경우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전날 이스라엘이 베이루트 근처 헤즈볼라 지하본부를 공습해 나스랄라를 살해하자 지상전 없이 헤즈볼라를 약화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작전이었다고 짚었다. 나스랄라의 사망 이후 상징성이나 정치적 영향력 면에서 그를 대체할만한 지도자가 없다는 분석이다.

27일 (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서 이란 인들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 군의 공습으로 사망에 오열을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실제 1992년 헤즈볼라 수장이 된 나스랄라는 장남을 이스라엘과의 총격에서 잃고 자식은 물론 자신의 전 생애를 헤즈볼라에 바친 입지전적 인물로 묘사된다. 나스랄라는 헤즈볼라를 정식으로 레바논 정계에 진출시켜 의회에서 의석을 차지하고 연립 정부에 합류시켰다. 2006년에는 이스라엘과의 대규모 전쟁에서 교착 상태를 유지했는가 하면 시리아 내전에 참전하고 이라크와 예멘에서 동맹 민병대를 훈련시켰다. 하마스와 다른 지역 민병대의 최고 지도자들, 또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와도 가까운 사이다.

헤즈볼라의 후임으로는 나스랄라의 사촌 하셈 사피에딘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최근 몇 주 동안 헤즈볼라는 나스랄라 외에도 군 최고 사령관인 푸아드 슈크르와 작전 책임자 이브라힘 아킬을 비롯해 최고 군사 의사결정기구(지하드위원회)의 지도자 상당수를 잃었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나스랄라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내 친(親)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하면서 이란과 이란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저항의 축' 세력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그래픽=뉴스1

그러나 전문가들은 나스랄라의 죽음이 헤즈볼라에 치명적이긴 해도 헤즈볼라의 저력을 섣불리 저평가하는 것은 실수라고 경고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보다 덜 정교하고 세력이 약한 가자지구 하마스와도 11개월 동안 싸웠으나 결정적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헤즈볼라는 하마스의 '큰 형' 격으로 하마스보다 광대한 지하터널과 자체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레바논 남부에 위치한 헤즈볼라의 본거지, 즉 레바논 산 속의 탄도 미사일 무기고를 지상 침공하는 것은 헤즈볼라 지도부가 와해했다 해도 쉽지 않은 싸움이다. 뉴욕타임스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민간인 피해가 가자 지구에서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이스라엘 고위 보안관계자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의 마지막 전쟁 이후 다음 전쟁을 준비해왔고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 이스라엘 도시를 향해 수백 개의 로켓을 동시 발사해 이스라엘의 방공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관계자는 소수의 로켓이 방공망을 뚫으면 엄청난 피해를 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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