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택배기사’ 강유석 “사월 연기하며 20대 초반의 나를 떠올렸죠”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psyon@mk.co.kr) 2023. 5. 2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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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석이 ‘택배기사’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를 만난 소회를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강유석(29)이 넷플릭스 ‘택배기사’에서 범상치 않은 내공을 보여주며 글로벌 시청자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 분)’과 난민 ‘사월(강유석 분)’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6부작 드라마. 이윤균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조의석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집계하는 주간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택배기사’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총 3122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 19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강유석은 글로벌 1위 성적표에 “감사하고, 기분이 좋다. 1위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오래오래 1등 했으면 좋겠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강유석은 극중 택배기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전설적 존재인 5-8을 선망하는 난민 소년으로 분했다. 사월은 절망적인 디스토피아 상황에 냉소적이면서도 가슴 속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택배기사’ 속 성장 서사 캐릭터다.

무려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사월 역에 낙점된 강유석은 “감독님께 어떤 부분이 맘에 들었다는 얘기를 직접적으로 들은 건 없지만,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3차 오디션에서 사월이 연기를 했는데 감독님이 생각하신 이미지와 잘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고 겸손해했다.

오디션 당시 중점을 둔 부분은 딱히 없었다. 다만 강유석은 오직 대본 속 사월이를 ‘실사’로 그대로 옮겨왔다. 그는 “사월이는 대본 자체에 굉장히 매력적으로 쓰여 있었다. 통통 튀는 사월이의 매력을 봤고, 그걸 연기하면 재미있겠다 생각하고 그대로 해봤다”면서 “대본대로만 연기하면 사월이를 사랑해주실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강유석이 생각하는 사월 캐릭터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난 부분에 대해 묻자 5-8과의 첫 만남을 꼽았다. 그는 “당당함과 약간의 긴장감 속 삑사리가 나기도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자기 페이스로 가져와 당당하게 말하는 장면이었다”며 “5-8을 만나 성장해가는 걸 보여주기 위해 처음엔 약간의 미숙함을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 강유석이 ‘택배기사’ 속 사월의 성장서사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넷플릭스
사월의 성장서사 역시 시청자의 공감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고아인 사월이는 설아슬아 자매에 얹혀 사는데,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자격지심까지는 아니지만 언젠가 잡히면 그들에게 피해가 갈 것에 대한 미안함이 늘 깔려있던 것 같다”며 “그래서 슬아가 죽은 뒤 자책을 많이 했고, 더 절실하게 택배기사가 되려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일 크게 와닿았으면 하는 부분은 배경 자체가 디스토피아니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밝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소년이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이 소년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그 두 가지가 가장 신경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실제 강유석과 사월이의 싱크로율은 어떨까. 그는 “지금의 강유석 말고, 지금의 예명을 쓰기 전 20대 초반의 신철(강유석의 본명)의 모습과 거의 90% 흡사하지 않을까 싶다. 사월이 친구들과 있는 장면에서 과거 나의 모습을 많이 떠올렸다”고 말했다.

사월이 주로 활약한 극 초반부엔 크고 작은 액션 분량이 상당했다.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들어갔지만 “각오했던 것보다 훨씬 쉽지 않더라”며 혀를 내두른 강유석은 “캐스팅된 후 액션을 배워야한다고 하셔서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액션스쿨 2주 다니니 진짜 죽을수도 있겠더라 싶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연상하게 한 ‘택배기사’ 선발전에 대해서도 떠올렸다.

“하루 종일 찍었는데, 카메라와 합도 정말 많이 맞췄어요. 카메라 옆으로 지나가는 동선도 많아서 조심하면서 찍었죠. 1차전은 초반에 찍어 괜찮았는데 두 달 가량 촬영 진행한 뒤 3차전을 찍으려니 쉽지 않더군요. 3차전이 제일 힘들었어요. 진짜 때리고 맞고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게 힘들었고, 3일 내내 액션 하느라 진짜 힘들었어요.”

선발전 준비 장면 중 야구공을 주먹으로 치는 장면에 대해선 “CG였다”며 다소 민망해 한 강유석. 워낙 CG 장면이 많았던 작품이지만 완성본을 보고 감탄했던 장면에 대해선 황무지에서 촬영한 2차전 카체이싱 장면을 꼽으며 “아버지도 ‘저기 어디냐’고 물어보시더라”고 씩 웃었다.

‘택배기사’ 같은 대작에 참여한 것 자체로도 큰 경험이자 많은 경험이 됐다는 강유석. 기억에 남는 지인 반응으로는 대학 동기가 ‘신철이 더 나이들어 신철을 잃기 전에 신철로 잘 할 수 있는 걸 하게 돼 기쁘다’며 보내준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언급했다.

또 그는 “‘쟤가 거기 나왔던 애야?’라는 이야기를 작품 할 때마다 많이 듣는 편인데, 그 말 자체가 기분이 좋다. 배우가 아닌 작품 속 인물로 보인다는 거니까, 다양한 얼굴을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 좋은 피드백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유석이 ‘택배기사’로 호흡을 맞춘 김우빈에 대해 극찬했다. 사진|넷플릭스
김우빈, 이솜 등 배우들과의 호흡도 들려줬다. 강유석은 “우빈이형을 처음 만났을 때 너무 팬이기도 했고 존경하는 사람이라서 쭈뼛대며 인사할 타이밍을 잡고 있었는데 형이 먼저 ‘너가 유석이구나’ 하면서 먼저 다가오고 챙겨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도 얘기도 많이 걸어주시고 좋았다. 이 작품 하고 마지막 홍보활동까지 하면서 우빈이형에게 많이 배웠다. 우빈이형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어떤 면에서 김우빈에게 감명을 받은걸까. 그는 “연기할 때 임하는 자세나, 현장에서 스태프들에게 하는 기본적인 태도, 홍보할 때도 사람 자체가 다 친절하고 열심히 하고 말도 잘 하는데 진짜 멋있더라. 배우로서 연기만 보고 좋아했는데 실제 사람으로서도 정말 멋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극찬했다.

이솜과의 호흡에 대해선 “첫 촬영이 이솜 선배님과 윤서와의 촬영이었다. 군인 캐릭터라 냉철하셨는데 쉬는 시간에 이야기해보면 말도 많이 걸어주고 귀여운 면도 있으셨다”고 떠올렸다. 또 캐릭터 설정상 김의성에게 반말을 한 점에 대해선 “평소에 말을 잘 못 놓는 편이었는데 사월이는 편하게 반말을 해 대리만족감도 느꼈다”고 싱긋 웃었다.

사월을 연기하면서 느낀 다양한 소회도 드러냈다. 강유석은 “사월이가 절망 속에서도 밝은 캐릭터로 살아갈 수 있었던 건 가족과도 같은 설아슬아 그리고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환경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하고자 하는 목표와 의지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월이를 보면서, 단순한 게 부럽더라. 옛날에는 고민하기보다는 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말았던 것 같은데, 서른살 되니까 생각도 많아지고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게 있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디스토피아 상황을 만난다면 “나 역시 사월이처럼, 절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도전해봤을 것 같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드라마 ‘스타트업’ ‘한 번 다녀왔습니다’ ‘법쩐’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강유석. 이미 차기작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그는 향후 도전하고 싶은 장르로는 로맨스를 꼽았다. 그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능글맞으면서도 애교도 부리는 캐릭터도 보여드리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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